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3일 목요일
[수필] 샌프란시스코 근처로 오시면...
[작성자]
안병길晴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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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49
선배님께서 샌프란시스코 근처로 오실 일이 있으면, 꼭 보여 드리고 싶은 것이 자이안트 세코이아(Sequoia) 나무입니다. 캘리포니아는 태평양을 연해 있고, 높은 산들도 많아서 볼 것이 아주 많은 지역입니다. 저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으뜸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를 말합니다. 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레드우드 나무(Redwoods)는 크게 자이안트 세코이아와 캘리포니아 레드우드로 나뉘는데 자이안트 세코이아는 더 뚱뚱하고, 캘리포니아 레드우드는 더 높게 죽 뻗은 거목입니다. 캘리포니아 레드우드는 대도시 샌프란시스코 근처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가서 볼 수 있지만, 자이안트 세코이아는 내륙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 안에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보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이전에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를 소개하기 위해서 적었던 글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들)
캘리포니아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있고 태평양을 연하고 있어서 볼 것이 많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산들은 험준하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편이다. 캘리포니아의 산에서 볼 수 있는 하늘로 곧게 뻗은 거대한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는 공룡시대를 연상케 할 만큼 그 덩치가 어마어마하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산 생명체와 가장 큰 생명체가 모두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그들이 바로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들이다.
캘리포니아의 세코이아(Sequoia) 국립공원과 “왕들의 협곡(Kings Canyon)” 국립공원은 자이안트 세코이아 군집지로서 유명하다. 나무들이 얼마나 큰지 어른이 10명 이상 두 팔을 쭉 뻗고 둘러서야 나무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자이안트 세코이아들이 빽빽이 서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나무들이 너무 커서 처음에는 조금 억눌리는 기분도 느낀다.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는 나무 밑 부분을 파서 차가 지날 수 있도록 한 것도 구경할 수 있다. 미국에서 구경한 것 중 신기한 것들을 열거하자면 반드시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는 어떻게 보면 플라스틱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껍질이 딱딱하게 보인다. 그 점이 바로 세코이아 나무가 장생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한다. 화재에 견디지 못하면 몇십 미터씩 클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실제로 오래 산 세코이아 나무 중에는 밑동은 불로 타거나 그슬려도 윗부분은 실하게 죽 뻗은 것을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 가시면 자이안트 세코이아 나무 구경을 반드시 하실 것을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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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답글삭제(2008/02/22 10:31) 세코이아 나무와 관련해 아픈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1991년 미국을 대충 돌아보고 있던 중 Sequoia National Park에 들렀습니다. 이 사진에 나오는 것 같은 거목들을 찾아 나서려는 참에 어린 아들 녀석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화장실을 찾으려고 황급하게 불법 U-turn을 시도하다 그만 고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고랑에 뒷 바퀴가 빠져 벌렁 자빠진 차를 보니 한숨이 나오더군요. 견인차 볼러 몇 시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차를 뺐습니다. 그런데 그 날 LA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공원에 머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잔챙이 세코이아 몇 그루 본 것으로 만족하고 그곳을 떠났지요. 한번 더 그쪽으로 가면 이 사진의 나무를 기필코 보고 오겠습니다.
안병길
(2008/02/22 11:03) 그 쪽 길이 제법 꼬불꼬불한 편인데 큰일날 뻔 했습니다. 학회 등으로 혹시 샌프란시스코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저에게 꼭 연락주십시오. 선배님 남는 시간에 맞춰서 맞춤형 나무 구경으로 모시겠습니다. 레드우드는 중국 남서부 지방에도 있다고 합니다.
박희승
(2008/02/22 21:50) 앗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계신가 보군요^^
저도 세코이아 나무와 관련해 (나름 관련된..)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ㅠ_ㅠ 지난 여름 버클리로 여름 계절을 들으러 갔었는데, 그 때 Yosemite 국립공원에 1박 2일로 놀러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거대한 세퀘이아 나무 숲을 본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D 정말 거대~하더라구요>_< 근데 다음 코스로 땀을 뻘뻘 흘리며 유명하다는 Mirror Lake를 찾아 걸어갔는데, 여름이라 물이 다 말라 버린겁니다;;; Mirror Lake라는 이름처럼 물에 멋진 풍경이 반사되어 장관을 이루어야 하는데, 물이 다 말라버리니까 너무 허무하더라구요 ㅋㅋ 호수 뿐만이 아니라 그 해는 폭포까지 다 말라버렸다는...그래서 요세미티하면 세퀘이야 보다는 말라버린 Mirror Lake에 대한 원망(?)이 더 크네요 ㅋㅋ
**사진 너무 재미있어요^^ 저도 이런 사진 한 번 찍을껄 했네요~~
안병길
(2008/02/22 22:46) 캘리포니아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올 겨울은 비와 눈이 많이 와서 다행입니다. 경험하셨겠지만 이 지역은 여름에 비 구경하기 힘듭니다. 우기와 건기가 딱 구분되죠.
그 거목들은 사람과 비교해봐야 제대로 크기를 가늠할 수 있죠. 멀리서 사진 찍으면 그냥 보통 나무 정도로 보일 수 있습니다. ^^
이준구
(2008/02/22 23:55) 희승양, 이렇게 큰 나무를 보기는 했니? 내가 본 나무들은 이것보다 훨씬 더 작았는데.
그런데 Mirror Lake라는 이름은 흔한가봐? Canadian Rockies에도 그런 이름의 호수가 있는데. 안박사, 나는 redwood가 소나무의 일종인 줄 알았는데 세코이아의 일종이군요. 자이안트 세코이아와의 확연한 구별이 가능합니까? 그리고 요즈음 우리나라 가로수로 메타세코이아라는 것을 많이 심는데, 이 나무와 미국의 세코이아 사이의 관계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안박사, 세코이아 숲은 가끔 산불이 나야 더욱 건강해진다는 사실 알고 계시겠지요? 그래서 산불이 너무 안 나면 산림청 사람들이 통제된 산불을 일부러 낸다고 합니다.
안병길
(2008/02/23 05:26) 덩치가 제법 큰 경우, 캘리포니아 레드우드는 상대적으로 좁게 곧게 위로 쭉 뻗었고, 자이안트 세코이아는 옆으로 보다 퍼진 특징을 쉽게 잡아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마츄어라서 상대적으로 작은 레드우드와 자이안트 세코이아를 정확하게 구분하지는 못 합니다. 다만 캘리포니아에서 서식하는 곳이 제법 구분되기 때문에 바닷가 근처에서는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시에라네바다 산중에서는 자이안트 세코이아 식으로 알아차립니다.
제가 처음에 조금 잘못 알고 적은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보통 세코이아라고 하면 캘리포니아 레드우드를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cypress에 속하는 레드우드는 세 종류가 있는데, 세코이아(캘리포니아 레드우드), 자이안트 세코이아, 그리고 중국의 메타세코이아입니다. 중국 레드우드를 메타세코이아로 부르기도 하는군요. 원문 내용은 수정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equoiadendron
http://en.wikipedia.org/wiki/Sequoia
http://en.wikipedia.org/wiki/Metasequoia
선배님 덕분에 레드우드에 대해서 보다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준구
(2008/02/23 09:51) 안박사,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요즈음 많이 보급되고 있는 메타세코이아는 중국 원산의 레드우드로 보면 되겠군요.
안병길
(2008/02/23 11:53)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나무 보급하는 사람들이 정확한 용어를 사용했다면, 중국 원산 레드우드일 것입니다. 세 종류의 레드우드는 사진으로 봐도 모양이 어느 정도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