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가 괜찮죠?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와서 지금은 잎이 거의 다 떨어졌습니다. 겨울이 시작된 것이죠. 산책로 중간에 큰 레드우드가 몇 그루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역사 안내 표지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
때는 바야흐로 1769년, 스페인은 북부 캘리포니아에 전진 기지를 구축하고자 육로 탐험대를 보냅니다. 러시아보다 먼저 그 지역을 차지하려는 의도로 남자 63명, 말과 나귀 200여 마리로 탐험대를 꾸렸습니다. 그 이전 기록에 따라서 몬테레이를 발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샌디에고에서 출발한 탐험대가 너무 북쪽으로 갔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몬테레이는 지나쳤고, 꿩 대신 닭인지, 닭 대신 꿩인지는 몰라도, 대신 샌프란시스코 베이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제가 "발견"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만, 정확하게는 "서양인의 발견"이겠죠. 이미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으니 최초 발견자는 그들이었고, 서양인이 처음 샌프란시스코 베이를 본 것이 1769년 11월이라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1769년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그 탐험대가 사진의 큰 나무들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캠핑을 했다는 기록이 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그 원정에서 탐험대가 거목인 캘리포니아 레드우드를 처음 봤고, "큰 나무"를 뜻하는 팔로알토(Palo Alto)로 불렀습니다. 팔로알토라는 지명은 스페인의 캘리포니아 점령을 뜻한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인디언들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역사 기록이겠죠.
그 탐험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가 너무 커서 모두 둘러보지 못하고 샌디에고로 되돌아갔습니다. 몬테레이는 결국 보지 못했죠. 그 사실을 기록한 표지도 산책로에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산책로 중간에 만나는 오리들입니다.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메이데이 2009/12/12 14:16
답글삭제발견을 만남이라고 쓰기도 하던데요... 신대륙 발견이란 말에 아무런 반감을 느끼지 못하던 시절로부터 저도 많이 나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사진을 볼 수 없어 안타깝지만 선생님 산책로 사진을 본다면 부러울 것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진 안 보는 게 정신 건강 상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병길청해 2009/12/12 19:17
이메일로 사진 몇 장 보내 드릴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