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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6일 일요일

[여행기] 워싱턴 DC

워싱턴 DC는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다. 백악관, 워싱턴 기념탑, 의회의사당, 링컨 기념관, 제퍼슨 기념관, 알링턴 국립묘지, 미국방성 건물(펜타곤), 연방정부/대법원 건물 등이 대표적으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고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구경거리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스미소니언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적어도 4~5일 정도는 잡아야 할 것이다.

백악관은 미국 대통령 관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렇게 큰 건물은 아니다. 오히려 멀리서 보면 아담한 저택 정도로 보일 뿐이다. 오벨리스크 형식으로 건축된 워싱턴 기념탑은 그 건축에 많은 세월이 들어간 것으로 유명하고, 이집트식 건축양식 때문에 지을 때 많은 논란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랫 부분과 윗 부분의 외벽 색깔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중간에 공사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트를 타고 워싱턴 기념탑 위로 올라가면 워싱턴 DC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의회의사당과 링컨 기념관 사이에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와 제니가 물 속으로 뛰어들어 포옹한 인공 못이 있다. Reflecting Pool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워싱턴 기념탑과 링컨 기념관이 보는 방향에 따라서 그 못에 잘 투영된다. 백악관을 마주 보면 왼쪽에 링컨기념관, 오른쪽에 의회의사당이 있고 중간에 워싱턴 기념탑이 있으며, 링컨 기념관과 워싱턴 기념탑 사이에 그 투영 못이 있다. 뒷 편으로는 제퍼슨 기념관이 있다.

링컨 기념관과 제퍼슨 기념관은 내부가 단순하게 꾸며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링컨 기념관에 들어가면 링컨이 의자에 앉아 있는, 대단히 큰 대리석 조각이 덩그렇게 있을 뿐이다. 벽면에 링컨의 연설들이 새겨져 있고 다른 잡다한 전시물 등은 없다. 따라서 기념관에 들어가면 큰 대리석 조각이 있는 홀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링컨기념관에서 워싱턴 기념탑과 의회의사당을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제퍼슨 기념관은 주위에 벚꽃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고 돔형 지붕 아래 제퍼슨의 입동상이 또한 덩그렇게 서있다. 동상은 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크다.

포토맥 강을 건너면 알링턴 국립묘지가 금방 보인다. 알링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역시 케네디 대통령의 묘지이다. 묘지는 봉분이나 서 있는 비석은 없고 묘지 한 가운데에 1년 365일 꺼지지 않는 조그만 가스 불이 위치하고 있다. 아마도 영생불멸하라는 미국인들의 바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묘지는 1차대전, 2차대전 식으로 전쟁 별로, 또한 장교, 사병 등의 계급별로 아주 잘 정돈되어 있다. 묘지 내부에서는 관광용 코끼리차를 타고 이곳 저곳으로 이동하면서 구경한다. 의장대 군인들이 마네킹같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이다.

워싱턴 DC를 수 차례 방문했지만 스미소니언은 제대로 구경해보지 못했다. 그 규모에 질려서, 바쁜 여행 일정 때문에 도저히 도전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매번 항공우주박물관 정도를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먼 훗날 여유가 생긴다면 한 달 정도 작심하고 스미소니언만 구경해볼까 한다.

워싱턴 DC는 대표적인 계획도시이다. 연방 수도를 정하는 합의가 잘 되지 않아서, 결국은 버려진 저습지면서 분지인 현재 위치에 백악관을 짓고, 연방 정부 건물을 짓는 식으로 행정수도를 만든 것이다. 따라서 기후 조건은 좋지 않은 편이다. 겨울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여름이 되면 습기가 많고 무더운, 짜증나는 날씨가 계속되는 곳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이다.

사진: 2004년 출장 중 직접 촬영

2009년 8월 15일 토요일

[여행기] 버지니아

델라웨어와 버지니아 비치를 연결하는 체사피크만 대교-터널(Chesapeake Bay Bridge-Tunnel, http://www.cbbt.com/)은 총연장 길이가 17.6마일(28.3 km)이나 되는 세계에서 손꼽는 긴 다리이다. 넓은 바다 위로 달리다 해저터널로 들어갔다, 다시 다리 위를 달리는 신기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체사피크만 대교-터널이다. 버지니아는 미국 남부가 시작되는 주로서 남북전쟁 때 남군이 승리했다면 아마도 버지니아의 리치먼드가 미국의 수도가 되었을 것이다.

버지니아 비치는 백옥같은 모래가 쭉 깔린 긴 해변을 자랑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해수욕을 했는데, 처음 느껴본 대서양의 물은 매우 깨끗했다. 버지니아 비치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노폭(Norfolk)이라는 해군 도시를 만난다. 그곳에 한국전쟁의 미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 기념관이 있다. 맥아더가 버지니아 출신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부쉬가든과 윌리엄스버그 민속촌을 구경했다. 부쉬가든은 세계 각국의 문화를 축소판으로 보여주는 곳으로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많다. 시간에 맞춰서 민속 공연도 하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독일관에서 봤던 민속춤 공연이다.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민속춤을 추면서 관객들을 몇 명 초대하여 춤을 가르쳐주었는데, 그 관객 중 한 명으로 내가 걸린 희한한 일이 버지니아에서 벌어졌다.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춤추던 아가씨 중 한 명이 나를 쳐다보는 눈초리가 심상찮더니, 드디어 다가와서 춤을 배울 것을 권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옆에 있던 아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거절했는데, 아내의 권유로 그 아리따운 아가씨와 공개적으로 독일 민속춤을 추는 신기한 경험을 버지니아 부쉬가든에서 했다.

윌리엄스버그는 우리의 수원 민속촌과 같은 곳으로, 짧은 미국 역사지만 미국 이민 초창기에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버지니아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유구한 역사가 없어서, 어떻게 보면 현재 미국 시골에서 사는 것도 그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미국인들은 무척 신기하게 생각하고 즐겨 찾는 곳이다.

워싱턴 DC 쪽으로 돌아오면서 드라이브한 쉐난도 스카이웨이는 높지 않은 능선길을 오랫동안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중간에 제법 멋있는 동굴(Crystal Caverns)을 구경했는데, 규모가 크고 동굴 특유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버지니아는 여기저기서 아기자기한 구경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