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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5일 금요일

[정치] 참여정부: Is the Korean President Roh Conservative or Liberal?

(2003년 3월 13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노 대통령은 보수인가, 진보(직역하면 progressive겠지만, 한국식으로 해석해서 conservative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liberal)인가라는 질문을 오늘 저녁 식사를 같이한, 한국을 제법 잘 아는 미국인들에게 물었습니다. Intercultural Institute of California라는 한국학 석사과정을 최근에 개설한 교육기관이 WASC(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 우리나라의 교육위원회 기능, 정부기관은 아님)의 심사를 요즘 받고 있는데, 오늘 저녁 식사에 저도 초청을 받아서 참석했습니다. 심사관들이 한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잘 아는 분들이라서 그런 질문을 던져 보았던 것입니다.

한국 문학을 가르치는 미국인 강사는 liberal이라고 단순하게 대답하더군요. 전반적인 경제/사회 정책을 기준으로 하면 노 대통령은 liberal에 더 가깝겠죠. WASC에서 나온 심사관 한 분은 질문이 너무 broad 하지 않느냐고 정곡을 찔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가안보 분야에서 노대통령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를 재차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심사관은 한미동맹을 강조한 노대통령의 최근 언급들을 인용하면서 conservative라고 평가하더군요.

나: "You are much better than the NYT columnist William Safire!"
심사관: "He is just an idiot. I don't know whether he knows a lot about non-Korean issues, but Korea is not his case. He does not know much about Korea."
표현은 조금 강했지만, 미국 사람이 한국 사정을 잘 아는 것 같아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는 현실 정치에서 흔히 언급되는 보수-진보 양분법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왜 그러느냐고요? 노 대통령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노 대통령은 보수이기도 하고 진보이기도 합니다. 노 대통령은 보수가 아니기도 하고 진보가 아니기도 합니다. 분야에 따라서, 사안에 따라서 견해차가 드러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제가 일전의 어떤 글에서 도매금으로 보수-진보를 구분하는 것은 허구에 기반울 둔 정치 놀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입니다. 보수는 진보를 급진 혹은 좌파로 몰아세우고, 진보는 보수를 수구 혹은 반동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정치 놀음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학술 용어가 정치판에서 악용된 것으로 봅니다. 그것보다는 과도한 일반화를 피해서 데카르트 식으로 쪼갤 것은 쪼개어서 평가해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그러면 사실 판단을 잘못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참조]

(2003년 3월 12일, 뉴욕 타임즈 칼럼리스트 Safire 씨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우리나라 관련 칼럼 내용에 틀린 사실관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회신은 없었습니다.)

Dear Mr. Safire,

Let me introduce myself. My name is Byeonggil Ahn residing in Palo Alto, CA. My brief bio is as follows. I had taught international politics, Korean politics, and inter-Korean relationship at Michigan State Univ. (1994-97) and Seoul National Univ. (1997-2000). I had been a policy consultant to the Korean Ministry of Unification (1997-2000), and I had worked for the Committee of Presidency Transition last month.

I read your interesting opinion about the North Korean nuke issue at NYT. I would like to respect, although I don't agree with you, your own creative idea to solve the current conflict escalation between the US and North Korea. However I would like to let you know also that some of your explanation about the facts is not correct.

You mentioned, "South Korea's leaders have gained popularity by vilifying Americans stationed along the demilitarized zone and demanding the U.S. accede to the North's demands." It is simply not true. Have you read the inaugural speech of President Roh? He appreciated the US support for the security of Korea. He emphasized also the importance of the strong alliance relationship between the US and Korea in the speech. I remember many South Korean political leaders expressed the same points a lot of times. I have not read or heard of any South Korean leader's "vilifying" the US soldiers along the demilitarized zone. Could you illustrate any case against my claim?

You also wrote, "Previously anti-American politicians are suddenly encouraging pro-American demonstrations." It is not true also. It seems that you have in mind mainly the pro-American demonstrations in Seoul on March 1. The demonstrations were led by religion leaders, opinion leaders and some politicians who had been pro-American for a long time. They have never been anti-American by any meaning. Many Americans, especially conservative ones, guess that there is a high mood of Anti-Americanism in Korea. I am sorry, but it is not true. Significant majority of Koreans respect the US presence i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y regard the US as the most important allied country. Please do not distort the popularity of anti-Americanism in South Korea.

