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4일 목요일
[단상] '대통령님'이라는 용어
[작성자]
안병길晴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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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28
개인적으로 '대통령님'이라는 용어도 어색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지난 참여정부 캐치프레이즈에도 나타나 있듯이 대통령은 매우 높임말이다. 역설적인 설명이지만,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에서 국민보다 더 높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님'을 붙이지 않아도 가장 높은 수준의 예의갖춤 뜻은 충분히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언어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문화적으로 편한 방향으로 대다수가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용어가 혼동스러울 때는 대통령 스스로가 정리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창동 씨가 참여정부 문화관광부 장관에 취임했을 때, 관료들의 상관에 대한 과도한 예절차림을 빗대서 '조폭문화'같다는 취임사를 발표했었다. 아마 그 장관을 부를 때 장관님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본인이 어색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조폭 우두머리에게 '큰 형님' 식으로 부르는 것으로 들렸을 테니까. 그 정도는 아니였을까? 장관님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국민,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의원, 총리 기타 등등보다는 '낮은' 위치이니까. 너무 분석적으로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질 것이다. 지엽적인 문제라고 무시하자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다.
아무래도 '대통령님'은 아닌 것 같다. 대통령과 직접대화할 때나 경어법을 사용하여 대통령을 지칭해야 할 경우의 적절한 용례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님께서는... 혹은 대통령은... 혹은 대통령님은... => 대통령께서는...
참여정부 초기에 있었던 대통령-검사 토론에서 검사들은 앞 부분에서는 '대통령'이라는 용어를 제법 사용했는데, 뒤로 갈수록 '대통령님'이라는 용어가 대부분 쓰였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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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권위주의 시대의 '각하'라는 뜻과달리,
답글삭제인터넷을 보면 우리 "우리 가카께서" "가카님 말씀에"라는 말로 주로 태통령을 비꼬는 말로 많이 사용되더군요. ^^
말씀대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조금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자면 '국민의 종'인 공무원들 중에서는 제일 꼭대기에서 국민을 섬겨야 하는 사람인데 일일이 '님'자를 붙이는 것이과거로 점점 회귀하는 것 같아 씁쓸해 집니다.^^
(어쩌면 '가카'라는 용어가 최근에 많이 쓰이기 시작한 것도 작금의 분위기와 맞물려서 그렇기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ps. 오늘 갑자기 느꼈습니다만, 박사님께서 좋아하시는 말씀인 성냥불, 성냥불이야기란 것이 너무 멋집니다. 지난번 사진에 혼자서 큰기둥의 성냥을 힘껏미는 모습도 박사님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듯 하구요..^^
그 성냥개비를 더 열심히 밀어야 하는데 능력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힘껏 해야죠. ^^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글삭제대통령은 단어 자체가 최고 높임말이라서 님을 붙이는 것은 중복인 것 같아요. 과장님, 팀장님, 부장님 등은 괜찮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