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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9일 토요일

[음악] 춘희, 비운의 사랑 이야기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12/12)

비운의 사랑 이야기는 오페라에 가장 흔히 등장하는 소재라고 할 수 있겠죠. 풋치니의 나비부인과 토스카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그리고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 길거리 여자, 화류계 여자, 춘희를 의미하는 라 트라비아타는 잘생긴 귀족 도련님과 화류계 스타 마담의 사랑 이야기를 베르디가 오페라로 작곡한 것이죠. 주옥 같은 노래가 많아서 대중의 사랑을 흠뻑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받을 것 같습니다.

먼저, 비올레타의 파리 집 파티 장면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Brindisi)"입니다. 도밍고가 젊었을 때인 1986년에 Lucia Popp와 함께 부른 공연입니다.


Lucia Popp and Placido Domingo - BRINDISI (La traviata)

줄거리는 우리나라 연속극과 비슷합니다. ^^ 신분을 뛰어넘어서 둘이 사랑하는데, 귀족 아버지는 반대하고, 큰 병을 앓는 여자는 떠나고, 도련님은 좇아가고, 그리고 여주인공은 사랑하는 님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오페라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아리아입니다. Un di, felice, eterea로 시작하는데 선율이 애절하고 아름답습니다. 사랑은 즐거우면서도 고통스러운, 신비한 것이라는 가사도 슬프죠.


La Traviata - Orchestra & Chorus of The Royal Opera House, Convent Garden,
Sir Georg Solti, december 1994. Angela Gheorghiu (Violetta Valery),
Frank Lopardo (Alfredo Germont), Leo Nucci (Giorgio Germont)

둘은 사랑에 빠지고, 비올레타는 화류계를 떠나 파리 근교에서 알프레도와 알콩달콩 삽니다. 알프레도의 아빠, 제르몽이 비올레타를 찾아가서 자신의 가문에 누가 되지 않도록 귀한 아들과 염문을 뿌리지 말라고 설득하죠. 착한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에게 이별 편지를 적은 다음, 폐렴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떠납니다. 제르몽이 잘못을 뉘우치고 비올레타에게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병세가 더욱 나빠진 비올레타는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한탄하죠.

"Addio, del passato (안녕, 나의 슬픈 이야기)"


LA TRAVIATA - ADDIO DEL PASSATO (part 1) FIORELLA BURATO, Madrid 1995
Fiorella Burato in her very successful debut in Traviata with Alfredo Kraus in Madrid. Director: Nuria Espert. Conductor: Alberto Zedda. www.fiorellaburato.com

알프레도는 비올레타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사랑의 이중창 "파리를 떠나서"를 부르죠. 그러나 비올레타는 생을 마감합니다.


"Parigi, o cara, noi lasceremo" - La Traviata (1983)
Placido Domingo and Teresa Stratas sing the "reconciliation" love duet of Alfredo/Violetta from Act 3 of Verdi's La Traviata.
Motion picture version,released in 1983 and directed by Franco Zeffirelli.
Conductor: James Levine

오페라 서곡의 선율도 매우 서정적이면서 아름답습니다. 슬픈 이야기를 암시하듯 비장한 선율이 흐릅니다. 아름다운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In 2008 Zurich Opera under Alexander Pereira staged a performance of Verdi's La Traviata at the Central Train Station (Hauptbahnhof) where it was broadcast live by Arte TV ( http://www.arte.tv/fr/2198144.html ). A real feat of live theater and logistic coordination! Paolo Carignani conducts the Orchestra of Zurich Opera.


이미자 - 동백 아가씨

댓글 1개:

  1. 애그
    (2009/12/12 23:41) 이거 제가 처음으로 본 오페라입니다~ ^^
    반갑네요~ ㅋㅋㅋ
    그 이후로 오페라는 거의 못 본듯 합니다만...( __)

    오페라의 유령 정도...? ( '')a

    근데 귀족집 자제분 성함이 알프레도이군요...
    보통 귀족집 자제분 이름은 "루이 윌리어엄~ 세바스챤~ 쥬니어 3세"이고 그 시종이 알프레도 였는데...(출처 : 예전 개콘) ^^;a

    안병길
    (2009/12/13 00:51) 옛 친구를 다시 본 것 같나요? ^^

    애그
    (2009/12/13 02:27) 하~ ^^
    옛친구에서는 2% 부족한 반가움 입니다.
    그래도 98%는 옛 친구만큼 반갑습니다.