You regarded South Korea as a "neutral." I understand it is rhetoric to indicate Korea and the US having a different position for solving the North Korean issue. I would like to point out that the two countries still want and try to maintain strong alliance relationship for the mutual benefits.

I feel very sorry about the misunderstanding between the US and Korea due to insufficient communication. Korean government should do all efforts to let the US people and politicians understand correctly the position of the Korean government, especially about the alliance relationship.

If you want to have my advice about your column on the Korean issues from now on, please don't hesitate contacting me. I am more than willing to help you write a column based on more accurate information of Korea. Thank you very much.

Regards,
Byeonggil Ahn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자유] 현 정치판에서 "공룡" 정당 쪼개기 전략이란? (하)

저는 한나라당은 쪼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한나라당은 극우부터 중도까지 뒤섞여 있는 오락가락 정당입니다. 비빔밥 정도면 괜찮겠죠. 뒤섞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잘 차려진 비빔밥으로 평가하기는 무리입니다. 제대로 된 보수정당으로 재탄생하려면 극우 색채를 빼내는 쪼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따라서 이 쪼개기 시리즈는 한나라당을 위한 고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자유민주주의를 충실히 떠받치는 공당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치에 바람직한 자유민주주의 정당 체제를 향하여 나아가는 한 축으로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가 뒤섞인 정당은 쪼개져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아예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는데, 그런 강한 주장도 자칫 잘못하면 권위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강변보다는 한나라당이 보수 정당으로 제 기능을 건설적으로 수행해서 자유민주주의 성숙에 일조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의제 설정을 하는 것이 공룡 정당 쪼개기의 마지막 방안이며, 제 복안입니다. 이전 글 "왜 보수와 진보로 싸우는가? (http://ahnabc.blogspot.com/2009/08/blog-post_4381.html)"에서 제 생각을 이미 밝힌 셈입니다. 이념 논쟁으로 보수 대 진보로 싸우면, 소위 보수라는 공룡의 결속이 더 다져지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권위주의를 빼내기 어렵죠.

민주 대 반민주라는 의제 설정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자체에 궁극적인 정답이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여러 번 인용했습니다만, 애로우 교수의 불가능성 정리가 던지는 화두를 곰곰이 따져보면 소위 민주 진영에서 반민주로 지칭하는 상대 진영도 똑같은 주장을 소위 민주 진영을 향해서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절차적 민주주의는 제법 달성한 현 상황에서는 특정 진영을 반민주로 강하게 압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연유에서 자유민주주의 혹은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의제 설정이 오히려 빛을 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 위해서 머리를 열심히 돌려서 전략을 잘 짜고, 비슷한 뜻이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에 태클을 걸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전 글 시리즈에서 약자는 뭉치자!라고 주장한 명확한 명분이 있습니다.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제가 관심이 있는 것은 약자는 자유민주주의자, 강자는 권위주의자인 사례라서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하므로, 권위주의자에 맞서 투쟁하여 이기자는 주장은 당연히 충분한 명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수를 쳐부수자!라고 주장하면, 용어의 혼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보수는 공공의 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기본에 충실한 사회구조를 지키는 역할을 보수가 할 수 있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보는 좌빨, 친북 좌파, 깔아뭉개자!라고 주장하면, 폭언이 될 수 있죠. 좋게 봐주면, 진보 쪽에서는 보수 진영의 많은 인사를 권위주의자로 간주해서 정치적 수사로 보수를 몰아부치고, 보수 쪽에서는 진보 진영의 많은 인사가 친북 좌파로 보여서 정치적으로 험하게 대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싸움의 중심을 잡고 싶습니다. 그 중심은 자유민주주의입니다. 보수든 진보든 권위주의자가 자유민주주의 가면을 쓰고 있으면 벗기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음... 양쪽에서 저를 회색분자로 볼 수도 있겠군요. ^^ 괜찮습니다. 칼 슈미트가 "정치적"인 것을 정의했듯이 현상의 적과 친구를 확실히 구분하지 않아도 제 정체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좋고 싫음은 있습니다. 저는 권위주의자를 싫어하고 자유민주주의자는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권위주의자를 "악"으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그들도 권위주의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자가 되면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선이 잘못되었습니다. 전선은 자유민주주의 대 권위주의가 되어야 합니다. 이 "전쟁"부터 자유민주주의가 이겨야, 더 건설적인 정당 및 정책 경쟁의 길이 열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자유민주주의 내부 경쟁을 멈추라는 주장은 아닙니다. 우선순위를 권위주의 척결에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창조한국당도, 진보신당도, 민주노동당도, 그런 권위주의 분위기나 정치인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자체 내 청소도 하고, 상대방과 싸울 때는 그 권위주의를 우선 타겟으로 하는 것이 우리 정치발전을 위한 길입니다. 우리 시민과 정치인이 발상의 전환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공룡 정당이 권위주의를 쪼개서 버리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9년 8월 12일 수요일

[자유] 왜 보수와 진보로 싸우는가?

