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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3일 일요일

[음악] 아름다운 기타 음악과 함께 주말을...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02/21)

베토벤이 말년에 청력을 잃었음에도 작곡에 매달리는 불굴의 정신을 보여줬다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어린 시절 악성 디프테리아로 시력을 잃었는데 그것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남긴 스페인의 작곡가가 있습니다. 세 살에 실명한 호아킨 로드리고(Joaquin Rodrigo)입니다. (스페인어에서는 J를 ㅎ으로 발음하므로 죠아킨이 아니고 호아킨입니다.)

로드리고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랑훼즈(Aranjuez) 협주곡이죠. 아랑훼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옛 별궁이 있는 스페인의 도시 이름입니다. 기타가 섬세하고 미려한 음색을 자랑하는 악기이지만 음량이 상대적으로 약해서 협주곡의 독주 악기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로드리고가 1939년에 아랑훼즈 협주곡을 선보여서 기타도 큰 오케스트라와 함께 훌륭하게 연주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스페인 기타 음악의 위상이 올라갔음은 물론이었죠.

경쾌한 리듬의 1악장, 왠지 구슬픈 2악장, 춤을 추는듯한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느린 선율의 2악장이 가장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2악장이 1937년에 있었던 게르니카 폭격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로드리고 부인의 회고로는 결혼 초의 행복과 첫 애를 유산했을 때의 아픔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기타리스트 죤 윌리엄스,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협연으로 들어보시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Concierto de Aranjuez (Joaquín Rodrigo)
Daniel Barenboim & Berliner Philharmoniker
Guitar : John Williams
Live at Waldbuhne, Berlin, Germany, June 21, 1998




댓글 1개:

  1. 신영기
    (2009/02/22 01:54) 안박사님 덕분에 오늘도 좋은 음악 듣습니다. ^^

    박영환
    (2009/02/22 08:58) 오늘 곡은 약간 무식하게 이야기하자면 토요명화테마 이군요.. -_-;;

    머리가 복잡할때나 잠안올때, 전 jim hall이 연주한 재즈풍의 아랑훼즈 협주곡을 항상 틀어놓곤 했는데, 오늘 올려주신 john williams의 버젼도 너무좋네요, 덕분에 몰랐던 곡에 대한 배경지식도 알게 되었구요.

    안박사님, 좋은 음악 잘 들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요..^^;;

    이준구
    (2009/02/22 09:58) 이게 대학생 시절 이래 내 favorite 중의 하나인데요. 대학생 때 어줍잖게 영어 연극에서 배경음악을 담당했는데, 바로 이 곡을 썼습니다. 안박사, 주말 잘 보내세요.

    김형균
    (2009/02/22 23:00) 운지하는 왼손의 손톱이 길어보이는게...좀 독특한데요... 설명해주실 분?

    김형균
    (2009/02/22 23:01) 아, 안박사님 좋은 음악 감사드립니다. 저도 아랑훼즈 좋아합니다. ^^

    윤형석
    (2009/02/24 10:30) 저도 교수님과 상당히 유사한 이유로 연극 무대를 만드는 일을 대충 1년 따까리 2년 "무대감독"이라는 허울로 노가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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