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 전이라 짧게 씁니다. 이전 글과 마찬 가지로 이 글의 외부 인용은 원치 않습니다.
- 좀 수정했습니다. (10/7 21:30)
1. 검체
- 상기도(코에서 인후까지의 호흡기) 검체를 채취해야 합니다. 코를 통해 면봉을 넣어 문질러 채취하는 비인두 검체(nasopharyngeal swab)가 가장 좋은 검체이며, 채취가 어려울 경우 입을 통해 면봉을 넣어 채취하는 인후 검체(throat swab)를 쓸 수 있습니다.
- 혈액검체를 채취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인플루엔자가 중증으로 진행하여 전신질환이 되면 바이러스가 혈액에서도 검출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호흡기에 국한된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감염 전파 방지를 위해서는, 혈액과 소변을 비롯한 환자에게서 나온 모든 검체를 감염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진단을 위한 검체로서는 혈액은 부적절합니다.
2. 검사
(1) PCR
-신종 인플루엔자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배양이나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시행해야 하나, 바이러스 배양은 여러 가지 이유로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어 PCR이 사실상 유일한 확진법입니다.
- 신종 인플루엔자 PCR은 현재 한시적으로 보험이 인정되고 있으며, 가격은 10만원이 좀 넘습니다.
- 검사 자체는 하루 안에 결과가 나옵니다만, 대부분 검사가 밀려 있고, 하루에 할 수 있는 검사 수의 한계로 실제로는 2~3일 뒤에 결과가 나오는 곳이 많습니다.
(2) 신속항원검사
- PCR을 시행할 수 없는 의료기관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 인플루엔자 신속항원검사 (rapid antigen test)입니다.
- 이 검사는 원리상 소변 임신 검사와 같습니다. 다른 시설 없이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15분 안에 결과 판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PCR을 시행할 수 없는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많이 이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 문제는 현재 시판되는 키트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닌 계절 인플루엔자를 진단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민도(환자가 그 질병을 갖고 있을 때 검사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는 9-51%에 불과합니다. 쉽게 말해 100명의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 중에 49명에서 91명(!)까지 놓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진을 위해서도, 신종 인플루엔자 배제를 위해서도 권장되지 않습니다.
-신속항원검사로 신종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를 검사한 경우, 권장되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보험 인정을 못 받습니다. 처음부터 비보험으로 검사를 처방한 경우, 성형수술이나 치아 교정이 그렇듯이 의료기관마다 마음대로 가격을 매길 수 있습니다.
(3) 영상
-초음파 검사는 신종 플루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폐렴으로 진행된 것이 의심될 경우 X-ray나 CT 촬영이 필요합니다.
3. 타미플루
- 현재 타미플루는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아도, 임상적으로 의심되면 의사의 판단 하에 처방할 수 있습니다. PCR 결과를 확인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신속하게 처방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 것입니다.
- 약값은 보험이 인정되었다면 무료입니다. 국가비축분을 거점 약국을 통해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보험으로 구입한다면 10알(통상 처방되는 양)에 3만원쯤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는 타미플루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환자가 굳이 원해서 비보험으로 처방했다면, 저 가격으로 구입하게 되겠지만, 그런 경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에 매우 감사합니다. 바쁘실 텐데 성가시게 해드린 것 같아서 미안하네요.
답글삭제그래도 궁금증이 해결되어서 기쁩니다.
병원의 안내하는 사람이 의학 전문인이 아닐 수 있으니 적절하지 않은 설명을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잘 모르고 안내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 박사님,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급하게 쓴 답변이라 충분할지 모르겠습니다.
답글삭제- 가격은 둘째치고 무의미한 검사를 권했다면 malpractice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