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Notice) | 방 명 록 (GuestBoard)

2009년 9월 18일 금요일

[자유] 인터넷 인생무상

어제 블로그에 심각한 인신공격성 댓글이 올라와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당사자가 정중하게 사과했고, 일이 잘 마무리되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조해주신 그분께 감사합니다.

곧이어 어떤 손님이 저를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습니다. 그 손님은 삭제된 댓글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고 하면서, 인터넷 동호회에서 제가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저는 근거 없는 중상모략으로 간주하여 관련 글도 삭제했습니다.

블로그에서 가능한 한 글을 삭제하지 않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그러나 인권을 훼손하는 글이라서 운영자로서 삭제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첫 번째 삭제는 당사자의 사과가 있었으므로 제 조치가 적절했음을 뒷받침한다고 봅니다. 두 번째 삭제는 마지막까지 그 손님이 저를 비난했으므로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드립니다. 인터넷 인생이 참 무상합니다.

지난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제가 가입한 인터넷 소통 동호회에서 제가 연루된 "전쟁"에 가까운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가 매우 싫어하는 인욕공모(인신공격, 심한 욕설, 사생활 정보 공개, 중상모략)가 그 시기에 모두 저에게 가해졌습니다. 구체적인 입증 자료는 제가 영구보관할 예정입니다. 저는 제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온 힘을 기울여서 그 "전쟁"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근거 없는 공격을 한 회원에게서 정중한 사과를 받았고, 지금은 앙금을 털어내고 인터넷 친구로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입니다. 협조해준 그 회원에게도 감사합니다.

큰 소동이 연이어 있었습니다. 그 사과를 받고 마무리가 되면 좋았을 텐데, 제가 취한 강력한 자구책 때문에 일부 회원이 반감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익명 회원이 근거 없는 중상모략을 저에게 가했습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서도 온갖 힘을 다해서 명예와 인권을 지키려고 힘들게 노력했습니다. 소동이 벌어지면 궁극적인 책임이나, 원인 제공을 누가 했는지 여부를 떠나서 관련된 사람은 제삼자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하죠. 제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왜 이렇게 시끄럽나라고 하면서 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그 당시 일부 회원의 선동에 의해서 제가 Ban이라는 것을 두 번 당했습니다. 그때 "인터넷 자유민주주의 선언"을 그 동호회에도 올렸습니다. (참조: http://ahnabc.blogspot.com/2009/07/blog-post_6486.html)

Ban은 일종의 혐오투표로서, 각 회원이 하루에 두 표를 던질 수 있고, 사흘 동안 누적 투표가 200표를 넘으면 해당 회원은 한 달 동안 익명 게시판 출입 권한을 박탈당하는 징계 제도입니다. 한 명이 최대 6표를 던질 수 있으니 최소 34명만 적극적으로 투표하면 한 명을 징계할 수 있습니다. 제가 추산한 실제 활동 회원 수는 250~400입니다(조회 수로 추정). 지금까지 아이디가 발급된 횟수는 그것보다 훨씬 많겠죠. 이런 규모의 동호회에서 일부가 혐오투표를 하여 징계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 원리인 단순과반수 원칙을 어길 가능성이 커서 저는 없어져야 하는 제도로 평가했습니다. 이지메 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Ban을 당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저를 Ban하자고 선동한 회원도 Ban을 당했습니다. 그것을 역 밴이라고 합니다. 동호회 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밴과 역 밴이 같은 시기에 이뤄졌으므로 그 당시에 저를 싫어하는 회원과 응원하는 회원이 엇비슷한 숫자였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역 밴이 성공하지 못하면 그 동호회를 영원히 떠나려고 했습니다. 저를 싫어하는 회원만 일부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저를 지지하는 회원이 그만큼 없으면 과반수가 아니더라도 제가 떠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떠나기를 원치 않는 회원이 상당수 있음을 확인하고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 손님은 제가 밴을 당한 사실만 부각하면서 저를 비난하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실명과 소속을 밝혀달라고 했는데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 댓글을 올려서 태클을 걸었습니다. 저를 대상으로 하는 밴이 진행 중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확인해봤습니다. 26표였습니다. 사흘 동안 누적 투표수가 26표입니다. 최소 5명 최대 26명입니다. 네 명이 각각 최대인 6표를 던졌다면, 그것만 해도 24표입니다. 26명의 다른 회원이 밴 표를 한 표씩 던진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제가 회원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밴 투표수가 200표가 되어 밴이 달성되어도 "공분"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단순과반수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기본 인권을 이렇게 무시하면서 남을 공격하는 것이 우리 인터넷 문화의 현주소입니다. 인터넷 인생무상을 느낍니다. 제 해석에 객관적 자료로 반박하는 것은 환영합니다. 최근에 제가 참여한 토론이 있었지만, 저에 대한 비난 글은 별로 없었습니다. 익명 게시판과 손님 게시판에서 근거 없이 비난한 서너 명, 필명 게시판에서 한 명 정도였습니다. 토론으로 의견 교환한 것을 비난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각 게시판이 지금 조용한데 무슨 "공분" 타령인지 모르겠습니다.

구체적 예를 들겠습니다. 다음 제 글에 밴 표가 4표 던져졌습니다.

