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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8일 토요일

[수필] 프랑스어에 대한 추억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8/05/26)

(집에서 푹 잘 쉬고 있습니다.^^ 아래에 독일어, 프랑스어 얘기가 나와서 프랑스어와 관련된 기억 하나를 옮겨봅니다.)

캐나다도 미국과 같은 연방제 국가입니다. 크게는 영연방에 속해 있고, 자체적으로도 여러 주가 합쳐서 연방국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대서양에 연하고 있는 퀘벡 주는 아직까지도 프랑스 영향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 전에 퀘벡 시를 구경하러 간 적이 있는데, 관광 안내원이 퀘벡시 내에 있는 장군들 동상에 대해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 주더군요. 영국과 프랑스가 캐나다를 차지하려고 붙었는데, 결국 프랑스가 졌죠. 그런데 패장인 프랑스 장군의 동상이 영국 장군의 동상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퀘벡은 캐나다 연방에서 이질적인 지역입니다. 퀘벡 주는 더 많은 자치권 보장을 연방 정부에 계속해서 요구해왔습니다. 분리주의자들도 있습니다.

퀘벡 주의 간판 대도시인 몬트리얼에 놀러 갔을 때, 대학생 시절에 배웠던 프랑스어를 한번 실습해보고 싶었습니다. 잠깐 휴식차 던킨도너츠에 부모님과 들러서 코코아 세 잔 주문을 과감하게 프랑스어로 해봤습니다.

"트롸 쇼콜라, 실 부 플레! (Trois chocolat, s'il vous plait!)"

못 알아 듣더군요. 종업원에게 몇 번 얘기해봤지만, 허사였습니다. 옆에 있던 손님이 안타까운지 대신 주문해주시더군요. 이렇게요.

"Three chocolates, please!"

그랬더니 종업원이 금방 알아 듣고 주문을 받아서 가더군요. ^^ 부모님 앞에서 제 프랑스어 실력도 한번 보여드리려고 했던 알량함이 무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퀘벡 백화점에서 어머니와 함께 이곳 저곳을 구경하던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스카프 가격을 한번 물어보라고 저에게 명을 내리셨습니다. 그 스카프에는 왜 가격표가 없었던지... 몬트리얼에서 실패담이 떠올라서 이번에는 영어로 물었습니다.

"How much is this?"

종업원의 답: "Cinquante deux. (Fifty two.)"

어렵쇼, 영어를 알아 듣는데 프랑스어로 답했던 것입니다. 저는 알아 듣기는 했는데 슬쩍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죠.

"How much is this?" - "Cinquante deux."

이 기싸움이 다섯 번 정도 반복되었습니다. 지나가던 손님이 통역을 해주시더군요.

"Fifty two!"

그 스카프는 결국 안 샀습니다. ㅎㅎㅎ

저는 프랑스를 방문해본 적은 없습니다. 들리는 말로 프랑스에서는 영어로 얘기하면 못 알아 듣는 척 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도 있던데, 퀘벡에서 경험을 참조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북경의 괜찮은 호텔에 숙박한 적이 있는데, 예상 외로 중국인 종업원들이 영어를 잘 못하더군요. 유학 시절 중국에서 온 학생들은 영어를 잘하는 편이라서 중국 보통 사람들도 영어를 구사해야 하는 이들은 제법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니더군요.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손님접대 언어 훈련은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Edith Piaf - La Vie En Rose - 1954


Edith Piaf - Non, je ne regrette rien (1961)

댓글 8개:

  1. 이준구
    (2008/05/26 09:58) 퀘벡 지방에서 쓰는 프랑스어는 고어투의 프랑스어라 현재의 프랑스어와 많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 때문에 던킨 도너츠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되었던 것은 아닌지요?

    프랑스 가서 보니 영어로 해도 대충 통하기는 했답니다. 조금 천박한 철학이긴 하지만, 내 철학은 여행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돈이지 언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돈을 갖고 있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 지들이 별 수가 있나요?

    정말로 중국에서는 영어가 잘 안 통하데요. 화장실 한번 찾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답니다. 영어, 일본말, 한국말 다 해도 못 알아 들었어요.

    안병길
    (2008/05/26 11:03) 저는 북경에 갈 때마다 그곳에 상주하고 있는 제자를 안내자로 앞장 세웠습니다. 현지어를 잘 하는 중국지역 전공 제자 덕분에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보통 중국사람들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자동차, 자전거, 사람들이 대로상에서 엉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길을 건너는 요령을 설명하는 제자 왈, "신호와 상관없이 인민들이 움직이는대로 몸을 맡기시면 됩니다." ㅎㅎㅎ 제가 북경에서 관찰한 중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양극화"였습니다. 빈부 격차가 눈에 확 들어 오더군요.

