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7일 월요일
[자유] 우리나라 정당의 공동체 지향 (4)
[작성자]
안병길晴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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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2:33
"우리는 한국 민주주의의 구심체역할을 수행했던 민주·개혁·평화·미래세력의 정치적 결사체로서, 우리는 개인과 공동체, 시장과 정부, 자율과 책임, 사익과 공익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정치적 공동체가 아닌 "결사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공동체는 개인에 대하는 용어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즉, 민주당의 근본적 성격은 게마인샤프트가 아니고 게젤샤프트라는 것이고, 공동체는 개인과 구분되는 "전체"를 뜻하는 표현으로 채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 용도로 공동체를 수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봅니다.
민주당 강령에는 "남북 간의 제반 교류협력을 증진하여 경제·문화공동체를 건설하고"라고 주장합니다. 강령 전문에 민주당 자체를 결사체로 규정했음을 참작하면, 이 표현도 게마인샤프트 공동체라기보다는 남북한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좋게 해석해줄 여지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적절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으로 저는 평가합니다. 만약 제가 강령 초안을 잡았다면 공동체 대신 "협력체"를 사용했을 것입니다.
민주당 기본정책에는 공동체가 다양한 양식으로 나타납니다.
"개성공단사업 확대와 경제특구를 추가로 건설하여 남북 상생과 공동번영의 경제공동체를 추진한다."
"타문화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여 다문화시대의 열린공동체의식을 육성한다."
"전 국토 생태네트워크를 연결하여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실현한다."
남북 경제공동체와 열린공동체는 어색한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에 대한 계산 차이는 있지만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협력 개념이 경제에는 더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와 관련해서는 굳이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다양하게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열린" 의식을 강조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염두에 둬서 공동체라는 표현을 연결했겠지만, 공동체 자체가 "획일성" 의미를 일부 내포하고 있어서 저로서는 어색하게 보입니다.
세 번째 표현은 그래도 나은 것 같습니다. 생태와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생명공동체 구현을 주창하는 것은 덜 어색합니다. 수사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엄밀하게 따져서 더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로서는 이것도 "생명협력체"로 표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의 정강/강령을 살펴보니 그중 민주당의 강령이 더 자유민주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당은 적어도 기본 개념에서 공동체를 주창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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