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Notice) | 방 명 록 (GuestBoard)

2009년 8월 15일 토요일

[여행기] 버지니아

델라웨어와 버지니아 비치를 연결하는 체사피크만 대교-터널(Chesapeake Bay Bridge-Tunnel, http://www.cbbt.com/)은 총연장 길이가 17.6마일(28.3 km)이나 되는 세계에서 손꼽는 긴 다리이다. 넓은 바다 위로 달리다 해저터널로 들어갔다, 다시 다리 위를 달리는 신기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체사피크만 대교-터널이다. 버지니아는 미국 남부가 시작되는 주로서 남북전쟁 때 남군이 승리했다면 아마도 버지니아의 리치먼드가 미국의 수도가 되었을 것이다.

버지니아 비치는 백옥같은 모래가 쭉 깔린 긴 해변을 자랑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해수욕을 했는데, 처음 느껴본 대서양의 물은 매우 깨끗했다. 버지니아 비치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노폭(Norfolk)이라는 해군 도시를 만난다. 그곳에 한국전쟁의 미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 기념관이 있다. 맥아더가 버지니아 출신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부쉬가든과 윌리엄스버그 민속촌을 구경했다. 부쉬가든은 세계 각국의 문화를 축소판으로 보여주는 곳으로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많다. 시간에 맞춰서 민속 공연도 하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독일관에서 봤던 민속춤 공연이다.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민속춤을 추면서 관객들을 몇 명 초대하여 춤을 가르쳐주었는데, 그 관객 중 한 명으로 내가 걸린 희한한 일이 버지니아에서 벌어졌다.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춤추던 아가씨 중 한 명이 나를 쳐다보는 눈초리가 심상찮더니, 드디어 다가와서 춤을 배울 것을 권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옆에 있던 아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거절했는데, 아내의 권유로 그 아리따운 아가씨와 공개적으로 독일 민속춤을 추는 신기한 경험을 버지니아 부쉬가든에서 했다.

윌리엄스버그는 우리의 수원 민속촌과 같은 곳으로, 짧은 미국 역사지만 미국 이민 초창기에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버지니아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유구한 역사가 없어서, 어떻게 보면 현재 미국 시골에서 사는 것도 그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미국인들은 무척 신기하게 생각하고 즐겨 찾는 곳이다.

워싱턴 DC 쪽으로 돌아오면서 드라이브한 쉐난도 스카이웨이는 높지 않은 능선길을 오랫동안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중간에 제법 멋있는 동굴(Crystal Caverns)을 구경했는데, 규모가 크고 동굴 특유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버지니아는 여기저기서 아기자기한 구경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댓글 4개:

  1. 체사피크만 대교 근처에 조류 서식처(철새 도래지)가 있다고 해서 한 번 가 봤었는데... 비가 와서 새는 커녕 새들이 먹을 벌레도 한 마리 없었던 기억이... 새 찍으려고 줌 잘 되는 카메라까지 들고 갔었는데... 새됐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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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ㅎ 하늘이 돕지 않았군요. 형석님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는가 봐요. 재미있는 사진 있으면 올려서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요? 8.15 기념 사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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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ㅋㅋㅋ

    저는 사진이 그닥 훌륭하지 않아서...
    9월 중순에 덴버 근처에 가서
    자연을 즐기다 올거 같습니다.

    거기서 사진 많이 찍으면
    한 번 선보이겠습니다.

    ^^

    차도 없고 집에 인터넷 케이블 전화도 못 놓는
    고학생 주제에
    너무 많이 놀러 다녀서
    욕먹고 있습니다.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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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덴버 근처는 못 가봤습니다. 록키 산맥이라서 경치가 아주 좋을 것 같네요. 9월 중순이면 눈 구경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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