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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6일 화요일

[소민우] 스위스 헌법에서 'Gemeinschaft'를 발견했습니다.

독일어로 된 스위스 헌법 제15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1 Die Glaubens- und Gewissensfreiheit ist gewährleistet.
2 Jede Person hat das Recht, ihre Religion und ihre weltanschauliche Überzeugung frei zu wählen und allein oder in Gemeinschaft mit anderen zu bekennen.
3 Jede Person hat das Recht, einer Religionsgemeinschaft beizutreten oder anzugehören und religiösem Unterricht zu folgen.
4 Niemand darf gezwungen werden, einer Religionsgemeinschaft beizutreten oder anzugehören, eine religiöse Handlung vorzunehmen oder religiösem Unterricht zu folgen.

Art. 15 Freedom of religion and conscience
1 Freedom of religion and conscience is guaranteed.
2 Everyone has the right to choose freely their religion or their philosophical convictions,and to profess them alone or in community with others.
3 Everyone has the right to join or to belong to a religious community, and to followreligious teachings.
4 No one shall be forced to join or belong to a religious community, to participate ina religious act, or to follow religious teachings.

참고로 프랑스 말로 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La liberté de conscience et de croyance est garantie.
2 Toute personne a le droit de choisir librement sa religion ainsi que de se forger ses convictions philosophiques et de les professer individuellement ou en communauté.
3 Toute personne a le droit d’adhérer à une communauté religieuse ou d’y appartenir et de suivre un enseignement religieux.
4 Nul ne peut être contraint d’adhérer à une communauté religieuse ou d’y appartenir, d’accomplir un acte religieux ou de suivre un enseignement religieux.

스위스 입법자가 단체를 의미하는 또 다른 단어인 societé(불) Gesellschaft(독)를 쓰지 않고 communauté와 Gemeinschaft를 쓴 것은 나름대로 무엇인가의 의도한바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있다가 말씀 드리겠습니다.

2009년 9월 7일 월요일

[자유] 우리나라 정당의 공동체 지향 (4)

진보신당과 한나라당을 살펴봤으니 민주당도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 강령 전문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우리는 한국 민주주의의 구심체역할을 수행했던 민주·개혁·평화·미래세력의 정치적 결사체로서, 우리는 개인과 공동체, 시장과 정부, 자율과 책임, 사익과 공익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정치적 공동체가 아닌 "결사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공동체는 개인에 대하는 용어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즉, 민주당의 근본적 성격은 게마인샤프트가 아니고 게젤샤프트라는 것이고, 공동체는 개인과 구분되는 "전체"를 뜻하는 표현으로 채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 용도로 공동체를 수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봅니다.

민주당 강령에는 "남북 간의 제반 교류협력을 증진하여 경제·문화공동체를 건설하고"라고 주장합니다. 강령 전문에 민주당 자체를 결사체로 규정했음을 참작하면, 이 표현도 게마인샤프트 공동체라기보다는 남북한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좋게 해석해줄 여지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적절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으로 저는 평가합니다. 만약 제가 강령 초안을 잡았다면 공동체 대신 "협력체"를 사용했을 것입니다.

민주당 기본정책에는 공동체가 다양한 양식으로 나타납니다.

"개성공단사업 확대와 경제특구를 추가로 건설하여 남북 상생과 공동번영의 경제공동체를 추진한다."

"타문화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여 다문화시대의 열린공동체의식을 육성한다."

"전 국토 생태네트워크를 연결하여 한반도 생명공동체를 실현한다."

남북 경제공동체와 열린공동체는 어색한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에 대한 계산 차이는 있지만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협력 개념이 경제에는 더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와 관련해서는 굳이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다양하게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열린" 의식을 강조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염두에 둬서 공동체라는 표현을 연결했겠지만, 공동체 자체가 "획일성" 의미를 일부 내포하고 있어서 저로서는 어색하게 보입니다.