현재 정치 상황에서 제가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보수와 진보의 싸움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이념 전체의 정체성을 걸고 보수 대 진보로 싸우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보수, 중도, 진보는 자유민주주의가 건설적으로 발전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성장이나 분배에 대한 장기 발전 방향이나 정책으로 갑론을박, 난형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는 것은 제가 보기에 전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상대 진영 정체성 거부하기 싸움을 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각 진영에서는 과도하게 이기적인 정체성 사랑 혹은 자부심을 보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네가 정통이라는 것이죠. 스스로 그렇게 외치면 권위가 서는 지 저는 의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정치판에서는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없고, 절대선도 없습니다. 그런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정치판은 파시즘이나 과거 소련이나 북한 같은 공산주의를 채택한 권위주의 정치판입니다. 따라서 자기네 입장이 절대적으로 혹은 매우 옳다고 주장하면, 오히려 권위주의가 아닌지 의심해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습니다. 민족은 하나인데, 국가는 남과 북, 둘입니다. 해방 이후부터 이 구조적 결함은 우리 정치를 왜곡시켰습니다. 그래서 북에는 김일성 독재가, 남에는 박정희 독재가 성립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북한은 아직도 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벗어날 것입니다. 역사상 왕정이 아닌, 독재가 100년을 넘긴 예가 없습니다. 북한이 그 기록을 깨면 매우 특이한 사례로 남겠죠. 남한은 우여곡절 끝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쟁취 민주화 항쟁으로 겉으로 보이는 권위주의 정치에는 한 매듭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권위주의 청산은 아직 멀었다고 저는 봅니다. 아직 자기네가 거의 절대적으로 옳다고 강변하는 정치단체나 정치인이 제법 있죠. 그 세력이 미미한 존재가 되어야 정치판의 권위주의 청소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정치를 보십시오. 미국의 민주당이 공화당 전체를 악으로 몰지는 않습니다. 영국 보수당이 노동당 전체를 무슨 괴물 보듯이 하지 않습니다. 독일의 사민당도 우파 기독교 당 전체를 청소할 듯이 째려보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 정치가 아직 선진 정치 문턱에도 못 간 것으로 평가해도 정치인들은 아무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정치인들부터 각성해야 합니다. 보수, 중도, 진보를 막론하고, 싸움을 하려면 제대로 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그 순기능을 인정하는 보수, 중도, 진보, 그 자체를 두고 공격하고 이전투구를 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일당독재가 하고 싶은 것일까요?

그림 출처: http://mediagirl.org/graphics/political-compass.jpg

2009년 8월 6일 목요일

[자유] 약자는 강자를 어떻게 이길 수 있나요? (2)

(음식에 정성이 들어가야 맛있듯이, 글에도 정성이 들어가야 반응이 좋은 법이죠. 1편에서 무플의 굴욕을 지금까지는 안고 있습니다. ㅜ.ㅜ 정성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반성하고,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지금 현재 정치판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소위 보수라는 진영이 강자이고, 그 이외 진영이 약자죠. 국회의원 숫자를 헤아려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자 진영은 머리를 잘 굴려야 하고, 그것도 부족할 수 있으니 힘을 합쳐야 합니다. 효도르도 저 같은 사람 10명과 붙으면... 우리 쪽이 질까요? 그렇다면, 복싱 선수 10명과 붙으면 효도르가 질 겁니다. ㅋ

프레시안에 신촌 S대 정외과 교수님이 칼럼을 기고하셨는데, 진보라는 말을 아무렇게나 쓴다고, 매우 기분 나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803081227&Section=01
"진보가 그렇게 부러운가?"

최근에 자유주의 무슨 연합이 자기들이 진정한 진보!라는 광고를 대문짝만 하게 일간지에 실은 것이 그 교수님 심기를 대단히 불편하게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전 참여정부 때 같은 지역인 신촌의 E 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님이 청와대 홍보수석을 할 때 이야기까지 끄집어냈더군요. 참여정부가 진보라고 표현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로, 진보가 영어로 (the) progressive인데, 그 홍보수석은 (the) liberal로 표기했으니, 제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무식이 철철 넘쳐났다는 가공할 만한 공격이었습니다. 표현을 직접 보시죠.

