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캘리포니아 일요일 저녁입니다. 블로그 초기라서 제가 신경을 좀! 쓰고 있습니다.^^ 조금 지나면 저도 안정적으로,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블로그에서 사랑방 놀이를 할 수 있겠죠. 블로그를 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 연락을 하지 않았더니, 궁금하게 생각하셨던 여러 친지가 연락해줘서 반갑다는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격려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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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의 이름에 "성냥불"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 표현을 1997년부터 사용했습니다. 경제학을 크게 거시와 미시로 나누는데, 그 분류를 적용하면 제가 공부한 정치학이 미시 정치학에 속합니다. 합리적 선택이론이라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정치학 방법론입니다. 미시 경제학의 공공선택과 게임이론을 합쳐서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따라서 핵심 용어는 <인간의 선호>입니다. 좋고 싫은 잣대를 이용하여 선거제도, 투표행위, 외교/협상 전략, 국제분쟁 등을 연구합니다. 연구 대상만 다를 뿐이지, 미시경제학 방법론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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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이크로에 치중하다 보니 큰 변화보다 작은 변화에 더 관심이 간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큰 횃불보다 조그만 성냥불만 있으면 된다는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물론, 조선 말 개화기였다면 횃불이 필요했겠죠. 그러나 1997년은 이미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제법 성장했고, 정치적으로도 직선제 개헌 이후 10년이 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잘 작동했던 발전 동력에 성냥불 정도의 마이크로 조정만 있으면 우리나라가 더 성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의식은 저에게는 아직 유효합니다.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자들이 무슨 큰일을 할 듯이 거창하게 떠들면, 저는 영 불편합니다. 왠지 뜬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고 하면, 저는 그 국가가 무슨 국가인지, 그 민족이 과연 우리 민족인지 오히려 의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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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성냥불보다 더 위력적인 촛불을 시민이 밝혔습니다. 성냥불로 우리 사회 발전을 미리 밝혔으면, 촛불이 거리로 나오지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저는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 촛불이 아니라, 그보다 대단히 약한 성냥불로 산다는 것도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권위주의 어둠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자유민주주의 성냥불 하나라도 밝히는 것이 우리 장래에 도움이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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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블로그 이름에 10년 전 생각했던 그 조그만 성냥불을 갖다 붙였습니다. 오랫동안 꺼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안박사, 아침에 일어나서 메일 체크하니 초대장이 와 있어서 들렀는데, 갑자기 나갈 일이 생겨서 그냥 나갔네. 이제 학교에 와서 잠시 들렀어. 앞으로 가끔 들리고, 흔적도 남길게. (근데 이렇게 반말로 남겨도 되나?) P.S. ben은 내 영어 이름이야.
답글삭제아이고, 선배님, 친근하게 반말로 해주시니 더 좋습니다. 앞으로 자주 오셔서 소중한 말씀 많이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초청을 승낙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왜 성냥불이 들어갔나..궁금했었는데...중후한 멋이 담긴 이유가 있었네요^^
답글삭제밝혀진 촛불이 하나씩 모여 뭉쳐진 불빛들이 숭고하게 느껴졌었는데 안박사님의 글대로 그것이 켜지기 전 성냥불이 밝혀지면 그 불빛들보다도 더 밝은 장래가 될 것 같습니다.
BeA님 궁금증이 풀려서 다행입니다. 이상하게 생각하실 분이 있을 것 같아서 제가 "꾀"를 조금 내봤습니다. ㅋ
답글삭제배려 깊은 좋은 코멘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