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에서 있었던 의견 교환입니다. 2009년 7월 4일)
회원: 중국은 공산독재와 자본주의가 결합해서 잘 운용되는 것으로 본다.
(안) 중국은 현재 공산주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권위주의에 "수정 사회주의(제가 만든 용어임)"가 결합한 형태라고 저는 봅니다.
회원: 나는 100% 자유민주주의자는 아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야기를 보면 전제군주가 좋은 뜻을 관철한 적이 있다.
(안) 음... 100% 자유민주주의자를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정의하려면 "역사의 끝"이 있어야 하는데, 자유민주주의는 그 끝을 상정하지 않습니다. 발전하든지, 정체하든지, 퇴보하든지, 셋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지적 상대주의를 취합니다. 따라서 회원님보다 제가 더 자유민주주의자냐 아니냐, 이런 식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주위에 독불장군이 있다면 그 사람보다는 회원님이 더 자유민주주의자가 되는 것입니다.
회원: 이순신 장군은 자유민주주의자가 아니었지만 훌륭한 전과를 냈다. 이 점을 일반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안) 물론 조선시대에 자유민주주의자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군주가 존재하면 그것은 자동으로 권위주의이고, 군주를 인정하는 사람은 자유민주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죠. 자유민주주의 군대도 군율이 대단히 센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계약을 그렇게 하면 됩니다. 역사의 가정은 참 힘들죠.^^
회원: 자유민주주의가 optimal decision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것 아닌가? 전쟁 상황에서는 생존이 중요하다.
(안) 미군이 전형적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대죠. 전쟁 잘하죠.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더 나쁜 정치적 상황을 피하는 것을 염두에 둔 정치이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플라톤의 철인왕과 같은 지도자를 계속 가질 수 있으면 자유민주주의 안 해도 됩니다. 그런데 그런 보장이 없고, 독재자가 나오면 나라를 말아먹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자유민주주의가 optimal이 됩니다.
회원: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번영된 국가나 사회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되지 않는다고 본다.
(안) 그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그 삼각편대가 성적이 아주 좋습니다. 장기적 시계열에서 그만한 환상의 조합은 역사상 없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망해서 히틀러가 등장하기도 했죠.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이 상당히 잘 짜인 자유민주주의 헌법이었다고 합니다.
회원: 정치이념으로서 홍익인간주의?
(안) 정치이념은 한 사회의 질서를 어떻게 짜느냐는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홍익인간은 과정은 없고 결과만 있기 때문에 정치이념이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냥 도덕적 슬로건으로 채택하고 계신 것으로 간주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회원: 가르침 바란다.
(안) 저는 이런 clarifying question을 아주 좋아합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 그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아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요즘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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