"다만 문제는 liberal을 자유주의가 아니고 진보라고 번역한 뒤 자신들이 진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progressive가 진보지, 어떻게 liberal이 진보인가? 영어단어 공부부터 다시 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shit'을 '똥'이 아니라 '빵'이라고 번역한 뒤 '똥'을 보고 '빵'이라고 우기는 꼴이다. 자신들이 진보세력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지지자들, 노무현 정부 참여 지식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progressive인가? 이에 대해서는 progressive는 아니고 liberal이라고 꼬리를 내릴 것이다."

상당하시죠? 화가 많이 난 모양입니다. 화내면 지는데... ^^ 제가 보기에는 화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liberal이 progressive를 포괄할 수 있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자유주의(liberalism)는 모든 사상의 자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니, 진보주의도 자유주의 사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죠.

참여정부를 보는 시각에 따라서 보수(FTA와 이라크 파병 참작), 중도우파(경북대 이정우 교수 표현), 그리고 그 홍보수석의 리버럴 진보까지 다양한 정체성으로 불리는 것은 저로서는 별로 이상하지 않습니다. 참여정부에 진보 색채가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더구나 지금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참여정부를 "마일드" 진보로 불러도 괜찮습니다. 진보도 결국 상대적인 개념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참여정부를 진보 정부로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수, 중도, 진보로 삼분법을 적용하면, 참여정부는 전체적으로 중도 정도였다고 봅니다. 이라크 파병이나 FTA 추진은 보수였죠. 실패했습니다만 4대 개혁법안 추진은 진보 특성이라고 봐야죠. 기타 등등...

신촌 S대 교수님이나 E 여대 교수님이 적어도 겉으로는 현재 강자 진영에 속하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람 속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날 다른 진영에 떡 서 있는 분도 저는 봤거든요. 마음의 자유가 있으니까, 저는 그것도 이해합니다. ^^) 그렇다면, 약자들끼리 힘을 합쳐야 하는데, 위 인용처럼 퍼부으면... 힘을 합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혹시 두 분이 이 글을 보시면 훌훌 털고, 진보-보수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아직도 싯! 퍼렇게 살아서 날뛰는 권.위.주.의.자.들을 준엄하게 꾸짖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주제넘었나요? 저는 이런 말을 할 자유가 일단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두 분 중에 저에게 방종이다!라고 태클거실 분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저는 이런 것으로 논쟁하기 싫거든요. 저는 앞으로 권위주의자 위주로 태클을 걸 생각입니다.

그리고 진보를 우상화한다든지, 무슨 만병통치약이나 특효약으로 생각한다든지, 어떤 특정 범주 안에 딱 고정된 것으로 파악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신촌 S대 교수님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연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머릿수 싸움일 때가 잦거든요. 무엇이 옳다고 계속 주장하면서 딱딱하게 굴면 사람이 잘 모이지 않습니다. 또한, 정치이념이 종교가 아닌 이상, 절대적 진실을 주장할 수는 없죠. 보수나 진보나 유연해야 사람을 모을 수 있고, 이념 내적 결함을 수정하면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보수가 꽉 막힌 것이 아닙니다. 유럽의 사민주의도 고인 물과 같았으면 여러 나라에서 집권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3의 길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유연! 그것 아니겠습니까?

휴~ 또 말이 많아졌습니다. 내일 계속 하겠습니다. 약자는 머리를 잘 굴리자, 그리고 힘을 합치자! 그래야 강자를 이길 수 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 김승근 화백, 상생(相生), 243 x 114Cm, 광목 + 혼합채색http://pds10.egloos.com/pds/200901/18/17/a0101817_4972378c91beb.jpg

2009년 7월 29일 수요일

[자유]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우리 사회에 이념적 갈등이 있습니다. 흔히 진보-보수, 좌파-우파 갈등이라는 것이죠. 이 갈등을 건설적으로 활용하면 사회를 더 발전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이전투구가 되면 부정적 갈등만 증폭시킵니다. 상대방을 "빨갱이", "좌빨", "수구", "꼴통", 이렇게 부르기 시작하면 사회발전 동력이 될 수 없고, 감정의 골만 깊어집니다.

