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12/01)
3년 만의 귀국에서 돌아와 헤매다, 이제는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왔습니다. 저는 身土不二 체질인지 태평양을 건너서 캘리포니아로 돌아오면 시차적응에 더 고생합니다.^^ 요즘 다이어트도 하고, 매일 가벼운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고국에서 만난 많은 지인이 "니, 살 좀 빼라!"라는 조언을 해줬는데, "양약은 苦口이나 利於行"이라는 옛 어르신의 가르침을 받들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Atherton이라는 곳에서 산책하다, 하늘은 훤한데 달이 탐스럽게 뜬 것을 봤습니다. "낮에 나온 반달" 동요도 생각나고, 반가워서 찍어봤습니다. Atherton 소개는 제 블로그 http://ahnabc.blogspot.com/2009/11/blog-post_20.html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동요를 첨부합니다. 조금 쓸쓸한 분위기이죠.
이 글은 애플 팀의 자발적 미션 수행에 화답하기 위해서 작성하였습니다. ㅋ
낮에 나온 반달
윤석중 작사 / 홍난파 작곡
1.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 치마끈에 달랑달랑 채워 줬으면
2.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우리 아기 아장아장 걸음 배울 때 한쪽 발에 딸깍딸깍 신겨 줬으면
3.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빗다 버린 면빗인가요 우리 누나 방아 찧고 아픈 팔 쉴 때 흩은 머리 곱게 곱게 빗겨 줬으면
출처: http://pullip.ktdom.com/dyo/d080.htm
노래 듣기: http://pullip.ktdom.com/play-ap/a080.htm
이준구
답글삭제(2009/12/02 16:59) 난 이런 아름다운 동요가 좋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국어 책에 이런 동요들을 주제로 한 글이 실려 있었는데요. 그걸 배울 때 정말 좋았다는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광복절 노래, 삼일절 노래 이런 걸 통 안 배우는 것 같던데요. 그렇다면 음악시간에 도대체 뭘 가르치는지, 원. 애들이 그런 거 배우기 싫어한다고 영합하기만 하면 되겠습니까?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 혹은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으로 시작되는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전율을 느낄 정도입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한다면, 이게 바로 삼일절과 광복절 노래입니다.)
애들에게 지 혼자 잘먹고 잘사는 방법만 가르쳐 놓고는 이기적이니 애국심이 없니 욕하는 기성세대가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병길
(2009/12/02 22:43) 선생님께서 무플의 굴욕을 면하게 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ㅜ.ㅜ
초등학교에서 그런 노래들을 많이 가르치지 않는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오키프
(2009/12/03 11:25) 박사님,
어젯밤에 엄마께서 이곳을 눈팅하시더니 저보고 컴퓨터 끄기전에 게시판 들어가서 박사님글에 리플달으라고 하셨는데 피곤해서 뻗은 나머지 이제야 확인합니다..ㅎㅎㅎ
참, 글구 엄마는 이거 보신뒤로 밤중에 노래를 흥얼거리셨어요..ㅎㅎ 근데 저도 저 노래는 처음 들었습니다.;;;;;;
안병길
(2009/12/03 14:08) 이런 이런... 그런 중요한 어머님의 당부를 지키지 못한 것은 큰 실수입니다. 스프레이 파스를 눈에 뿌려서라도 어머님의 "훌륭한" 조언을 그대로 수행했어야죠. ㅋ
어머님은 아시는 노래일 겁니다. 훌륭한 조언을 해주신 어머님을 봐서 오키프 씨 실수를 눈감아 드립니다. 실수를 사면합니다. 어머님 덕분이니 효도하세요~ ^^
희선이
(2009/12/03 17:11) 아름다운 동요네요.. 가사가 정말 아름답네요^ㅡ^ 제 동생들한테도 가르쳐줘야지... 이 노래 저도 처음 들어봤어요 ㅜ
그러고 보니 '선구자'는 교과서에 있던 기억이 나는데 '광복절 노래'랑 '삼일절 노래'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ㅜ;; 그래도 초등학교 때 '유관순'은 배웠습니다. ㅋ
이준구
(2009/12/03 21:44) 젊은이들 중 이 "낮에 나온 반달"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 많다는 건 정말 충격적이군요. 우리 세대에겐 이것이 동요 중 동요라고 할 만큼 유명한 것이었는데요.
요즈음 교육 당국은 너무 학생 영합적인 것 같습니다, 애들이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아예 가르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뭐가 무서워서 그렇게 눈치를 보면서 교육을 시키는지.
안병길
(2009/12/03 21:54) 희선이님이 느끼신 것처럼 노래 자체가 영롱해서 저도 좋습니다.
사족: 제가 원 글에서 "쓸쓸하다"는 표현을 썼죠. 이 노래말은 일제 강점기인 1929년(1927년?)에 윤석중 씨가 시로 발표한 것입니다. 반달이 우리나라의 처량한 신세를 빗댄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홍난파가 곡을 붙여 노래로도 잘 알려진 <낮에 나온 반달>은 1929년 윤석중이 지은 시로, 일본의 지배 아래에서 우리 민족이 느낀 상실감을 7.5조의 운율을 담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 시킨 시 이다. ..."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36454067
소민우
(2009/12/03 23:05) 낮에 나온 반달은 모르겠습니다만......
'광복절 노래'랑 '삼일절 노래'그리고 '개천절 노래'는 국민학교 다닐 때(저는 1993년에 국민학교 졸업했습니다.) 교과서 첫머리에 나왔던 걸로 기억납니다. 고정논객 여러분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데 generation gap이 확~ 나타나네요 ㅠㅠ
뱀발을 붙이자면 '육이오 전쟁'노래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무리 남북의 대치 상태가 심각하였기로소니 아이들의 입에서 '맨주먹 붉은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이제야 갚으리 그 날의 원수를' 읊조리게 한 것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병길
(2009/12/03 23:51) 개인 소양으로는 민우 씨에게 좋은 것이지만, 세대가 제 쪽으로 가까운 것은 희소식은 아니네요. ^^
김규식
(2009/12/04 00:42) 저는 이 노래 초등학생 때 배운 것 같은데요...ㅎㅎ
다른 노래는 그다지 많이 기억이 안 나지만, '청사초롱'은 살짝 기억납니다.^^ ("청사초롱~ 불 밝혀라~니나노난실로 내가 들어간다~)
'광복절 노래'와 '삼일절 노래'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안병길
(2009/12/04 09:04) 규식 씨, 잘 지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