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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3일 수요일

[단상] 이런저런 생각들 (2008년 여름)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8/08/14)

1. "언론 파동"

KBS, MBC, YTN과 관련된 일련의 웃지 못할 일들을 보면서 이것이 일종의 언론 파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

2. 스포츠 과잉?

올림픽이 열리고 있으니 스포츠 이야기가 만발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요즘 주요 방송사가 내보내고 있는 방송 편성과 저녁 뉴스 등을 보니 조금 심하지 않나 싶습니다. 주요 현안들도 많은데, 올림픽도 좋지만 그런 쟁점들에 대해서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좋겠습니다.

3. 정치와 스포츠

시기가 시기인 만큼 5공의 3S 정책에 대한 논란이 떠올랐습니다. 찾아보니 MBC에서 2005년 5월에 방송한 시사 프로그램이 있군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포츠로 지배하라! - 5공 3S 정책"

4. 어느 네티즌의 망발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유도에서 부상의 투혼으로 은메달을 딴 왕기춘 선수의 홈피에 한 네티즌이 악플을 달아서 큰 소란이 벌어졌군요. 설사 메달 입상을 하지 못했더라도 그런 식으로 분탕질을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아서 국가대표가 된 어느 선수가 메달 욕심이 없겠습니까. 어느 광고에는 참가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까지 강변을 하던데, 그렇게 심하게 얘기하지 않더라도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다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메달을 따든 아니든 우리 선수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5. 해설자들

올림픽 중계를 시청하다 보니 해설자들이 보다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욕설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는 해설자, 경기에 대한 심층분석은 없이 "상대방이 실수하고, 우리가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정신력", "잘 해야 된다" 등의 하나마나 해설은 듣기 민망하더군요. 경기와 선수들에 대한 사전 조사를 더 잘해서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해설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6. 립싱크와 "짝퉁"

올림픽 입장식에서 귀여운 모습으로 노래를 불렀던 어린이가 "짝퉁"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올림픽 주최측에 전 세계적 핀잔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처음에 립싱크만 한 것으로 알았는데, 알고보니 완전 "짝퉁"이었네요. 중국판 외모지상주의라고나 할까요. 그것도 어린이를 상대로...씁쓸합니다.

7. 우리 양궁은 왜 강한가

철두철미한 전략 수립과 상상을 초월하는 강한 훈련에서 그 이유를 찾은 양궁 지도자의 주장이 있네요. 그 글을 읽으면서 저녁 자유 시간에 TV를 보던 양궁 선수 중 한 명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조금 지나면 또 다른 선수가 사라지고, 결국은 모두 연습을 하고 있더라는 양궁 지도자의 회고에서, 바르셀로나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씨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우연히 친구가 된 이은철씨가 하루는 저에게 "잘 맞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날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어느 정도 성에 찰 때까지 사선에 선 적이 많았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 정도 집념과 노력이 있어야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는 모양입니다.

양궁 지도자의 글을 읽으면서 코 끝이 찡해지더군요. 미국 회사가 새로 개발한 장비를 우리에게 팔지 않아서 결국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 했고 우리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는 장면(요즘은 우리 제품이 주류가 되었더군요), 한국이 메달을 적게 받게 하려고 경기 규칙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는데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대처했다는 장면, 최악의 기상 조건에서 단 한 발의 실수로 대표 선수가 되지 못한 세계 정상급 선수 경우는 원칙을 지키고 미래를 위해서 탈락시켰다는 장면 등등...

양궁 지도자의 주장은 여기로

댓글 1개:

  1. 안병길
    (2008/08/14 10:03) 제 글도 일종의 스포츠 과잉?이 된 것 같군요. ㅜ.ㅜ

    이준구
    (2008/08/14 10:33)
    나는 이번 올림픽 펜싱에서 은메달 딴 남현희 양의 케이스를 독특하게 봤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훈련 도중 무단으로 쌍꺼풀 수술 했다는 이유로 잘린 적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기성세대들의 케케묵은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지요. 아래 사람들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그 낡은 사고방식 말입니다. 선수 개인이 쌍꺼풀 수술을 하든 뭘 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경기력만 지장 없으면 되는 거지요.

    그리고 쌍꺼풀 수술이 경기력에 아무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실히 증명되었지요. 그래서 남양이 은메달을 목에 건 순간 나는 알지못할 통쾌함에 사로잡혀 있었답니다. 남 양을 자른 지도자들이 그때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홍두령
    (2008/08/14 11:20) 꼬마 노래하는 모습 보고선 "저거 100% 립싱크다"라고는 생각했었는데 아예 얼굴마담일 뿐이었다니.. ㅠㅠ 감독의 말에 의하면 중국의 "완벽한"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가 이유였다고 합니다.

    TV에 나간 불꽃놀이도 상당수가 컴퓨터 그래픽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베이징에서 터진 발자국 모양의 불꽃 29개 중 마지막 한 개 외에는 컴퓨터 그래픽이었다고 하네요. 헐..

    자크 로게 위원장 발언 때 간간이 터져나온 박수소리도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튼 것이라고 하네요. 중국인들이 영어를 알아들을 수 없기에 적절한 시기에 박수가 나올 것 같지 않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홍두령
    (2008/08/14 11:24) 영국의 경우는 BBC만이 올림픽을 방영한다고 하네요. 그것도 채널 두 개 중 하나에서만 하고 나머지 하나는 그냥 평상시와 똑같답니다. 주요 경기는 TV를 통해 방영하고 나머지 다양한 경기는 인터넷에서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중계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해설가들은 경기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만 치중할 뿐 크게 흥분하거나 응원하는 일이 드물다고 합니다. 우리와는 좀 많이 다르네요. ^^

    차현정
    (2008/08/14 15:01) 1번부터 7번까지 모두 너무 공감가는 글입니다... ^^

    + 양궁이야기 조금

    세계 상위 랭커들은 90% 이상이 한국 활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 해외 언론기사 중에 대한민국양궁을 이기는 방법은 대한민국이 출전하지 않는 것뿐이다라는 걸 보기도 했는데... 정말 우리나라 양궁은 대단한 것 같아요~

    안병길
    (2008/08/15 09:44) 특히 KBS의 경우는 채널이 두 개 있는데 그렇게 중복 방송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죠.

    박영환
    (2008/08/17 16:38) 4. 올림픽 구경하다 보면, 결승전에서 져서 은메달 획득할때, 옆에서 꼭 하는 말이 있더군요... "은메달 딸 바에는 결승전에 올라가지 말지..-_-;; " 가끔보면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획득하고도 선수들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도 있지만, 안스럽다는 느낌마저 듭니다..-_-;;

    6. 짝퉁이라는 단어에 전 왜 이렇게 웃음이 나던지.. ㅋㅋ 65억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지구상의 가장 큰 축제에서도 저런 저력(??)을 당당하게 발휘할 수 있는 중국이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까지 느껴졌습니다..-_-;;

    7. 한국양궁 개인전 지못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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