    아, 몬트리얼 해프닝은 둘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몬트리얼은 퀘벡 시와 달라서 영어 사용 인구도 제법 많습니다. 그 종업원이 영어만 사용하는 경우였을 수 있는데요, 별로 가능성은 높지 않겠습니다. 결국 제 프랑스어 발음이 문제였을 것이라고 추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ㅠ.ㅠ

    제자*오
    (2008/05/26 12:35) 프랑스어에 관한 에피소드를 말씀하시니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Tombe La Neige'를 가끔식 들려주시던 불어 선생님 생각이 나네요. 불어(문화)가 영어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시면서 의자 얘기를 꺼내셨죠. 영국에 stool만 있다가 chaire 가 들어와 chair란 말이 생겼다는 예까지 드시면서요.

    박사님, 불어 발음의 포인트는 'r' 이 아닐까 합니다. 'Trois' 발음하실 때 가래 끓는 소리가 덜했던 것 아닐까요? ^^;

    안병길
    (2008/05/26 12:44) 오랜만에 "x 퍼라, 내줘" 들어볼까요? ㅎㅎㅎ 원글에 첨부했습니다. 올리는 김에 Edith Piaf, "La Vie en Rose"도 첨부했습니다.

    와사비
    (2008/05/26 14:21) 일본에서 신칸센을 탔다가 노트북을 놓고 내렸는데 일어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코맹맹이 소리가 부족한지 대꾸도 안해줬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라고 생각했던걸까..

    밖에 나가 열좀 식히고 다른 분을 상대로 영어로 얘기하니 그쪽은 사실 잘 못알아 듣던데, 긴시간 끝에 알아들으시곤 상사에게 얘기하시더군요. 그 기차역의 가장 높으신 분이 제가 탔던 열차 위치추적하셔서 1시간 30분만에 찾아다주셨습니다. 외국인 바이어라고 생각했던 걸까...

    그러나 놀라운 건 노트북을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는것. 그냥 생각났어요.

    제자*오
    (2008/05/26 18:36) 박사님, 잘 들었습니다. 사무실이 좀 더운감이 있었는데 덕분에 시원해졌습니다.^^

    일본의 예절 바름을 얘기할 때 흔히 사무라이 문화의 영향이라고들 하는데 그저 비하하기 위한 말인지, 실제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wunderhorn
    (2008/05/26 22:30) 제가 한때 즐겨 보았던 프로그램이 kbs 2tv의 "미녀들의 수다"인데, 퀘벡에서 온 Dominicque라는 사람이 하소연하기를 자기가 캐나다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너는 퀘벡에서 왔쟎아!"라고 말하고, 프랑스에 대해서 말하면 "너는 캐나다에서 왔쟎아!"라고 말해서 캐나다나 프랑스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사람들도 자기말을 믿어 주지 않는다더군요..

    그런데, 마침 패널 중에서 프랑스에서 온 여자가 있었는데, 사회자인 남희석씨가 두 사람이 프랑스어로 대화하냐고 하니까, 프랑스 본토 여자분이 도미니크를 힐끗 보면서, "퀘벡사람들은 지금 프랑스 사람들이 쓰지 않는 아주 오래된 옛말을 쓰고 있어요..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쓰던 고어를 써요" 하면서 아주 촌사람 취급하더군요..지금은 항공/ 해상교통이 발달로 교류가 활발해져서 제주도사람들도 본토 표준어를 쓰지만, 토박이 제주도말은 알아 듣기 힘든 것처럼, 프랑스 본토 사람들도 퀘벡말을 그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러다가, 대화중에 "double hamberger"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프랑스 본토 여자분이 좀 재밌게 하려는 프로그램 취지를 다분히 생각하면서 프랑스어 식으로 "두블레 암베흐게흐"하니, 도미니크가 방금 전의 굴욕을 되갚는 차원에서 "퀘벡에서는 그냥 "더블 햄버거"라고 하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꼭 "두블레 암베흐게흐"라고 티를 낸다 " 하더군요..