"OO님의 보충 설명,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세부적으로 지적할 것이 있지만, 모두 생략하고 마지막에 하신 말씀에 대해서만 의견을 드립니다.
(그런데 그것이 청해님의 원래 궁금증인 "절대적 진리"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대답으로서의 기능은 전혀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미 이해하고 있습니다. 확인용 코멘트 고맙습니다."
이 글 내용에 인욕공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을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냥 제 스타일이 싫어서 밴 표를 던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밴 표가 사흘 동안 모인 것이 26표입니다. 이것을 "공분"으로 표현했습니다. 기가 찹니다.

어제 두 번째 손님에게 당부합니다. 제발 부탁인데, 인터넷에서 특히 공인이 아닌 개인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는 구체적이며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바랍니다. 사람 자체가 아닌 글 내용을 두고 왈가왈부하세요. 그리고 떳떳하게 실명을 밝히고 하십시오. 그렇게 익명의 가면을 쓰고 자신의 책임은 회피할 구멍을 만들어 놓고, 남의 인권은 훼손되든지 말든지 식의 비열한 행동은 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 인터넷 동호회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제가 가진 지식과 정보를 제법 전달했고, 제가 많은 정보를 얻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인터넷 인생무상을 느끼면서 한 넋두리해봤습니다. 회원과 손님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댓글 10개:

  1. 웹으로 접속해서 글만 읽을 경우 조회수 카운팅이 안됩니다. 저 같은 경우 주로 웹으로 접근하고(회사에서 텔넷포트를 막아놓은 바람에), 필요한 경우 집에 와서 글을 올립니다. 아마도 생각하시는 활동유저 수 보다는 휠씬 많은 사람이 있을 겁니다.

    답글삭제
  2. 익명 손님, 의견 감사합니다.
    저도 말씀하신 그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만약 그렇다면, 밴 제도가 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답글삭제
  3. 사실 웹이라는 공간이 익명으로써, 또한 서로의 얼굴을
    보지않으면서의 교류로 인해,
    저같은 숫기없는 사람이 편한 대화의 장으로서의 긍정적기능만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악용,남용하여 오프라인이라면 감히 하지도 못할
    폭언, 악성댓글들을 함부로 다는 것은 반드시 근절되야 할텐데.. 우리나라가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실 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이 더 개방적이고 많은사람들이 보는 공간이라, 리플하나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올리는 편입니다.)

    공연히 근거없는 악성글로 인해 박사님께서 상처를 안받으시고 크게 염려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답글삭제
  4. 영환 씨, 염려해주셔서 고마와요.
    저는 씩씩해서 괜찮습니다. 그런 분도 일시적으로 감정이 앞서서 그렇게 했다고 봅니다. 조금 더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판단했다면 다른 해석도 가능함을 알아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래나 저래나 제가 소동에 연루된 탓도 있기도 하고요. 시민 의식이 더 성숙해지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시간이 제법 걸릴 것입니다.

    답글삭제
  5. 아.. 이런...

    저도 한 때 인터넷 토론장들을 즐겨 다녔었는데요.
    안좋은 일들이 여럿 있어서, 이젠 거의 대다수 방문 홈페이지에선 눈팅족으로만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발길을 끊은 곳도 여럿 되구요.
    글로 입은 상처는 생각보다 오래가는 거 같더라구요.

    좋은 방향으로 원만하게 잘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박사님 상처 안받으시길 바라구요.

    답글삭제
  6. 돌비 씨, 염려해줘서 고맙습니다.
    저는 아마추어적이나마 인터넷 소통을 연구해왔기 때문에 그 정도는 지불할 수 있는 비용으로 간주하여 괜찮습니다. 일종의 실제 경험적 연구에 들어간 조사 비용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더 좋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별로 상처 받지도 않습니다. 지금까지 더 심한 별의 별 일이 다 벌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
  7. 그 동호회 게시판이 어딘지 알거 같습니다.
    실은, 교수님께서 전에 올리셨던 글을 읽고
    그 게시판으로 들어 가 봤는데...

    차분한 논리로 대화를 이어 가기 어려운 분들하고도
    안교수님께서 소통을 시도하신 흔적을 봤습니다.

    저같으면 그냥 "그래, 너네 그렇게 살아라."하고
    썼던 글들 다 지우고
    그냥 넘어가고 말텐데,
    안교수님께서 그 분들과 나눈 대화를 보면서
    참 대단하시고 내공 깊으신 분이란 걸
    다시 한 번 알게 됐습니다.


    예전에 얘기하신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를 즐기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어떠한 제대로된 사상이나 목표의식없이 살아 온 제 지난 세월이 부끄럽기까지 하네요.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교수님께서 이런 일로
    피로감을 느끼시지 않으셨음 합니다.

    답글삭제
  8. 형석 씨는 직접 보셨군요.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다양한 인간상을 볼 수 있죠. ^^
    제 토론을 좋게 봐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피곤감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제가 얻는 것도 많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감수해야죠.

    답글삭제
  9. 여기야 말로 재미있는 동네이군요. ^^

    답글삭제
  10. 블로그를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더 고맙고요.
    재미있는 동네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 중이죠. ^^
    자주 놀러 오셔서 재미있는 동네 만들기에 동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