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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8일 화요일

[샹그릴라] 중국식 자본주의

(지인 중에 중국에 빠진 사나이가 한 명 있습니다. 블로그 필자로 초청했는데, 필자는 커녕 블로그를 볼 수도 없다고 합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60주년을 맞이하여, 북경에서 이곳 미국으로 오는 인터넷 길을 통제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샹그릴라" 중국 연구가의 글을 제가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댓글로 코멘트를 해주시면, 이메일로 전달하여 답을 받아서 올리겠습니다. 제 책임도 있습니다. 제가 중국은 "수정 사회주의"라고 어설프게 추정했는데, 아니라고 하네요. ㅜ.ㅜ 한번 보시죠. 이메일에서 저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임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수정사회주의요. 이론적인 것 보다도 생활에서(북경생활 6년째) 느끼는 걸로 얘기하자면요, 중국인들은 한나라, 당나라 때의 화려한 시기를 꿈꾸는 것 같아요. 그들은 사회주의냐, 아니냐가 별로 중요한 이들은 아닌 것 같고요, 미국 선수들 하고 붙어서 이길 수 있으면 그 체제가 오케바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혹, 그 중에 신좌파-뉴레프트-라는 선수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영토 -국민국가의 최소한- 부분에 들어가면 막 망가지는 것 같아요. 그 훌륭하다는 왕후이도 티베트 문제에는 좀 이상한 것 같고요. http://en.wikipedia.org/wiki/Wang_Hui_(intellectual)

(만약 중국의 좀 괜찮은 (망명?) 지식인과 티베트 지식인과의 논쟁을 보고 싶다면) http://www.newleftreview.org/?view=2380http://www.newleftreview.org/?view=2388http://www.newleftreview.org/?view=2388
제가 보기에는 중국 먹물들은 1840년 아편전쟁이 중국과 동아시아에 가져다 준 임팩트, 혹은 충격에 어쩔 줄 몰라하는 당시 "독서인"의 마인드 같아요 -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영토적으로 찢어지면 정말 끝이라는.

사실은 제가 요즘 티베트 관련 책 하나를 번역하고 있는데요. 온갖 사이트를 다 뒤졌습니다. 미국, 일본, 중국, 한국... 중국 선수들 목소리는 거의 하나로 모아지는 것 같아요. "위대한 중국-국민국가-을 보위하자"

근데 미국에 예일대 어쩌구 나온 정치학자가 있거든요, http://www.michaelparenti.org/Tibet.html 이 선수는 몇가지 팩트(영어말고는 못하는 선수니까요)를 적당히 긁어 모아서, "티베트가 신정국가였고, 농노제 국가였다. 그래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들어가서 해방시켰다. 뭐가 문제냐. 물론 학살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내가 중국 선수들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래서 A라는 나라가 B라는 나라를 지배하는 게 정당하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어요. 서양 좌파의 한계인 것 같아요.

혹은 티베트 불교의 독실한 신자였다 뭔 계기로 맛이 가서, 달라이라마 및 지배층에 대한증오를 가진 독일 부부들도 있고요. http://www.trimondi.de/SDLE/

아니면 역사적 관점은 굉장히 훌륭한데 종교-그 종교!-에 맛이 간 과도한 정서투사(emotional projection)가 심한일본 연구자도 있고요. http://tibet.que.ne.jp/okamenomori/ (일본어)

그래서...... 중국 먹물들의 목소리는 사실 굉장히 다양한데요,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아요. 남사군도도, 서사군도도, 동사군도도, 신장도, 내몽고도, 티베트도 "원래" 자기 거라는. 근데 수정사회주의요? 제가 보기에는 아닙니다. 이건 소위 "중국 특색의 자본주의" 입니다.

예를 들어, 프레시안 우수근 선생의 기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41201124219&Section=05 또한, 이미 자본주의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물권법이 제정된 지 오래고요, http://en.wikipedia.org/wiki/Property_Law_of_the_People

근데요, 딱 하나 남아 있죠. 토지의 전민소유 개념이죠. 국가(Chinese State)가 모든 토지의 이념적 소유자죠. 근데 이게 웃긴 게, 법률적 소유 주체는 2가지 거든요. 도시지역은 지방정부, 농촌지역은 집체소유(collective property)-이건 인민공사의 전통인 것 같고요. 따라서 이 선수들이 자신들이 처한 경제적인 기회에 따라서 무지하게 개발을 하거든요. 이른바 토지개발상에게 막 넘기는 거죠. 그리고 그 이윤은 고스란히 지방정부나 농촌정부, 그리고 개발상과 품빠이하는 거고요. 동시에 거기 살던 주민들은 정말 싸구려 보상금만 주고 몰아 내거든요.

하나의 예로서 중국에 최근 고속철도가 뚫렸거든요(시속 350km). 예를 들자면, 북경에서 천진이 -예전에 제가 거기 5개월 살았잖아요- 옛날에는 1시간 40분 걸렸는데, 이제는 30분도 안 걸려요. 1년만에 뚫었거든요. http://en.wikipedia.org/wiki/High-speed_rail_in_China 왜냐, 그런 큰 국책사업을 하려면, 한국은 아마도 제일 큰 지연요인이 토지보상 문제죠. 중국은 그런 것 없습니다. 일정한 저항이 있지만, 토지가 전민소유인데, 모든 인민의 복리를 위해서 빠른 철도를 놓겠다는 데, 뭐가 문제냐, 이거죠. 그러니 당연히 총알같이 건설완료죠. 근데, 또 하나는, 토지는 점유하고 있으면 곧 소유하고 있다는 관념이 생겨납니다. 그러니 저항이 있기도 하죠.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자본주의적 저항인 거죠...^^

정리하자면 개혁기 이후 중국 상황은 마이클 더튼의 책 서문에 나와 있는 걸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http://www.cambridge.org/catalogue/catalogue.asp?isbn=9780521637190 그 중 일부분을 예전에 제가 번역한 걸 옮기면,

[문서의 처음]......그러면, 이러한 중국 경제개혁 이야기의 ‘깊은 구조’는, 1978년 12월 중국 공산당 제11기 전국대표대회 제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와 함께 시작된 게 아닌 반면, 영국에서는 15세기와 19세기 사이 어느 때쯤에서 시작되었다는 차이가 나타난다. 게다가 이 과정은 덩샤오핑 선집을 봐서는 알 수 없고, 오히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봐야 설명이 된다는 것이다. 인클로저와 방랑자들(vagrancy)에 대한 영국법률의 결과로 그러한 경향의 일반적 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하는 것은 바로 마르크스 <<자본론>>이다. 중국 호구등기제도 붕괴의 중요성과 망류 단속 법안 강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두 가지 법적 조치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오늘날 중국의 인권훼손을 양산하는 핵심동학을 위해하기 위해!서는 빅토리아 여왕의 조언대로 '눈을 감고 영국을 생각하면 그만이다(close your eyes and think of England)!’ 영국을 기억하면 영국 산업혁명이 낳은 주요 경향이 생각날 것이고, 그럼 중국 경제혁명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온갖 얘기가 많은 데요, 뭐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다음에도 얘기를 빡시게 함 하고요. 오늘은 이만하죠.
p.s. 사진 설명: 중국 신장위구르족자치구 서쪽에 이리 카자흐족 자치주의 주도 이닝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닝에서 차를 타고 5시간 정도 서남쪽으로 가면, 카자흐스탄과 국경지대에 자오수(Zhaosu)라는 대평원이 나타납니다. 눈 끝 간데 까지가 유채꽃밭이고, 그 너머로 천산산맥이 보이는 곳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Tian_Shan 거기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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