    윗글중에서 "r"발음이 가래끓는 소리라고 말씀하셨는데, 흔히들 한글로 표기할 때는 영어식 발음을 따라서 "ㄹ"로 표기하는데, 제 생각에는 "ㅎ"에 가깝고, 더 정확히는 영어의 "kh"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또 오묘한 발음이 "i"음인데, 10년전에 영화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쟝발장 스토리와 2차대전, 레지스탕스를 오버랩시킨 끌로드 를루슈( Claude Lelouch)감독의 영화 "Les Miserables"있었는데, 주인공 장 뽈 벨몽도(Jean-Paul Belmondo)의 극중 이름 Fortin이 제 귀에는 "포크땅"과 "포크땡"의 중간음으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화자들의 발성상태에 따라 어떤 때는 "포크땅"처럼 들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포크땡"으로도 들려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최근에 캠퍼스를 걷다가 신입생 또는 많아 보아야 2학년인 여학생 2명이 지나가면서 대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게 "아"와 "애"의 중간음이쟎아!"하는 것을 듣고 짐짓 "프랑스어 공부하나" 생각을 하면서 미소지었습니다..

    2005년에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이 파리를 돌아다니다가 재벌 2세를 만나는 것을 보고서인지, 한 때 프랑스어학원이 붐비었다는데, 지금은 어떠한지 모르겠군요.. 일본은 "영어강박증"에 걸린 우리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영어학원이 장사가 안되어서 문닫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위구르어학원도 있다던데..

    안병길
    (2008/05/27 01:23) 분더혼님의 재미있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분더혼님은 닉으로 보자면, 프랑스어보다는 독일어 쪽을 더 좋아하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

    김형균
    (2008/05/27 09:07) 안박사님, 에디뜨 피아쁘의 'Non, je ne regrette rien'도 부탁드려요~ ㅎ

    안병길
    (2008/05/27 09:52) Sure, your request is my pleasure. ^^ Here we go, "No, I regret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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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와사비
    (2008/05/27 13:09) 제자*오님. 사무라이 문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느낌을 받았던 것은 개인적으로도 사실입니다. 몇년전 일본 여행은 체류기간이 짧아서 일본인들과 일본문화에대한 언급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단편적인 기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운이 좋아서 리츠메이칸 대학의 서승교수님 자택에 체류하는 동안 내내 머물게 되었습니다. 완전 땡잡았죠. 그분 제자분 중 한분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어서 그렇게 되었는데요.., 일본은 도제방식으로 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인지 방학때인데도 리츠메이칸 대학의 법대생들이 끊이지 않고 교수님 주변에 있기에 그들과 정말 친하게 지냈었습니다. 그때 다이키라는 친구가 일본인에 대해 했던 말이 기억이 나는군요. 정작 일본인인 자신도 일본사람의 속은 알지 못하겠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기형적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말이 나왔던 것은 체류 당시 고이즈미는 요오코쇼 일본~이라며 대대적인 관광홍보영상을 모든 매체에서 흘리고 있었고 일본 사회 전체가 예전 납북자 사건을 계속 방송하면서 북한을 테러국가로 선전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두가지가 정말 교대로 계속 방송되었습니다. 정말 의아했던 것은 그러니깐 과거의 사건에 대해 쉬지 않고 방송전체가 떠들고 있더군요.

    서승 교수님은 저녁을 먹을때 일본은 시민단체라는 것이 싹이 말라간다는 말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사실 자신들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라디오에선 시종일관 록앤롤이나 비치보이스류의 서핑 곡들이 흘러나왔는데 다이키에게 일본인이 그런 음악을 좋아해? 라고 물으니 방송정책상 계속 밝은 음악을 트는 거라고 하더군요.. 음악조차 통제당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예절이 깎듯한 것이 정말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말 체류기간 내내 뭔지 알 수 없는 불편함과 인위적임을 몸으로 느끼고 있게 되었습니다. 다이키는 그때 사법부로 진출하지 않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하다고 하더군요. 잘생겼었는데..... ㅋ 같이 나가이 구장엘 놀러갔었는데 정말 깨끗하고 잘 지었더군요. 그때 나가이 구장의 비밀이라고 말하면서 이곳에 엄청난 노숙자들이 있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근데 월드컵 즈음 그들이 다 사라졌다고... 그들이 어디로 간 것인가 그것이 나가이 구장의 미스테리라고 했습니다.

    한국으로 떠나는 날 조선학생의 치마저고리를 일본 남학생이 찢어버리는 테러사건이 벌어졌고, 일본사회는 함구했고 마지막으로 본 풍경이 소수의 조선학생들이 페이퍼를 일본 시민들에게 돌리던 모습이었습니다.