세 번째 표현은 그래도 나은 것 같습니다. 생태와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생명공동체 구현을 주창하는 것은 덜 어색합니다. 수사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엄밀하게 따져서 더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로서는 이것도 "생명협력체"로 표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의 정강/강령을 살펴보니 그중 민주당의 강령이 더 자유민주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당은 적어도 기본 개념에서 공동체를 주창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년 9월 3일 목요일

[자유] 우리나라 정당의 공동체 지향 (3)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공동체 자유주의에 대해서 저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http://tinyurl.com/ahn-lincoln1)

"최근에 어떤 학자께서 공동체 자유주의라는 개념을 설파하고 계신다는데, 저 같은 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 말을 딱 듣자마자, 혹시 룻쏘? 이런 생각이 팍 듭니다. 자유와 공동체를 엮어 놓으면 매우 어색한 개념이 됩니다. 자유주의면 자유주의이고, 공동체면 공동체이지 그것을 묶을 이유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 책을 읽어보니 비판을 할 수가 없더군요.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주장을 해놓으니 무엇을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아, 예~하고 말았죠.^^

공동체라는 상위 개념을 두는 것 자체가 진정한 자유주의에 어긋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공동체에 의해서 자유가 구속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자유는 자유에 의해서 구속되는 것이 자유주의의 핵심입니다. 개인주의 사상이라는 것이죠. 사람을 공동체로 묶어서 한 덩어리로 만드는 순간, 개인의 자유는 적어도 조금이라도 더 훼손될 수밖에 없죠. 그럼 국가는? 국가가 어떻게 일반적인 정치 공동체입니까? 여러 이익이 상충하는 큰 정치 집단일 뿐이죠. 통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있죠. 평화 시 국가를 정치 공동체로 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무엇을 제시하여 하나로 모을 수 있는지 저에게 예를 보여주시면 경품을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경우가 월드컵 4강 신화의 축구 정도가 될 텐데, 그것은 정치 이벤트가 아니죠. 또한, 더 엄밀히 따지자면, 축구 때문에 열광하는 사람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 정도인데 정치에서 무슨 국가 공동체 타령인지 모르겠습니다. 종교에는 공동체가 있습니다. 국가 운명 공동체는 어떻습니까? 지구가 멸망하면 모두 끝입니다. 그런 의미라면 공동체 아닌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유는 자유이지, 공동체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자시고가 어디 있겠습니까.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이 자유주의의 모습입니다. 이기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자유주의의 정답입니다. 만약 그것을 공동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언어의 유희입니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십시오. 그렇게 해도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정답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이 자유주의입니다. 어설프게 국가 공동체를 위한다든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든지, 국가이익을 위한다든지, 우리는 운명 공동체 등의 주장으로 무장하여 가스통을 들고 설치는 것보다 그것이 훨~씬~ 긍정적이고 건설적입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정치사에서 국가 전체적으로 평화 시에 정치적 공동체에 근접한 사례가 딱 한 번 나옵니다. 1980년 광주에서 나왔다고 저는 봅니다. 그런 것이 유사 공동체입니다. 그 부분에서는 룻쏘가 일정 부분 맞는다고 제가 인정해줄 용의가 있습니다. 그 이외에는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물론 북한에서는 룻쏘를 아주 사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전체가 주체사상에 입각한 유사 공동체 아닙니까? 주체사상을 일종의 일반의지로 간주해도 큰 무리는 없겠습니다."

한나라당의 정강 전문과 강령에는 "나눔의 공동체"라는 표현도 나옵니다.

"상류층이 도덕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나눔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제 14 조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공동체)
집단이기주의와 배타적 공동체의식을 억제하고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한다."

언뜻 보기에는 정말 훌륭한 정당으로 보입니다. 이기적이 아닌 이타적 인간을 지향하는 바람직한 도덕을 추구하는 선언입니다. 정강이나 강령이 희망사항도 당연히 포함하기 때문에 그런 이타적 도덕성 지향을 궁극적으로 나무랄 수는 없겠습니다. 그런데 말은 번지르르 하지만, 실제는 어떨까요? 정당이 게마인샤프트(Gemeinschaft)인지 게젤샤프트(Gesellschaft)인지 생각해보시죠. 저는 게젤샤프트로 봅니다. 게젤샤프트로 정당을 파악하면 집단이기주의로 정당을 바라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상류층의 도덕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 온갖 힘을 다 기울였을까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까요? 글쎄요... 왠지 조금 간지럽습니다. 이타적으로 남을 도와주는 개념을 활용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이기심으로 잘 먹고 잘 살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개념을 원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지, 다음과 같은 표현도 있습니다.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는 선진정치공동체를 지향한다."

차떼기 정당이라는 별명이 심히 걸리는 모양입니다. "선진정치를 지향한다."라고 간단하게 선언해도 될 것을 왜 굳이 공동체를 집어넣었는지 의문입니다. 앞에서 공동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으니 관성으로 들어간 것 같기도 합니다.

공동체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경제공동체, 남북공동체까지 갑니다.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촉진하여 한반도경제공동체를 구현한다."

경제적 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남북한 경제공동체라고요?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