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시계로는 일요일 밤이지만, 제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새벽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가끔 제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여러 일을 되새기면서 그때는 왜 그렇게 결정했을까, 다른 길은 없었을까,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기도 합니다. 아직 젊은 사람이 이런 회고적 상념에 묻히는 것이 별로 탐탁지 않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이라고 친지에게 얘기하곤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남의 감정이나 마음은 모를 수도 있고, 알아도 모른 척 혹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 자신의 것은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요. 아,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싯타르타 수준의 해탈에 도달한다면... 그러나 그런 환상적인 초절정 내공은 저 같은 필부에게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무지개라고나 할까요.
서울대를 떠난 것이 제 인생의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 사정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 몇 달의 고민 끝에 어느 날 전격적으로 최종선택을 했습니다.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결정적인 후회는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아쉬움은 가끔 느꼈습니다. 그런 아쉬움은 서울대에서 계속 일했다면 발생했을 기회비용을 계산하면서 스스로 달랬습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다양한 사회경험을 하면서 재미난 세상구경을 많이 했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 와중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도움을 잊지 않고, 기회가 되면 pay back이나 pay forward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습니다. 실천이 잘 되지 않아서 문제이기는 하죠...
일요일 새벽에 잠이 약간 덜 깬 상태에서 적어봤습니다. 노래 한 곡 듣겠습니다.
아름다운 사람 - 서유석, 한병천
(사진은 어제 낮에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그 사이로 살짝 보이는 해를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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