    교토는 정말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미소를 지어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을 감추고 있는 거 같아보였습니다. 아주 동물적인 감각으로 말이죠. 구락부에 가면 마리화나등이 팔리고 있고 약물을 위한 물담배도 심심치 않게 보였고 구제 옷이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팔리는 사회였습니다. 개개인의 미감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저를 향해 웃어주는 일본인의 미소와 친절을 점점 더 해독하기 불가능해졌다는게 제 솔직한 느낌입니다.

    그 나라는 또 어떤 사회인가, 칭찬이 넘치는 그들의 예절의 느낌은 어떤 맛인가 개인적인 다른 시각으로 전달해봅니다.

    와사비
    (2008/05/27 14:31) 아, 제가 좀 비판적으로 본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사람들이 일대일이라면 어느 나라 사람이건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에게 체면의식이라는 것이 있다면 일본에겐 집단으로서 포장의식이 있는 것 같지만 다 naked가 된다면 서로 별수 없다가 솔직한 생각입니다. ^^

    wunderhorn
    (2008/05/27 14:48) 독일어는 "w"가 영어의 "v"음이 난다는 정도만 압니다..학부시절에 제 2외국어 필수로 그냥 듣기만 했지 기억에 남는 것은 없습니다..제가 고등학교 다닐때만 하더라도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독일어를 꼭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영어만 하면 그만인 분위기이니..

    작년에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여행작가를 선언한 손미나씨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보고나서는 스페인어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가 사모하는 Monica Bellucci와 이야기할 수 있게 이탈리아어를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그녀의 주 활동무대는 프랑스이고 남편도 프랑스 사람이니 프랑스어도 무방하겠지만, 웬지 이탈리아어가 끌리네요...

    언젠가 (2mb정부 들어서 포기하려했던 "논객(論客)"을 계속하기로 했다던) 진중권씨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미학평론 관계일로 일본의 예술가를 만나면 일본사회의 억압적인 분위기에 대한 하소연을 듣는다더군요.."천황"이라는 절대적인 금기가 있다보니, 자유로운 창작혼이 살아날수가 없다더군요..천황에 대한 비판적인 작품을 내거나, 발언을 하면 당장 우익폭력단체의 테러 위협이 있고, 경찰도 수수방관한다더군요..

    흔히 일본사람들이 "겉표정(다테마에)"과 "속마음(혼네)"이 다르다고 하는데, 전국시대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을 지배하는 다이묘들이 수시로 바뀌고, 농상공(農商工)의 기층민이 사무라이 지배층에게 불손하게 행동하면 현장에서 바로 지니고 있는 칼로 벨 수 있게 제도적으로 보장한 문화인 것을 감안하면 항상 겉표정은 웃는 낯이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겠지요..그러다가 어느 정도 많이 접촉하여 이방인에 대한 정보가 쌓이면 그 사람의 속마음이 나타나겠지요..미셸 푸코가 "정치에는 전쟁의 냄새가 묻어난다"(김동춘 "전쟁과 사회" 재인용)고 한 것을 원용하자면 "문화/ 제도는 전쟁의 냄새가 묻어난다"입니다..오늘날 우리나라가 극단적인 (가족)이기주의, 출세/성장만능주의, 기회주의, 보신주의가 횡행한 것이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생존의 본능"에 치달은 결과인 것처럼, 일본도 전국시대의 혈투, 도쿠가와 막부의 억압적인 통치문화, 근대 일본제국의 군국주의 유산의 잔재가 겉으로는 예의있고 아름다워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두침침한 구석, 냄새를 풍기는 문화를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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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와사비
    (2008/05/27 15:04)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특히 마지막 단란은 제가 그때 느낀 혼란에 대한 묘사와도 정말 유사합니다.

    저는 당시 일본에 놀러간다는 기쁨에 그 여행이 그렇게 어두워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서승교수님이 누구인지도 몰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집주인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않고 냉큼 건너가다니..ㅋㅋ 다녀오고 인터넷과 정보를 찾아보니 우리 역사의 희생자이신 분이기도 하셨습니다.

