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내다 우리나라로 들어와 길거리를 다니면서 사람들과 마주치면 두드러지게 다른 점을 한 가지 느낀다. 그것은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눈이 마주쳐도 의례적인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모르는 사이라도 스쳐 지나가면 아주 복잡한 곳이 아닌 이상 대부분 "Hi!" 혹은 "Hello!" 등의 간단한 인사를 나눈다. 인사를 나누지 않는 것보다는 인사를 나누는 것이 더 정겹고 예의 바른 것 같아서, 우리나라에서 지낼 때 나 스스로 인사하는 습관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루는 아파트 입구에서 지나가는 어린이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보았다. 그런데 그 어린이들은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볼 뿐 내 인사에 대한 답이 없었다. 많이 민망하였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보니, 결국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든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결론이 났다. 모르는 사람의 말을 들었다 봉변당한 사례가 많으므로, 아마도 그 아이들은 모르는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고, 말을 걸어오더라도 모른 척 하라는 교육을 집에서 받았을 수도 있으리라. 물론 유교적 문화가 여전히 우리 인사법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있으리라. 그래서 우리 어린이들이 잘 웃지 않고, 모르는 사람과 인사도 하지 않게 되었으리라.
어린이들이 밝게 웃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반갑게 인사하는 그런 사회를 기성세대가 만들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어른들부터 솔선수범하여 서로 즐겁게 인사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다.
사진 출처: http://r.universalscraps.com/shay773/en/hello.kitty/hello_kitty_007.gif
공감합니다.
답글삭제열린 마음으로 웃고 인사하는 사회가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십년이 넘은 만남의 벽을 허물어주는 사이버 공간의 위력에 새삼 감격합니다.
보고 싶다! 친구야...
그렇습니다. 어른부터 마음을 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답글삭제어서 온나, 친구야! 반갑다 친구야!
회원 초청 수락해줘서 고맙고, 이번 가을에 만나서 누가 더 젊은지 비교해보자. ㅋ
저도 이글을 공감합니다. 바로 오늘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이런이야기를 했는데 얼마전에 엘레베이터를 탔다가 함께 탄 꼬마애가 귀여워서 인사를 했더니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자기가 내릴 층에서 멈추자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가더랍니다. 서운했지만 모르는 사람이 말거는 것에 대해 경계하라는 집안 교육이 있었나보지..하며 씁쓸해 했답니다.
답글삭제몇년전에 캐나다에서 장기간 머문적이 있었는데 매일 아침마다 산책을 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오며가며 마주치는 사람들과 hi 혹은 good morning하고 인사를 주고 받으며 지내다가 한국에 와서 집근처 산에 매일 아침 오르며 자주보는 사람과 무표정하게 지나치려니 처음엔 조금 어색하다가 어느새 저도 모르게 아무렇지 않게 산책하는게 익숙해지더군요. 박사님 말씀대로 모르는 사람들과도 반갑게 인사하는 열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저부터도 오픈마인드를 지녀야겠죠?^^
BeA님 혼자 열심히 인사하고 다니면, 그것도 조금 멋적을 것입니다. ^^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죠. 서양이 옛날에 험악해서 그런 인사문화가 발달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인사하지 않으면 언제 흉기가 날아들어올지 모르니, 서로 적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려고 인사했다는 것이죠. 악수를 하면 적어도 그 손은 못 쓰죠.ㅋ
답글삭제이래나 저래나 현 시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는 서로 믿지 못하는 불편이 여기저기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용의자의 딜레마에 빠졌다고나 할까요. 저는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입장입니다. 딜레마에 대해서 한탄만 하고 패배주의에 빠져 있으면 계속 그 모양 그 꼴이 될 테니까요. 또한, 우리 사회가 이제는 혁명적인 변화를 강요할 만한 저개발국 상태도 아니죠. 그래서 우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조그만 성냥불이라도 켜서 들자는 것이 제 초지일관 견해입니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주위부터 조금씩 밝게 만들자는 것이죠.
BeA님과 저는 벌써 그런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