좌우, 보수-진보는 상호 견제하면서 소통하는 진영이지,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해야 하는 진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양 진영의 가치를 모두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 정치를 보십시오. 그렇지 않습니까? 특히, 유럽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난형난제하면서 아웅다웅하지만, 우리같이 상대방을 일종의 "악"으로 몰지는 않습니다.

전선이 잘못되었습니다. 공공의 적은 "권위주의"입니다.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개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헌법에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대못을 박아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자유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권위주의가 우리 국민의 적입니다. 좌우, 보수, 진보가 아닙니다. 정치판에서 각자 세력을 넓히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정치적 조작 측면은 제가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발상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과거 독재/권위주의 잔영을 청소해야 합니다.

아래 첨부는 한국경제 논설위원 정규재 씨의 글입니다. 잘 아시죠? 이념 놀이를 계속 하자는 코미디입니다. 이것을 진보나 좌파 쪽에서는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까요? 좌우 개념을 이용해서 비판하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로 비판합니다. 글을 읽어보면 뚜렷하게 자유주의에 어긋납니다. 헌법 정신을 어기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우파라는 비판도 가능하지만, 좌우 잣대로 싸우는 것은 정규재 씨가 즐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당신은 권위주의자!"라고 일갈합니다.

칼럼의 내용이 문제입니다. 흑백논리라고 하죠. 저는 좌도 좋고 우도 좋습니다. 단, 자유주의 기본 정신에 어긋나지 않아야 합니다. 정규재 씨는 우파는 "선", 좌파는 "악"이라는 식으로 짜깁기를 했습니다. 그러면 우파 권위주의가 됩니다. 일종의 중상모략입니다.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는 흑심의 자유도 인정합니다. 따라서 생각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서로 박치기가 될 수 있어서 제한이 있습니다. 헌법 제21조 제4항에서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한 규정이 그것입니다. 표현/언론 자유가 방종 낌새를 보이면 격렬한 저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항은 국가가 할 수도 있고, 시민이 할 수도 있습니다. 저항받지 않으면, 그 자유는 그냥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흘러갑니다. 아래 첨부 글은 방종 낌새가 뚜렷하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좌파든 우파든 권위주의를 몰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재 칼럼] 좌ㆍ우 이념 자가진단법 `10+3` 입력시각 : 2009-07-20 17:06

... (전략) 또 광우병 조작으로 유명한 방송의 한 사회자가 "나는 좌파가 아니라 인본주의자"라고도 했다지 않은가. 재미있는 것은 우파는 자신을 우파라고 인정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좌파는 자신이 좌파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부인한다는 점이다. 레드 콤플렉스 탓만은 아닐 것이다. 우파는 좌파를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좌파는 스스로를 가치 지향적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뿐만도 아니다.

---(중략) 프랑스 혁명이 인류에 새로운 빛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페인에 대해 쓰레기 잡탕들의 광기일 뿐이라고 응수했던 버크의 논변은 실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념비적 이정표다. ...(중략)

몇 가지 자가진단 기준을 제시해본다. 시장경제가 정의로운 체제라고 생각한다면 우파다. 그러나 약탈이며 약육강식의 체제라고 생각한다면 좌파다. 국가의 개입이 공익을 증진시킨다고 주장하면 좌파가 분명하고 국가 아닌 시장이 결과적으로 공익을 증진시킨다고 생각하면 우파다. 국가가 국민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좌파지만 국가가 내 밥그릇을 책임질 경우 결국에는 나의 자유도 가져갈 것이라고 본다면 우파가 된다. ...(중략)

... 현실을 천국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우파요 지옥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좌파다. 이들 기준은 보편적이어서 세계적으로도 다를 것이 없다.

한국에서만 작용되는 세 가지 기준이 더 있다. 집단지성이 투표소와 시장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우파요, 거리에 쏟아져 나온 시위군중의 지혜라고 주장한다면 좌파다. 한국 현대사를 성공의 역사라고 보면 우파가 되고 오욕의 실패한 역사라고 본다면 좌파다. 김정일 체제로는 동포의 인권도 없다고 생각하면 우파요 북한 인권은 자기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보면 좌파다. 정신의 미성숙과 가치판단의 이중성을 반영하는 재미있는 기준이다. 하나 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항목이지만 명사형 관념어를 좋아하면 좌파요 동사를 좋아하면 우파다. 독자 여러분의 이념 정향은 무엇인지 항목별로 O,X 숫자를 세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