    일본을 떠나는 마지막 날 밤. 다른 학생들과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누군가 제게 일본 연예인을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일본에선 초난강이 한국어 빨간 단어장을 출판해서 히트를 쳤는데, 그걸 들고다니면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았거든요. 그 학생들은 한국인인 제가 일본연예계를 아는지 궁금했던 거 같습니다. 역시 젊은이들의 관심은 행성계보단 연예계! 다행히 spitz라는 그룹을 좋아하고 일어를 잘 모르지만 하루카라는 곡의 멜로디가 너무 아름다워서 반했던 때라 그 얘기를 했는데 지나던 서승 교수님께서.."가사가 정말 아름답지.." 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저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사람을 본 것이 그 분이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에 되게 놀라고 무서웠습니다. 근데 체류 마지막 날, 어느덧 교수님을 따뜻한 사람으로 인지하고 있는 절 발견하게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아름답지..라는 말씀을 하셨을때 미와 추 두 가지 인상속에서 뭔지 몹시 슬퍼서 방으로 돌아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선 막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와... 저 요즘 완전 감상적.

    와사비
    (2008/05/27 15:26) 아, 그때 다이키에게 들었던 얘기들 중에. 자위대에 관한 법개정??? 암튼 그런게 있나요? 이것 때문에 동북아 기류가 이상해졌다는 얘기를 학생들이 했었는데.. 제가 정말 그런거 무지해서 정확히 뭔지 모르겠네요... 암튼.. 그것의 전문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문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하루키의 슬픈 외국어를 읽으면 다분히 코스모폴리탄 같은 느낌도 받았는데 내심 배신감 느꼈습니다.ㅋ

    저도 외국어 배운다면 이탈리어 배우고 싶어요. ㅋ 일어도.. 이럼에도 저럼에도 일본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있긴 하는 거 같습니다.

    안병길
    (2008/05/27 15:29) 전세계적으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가 스페인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스페인어가 푸대접받는 편이죠. 캘리포니아는 멕시코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아서 스페인어가 영어와 대등한 대접을 받는 정도입니다.

    분더혼님이 이태리어나 불어를 구사하시게 된 이후에 모니카를 만나는 것은 쉽게 하실 수 있나요? ^^

    홍두령
    (2008/05/27 22:16) 근래 들어서는 스패니쉬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은근히 꽤 있어요. 물론 그런 친구들은 싸그리 다 외고 출신이긴 하지만..

    은기환
    (2008/05/28 09:40) 나중에 AC밀란에 취직하기 위해 이탈리아어 공부할까 고민중입니다.

    이준구
    (2008/05/28 09:58) 기환이 임마. AC 밀란에 취직하려다가 피자집에 취직하는 거 아냐?

    wunderhorn
    (2008/05/28 10:10) 제 꿈은 Monica Bellucci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겁니다..파파(婆婆) 할머니가 되더라도 저에게는 영원한 Malena 일 것입니다..^^

    youtube에 갔는데, Monica가 촬영 중간에 인터뷰하는 것을 보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정말 궁금하더군요..우선 당장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탈리아어를 배워야 하겠습니다..^^

    안병길
    (2008/05/28 11:28) 기환님이 "AC 밀란"이라는 피자 체인을 만들면 문제가 모두 해결되겠습니다. ㅎㅎㅎ
    이태리어를 배우면 오페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모니카 얘기도 알아들을 수 있고, 일거 여러 득 되겠습니다. ^^

    박지원
    (2008/05/30 13:04) 좋은노래 잘듣고 갑니다 점심시간에 들으면서 기분전환하기 딱 좋네요^^

    이준구
    (2008/05/30 17:54) BOK의 박양인가?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제자(남성)가 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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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때나 지금이나 오타는 정말...;;
    주로 노트북으로 글을 쓰게 되어서 그럴거에요.
    제가 사용하는 것은 소니 바이오인데 이게 자판 사이에 여유가 없어요. 요즘은 얼리아답터들이 제품분석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기재해주어서 틈틈이 관심있는 것들은 챙겨보는 편인데 바이오 북의 이 자판이 오타를 유도할 수 밖에 없다 하더라구요..... 정말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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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댓글에 오타 나는 것이야 당연지사! 우리 대범하게 삽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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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제가 2년전 몬트리올로 여행갔을 때 영어로 이야기해도 다들 잘 알아먹더라고요. 캐나다에서 지천으로 널려있는
    Tim Horton에서 우리를 보고 '봉주흐?'하고 인사를 할 때 우리가 퀘백에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몬트리올 기차역 뒷편에 있는 '세상의 모후 대성당'에서 일요일 프랑스말 미사를 봤을 때, 기도문을 따라하려고 하는데, 혀가 꼬여서(?) 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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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윗글은 '소민우'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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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민우씨는 프랑스 말도 잘 하시는가 봐요? 민우씨가 못하는 것은 뭘까~요? 민우씨 재주가 참 다양합니다.

    몬트리얼이 대도시라서 영어권과 불어권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를 주로 쓰는 사람도 많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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