    예술활동을 별로 즐기지도 않는 녀석이
    그나마 익숙한 것이 눈이 보여서요...^^;a

    이준구
    (2009/12/13 23:23) 라 트라비아타라는 말에 그런 뜻이 있었군요.
    '춘희'라는 것이 일본 사람들이 붙인 이름일 텐데, 그것도 비슷한 뜻일 것 같네요.

    안병길
    (2009/12/14 00:33) 영문 위키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The title "La traviata" means literally The Woman Who Strayed, or perhaps more figuratively, The Fallen Woman. It was originally titled Violetta, after the main character."
    http://en.wikipedia.org/wiki/La_traviata

    메이데이
    (2009/12/14 09:32) 춘희는 동백 아가씨이겠습니다.

    1848년 아들 뒤마 Alexandre Dumas fils 소설 La dame aux Camelias(The Lady of the Camellias)출판. 여주인공 마르그리트 고티에. 여주인공이 가슴에 Camelias 즉 동백꽃을 늘 달고 있었다고 합니다(그러니까 동백아가씨).

    1853년 Giuseppe Verdi La traviata초연. 여주인공 비올레타. 영혼은 순결하나 거리의 여자가 되었다는 뜻으로 제목이 바뀝니다.

    1899년 중국 번역가 林琴南 巴黎+茶花女+遺事(Paris + La dame aux Camelias + 삼국유사의 유사)라는 제목으로 번역 낙양의 지가를 올리며 최초 서양 소설 부문 베스트 셀러 등극합니다. (林琴南, 그 뒤로 백몇십 가지 소설을 번역해서 지금 우리 돈으로 환산해 15억 정도의 번역비를 벌었던 전설의 인물). La dame aux Camelias=茶花女=차꽃을 단 여인. Camelias 는 중국에서 녹차나무의 꽃(茶花)입니다.

    1903년 일본 번안극 遺物の手帳(유물 수첩?) 상연, 소설 椿姬 번역 출판
    Camelias의 e는 악상떼귀가 붙은 e입니다.
    1948년 한국 명동 시공관 오페라 춘희 초연
    Camellia japonica 차나무목(Theales)에 속하는 동백나무, Common Camellia, 山茶
    Camellia Sinensis 차나무목(Theales)에 속하는 차나무. 이파리를 따서 녹차로 가공.
    이렇게 쓰고 보니 이미자 할머니께서 부르셨던 동백 아가씨가 생각납니다.

    지난 학기에 중국 근대 번역소설사 들었던 내용 중에서 간추려 봤습니다.
    안 선생님의 칭찬을 바라며...^^

    안병길
    (2009/12/14 12:19) 제가 칭찬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되니, 칭찬보다는 응원하겠습니다. 이미자 씨의 동백 아가씨를 덧붙입니다. ^^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동백 아가씨를 올리는데 메이데이님은 동영상을 보실 수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ㅜ.ㅜ 미안해요. 다른 분들이 듣고 응원할 것으로 여겨 주세요.

    메이데이
    (2009/12/14 15:24) 안 선생님, 고맙습니다. 제가 동영상 못 보는 만큼, 집에서 밥할 때 동백 아가씨 한 번 부르는 걸로 동영상을 대신해도 될까요?^^ 이 노래 좋아하고 자주 부르시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납니다.

    이준구
    (2009/12/14 18:31) 그런데 동백나무 어린 순으로 차를 끓일 수 있을까요? 우리 집에 두어 그루 있지만 그런 실험을 하면 집에서 쫓겨날 것 같아서요. 요즈음 나이든 남성은 집에서 쫓겨나지 않게 조심하며 살아야 한답니다. 어떤 사람은 자다가 갑자기 눈 떴다는 이유로 쫓져났다고 하더군요.

    메이데이
    (2009/12/15 08:36) 선생님 생각과 비슷한 분들이 도처에 계시나 봅니다.

    제목 taurus rising: making black tea from your camellia japonica

    http://pandragonathome.blogspot.com/2009/11/making-black-tea-from-your-camellia.html

    제목 새하얀 눈꽃 속에서 핀 동백을 바라보며 차를

    http://cafe.daum.net/incense/Mr9/1482?docid=zpw|Mr9|1482|20050116214826&q=%B5%BF%B9%E9%20%C2%F7&srchid=CCBzpw|Mr9|1482|20050116214826

    중국 사람들은 이 식물을 산차山茶 또는 차화茶花라고 합니다. 주로 기름을 먹습니다. 항암 작용도 있다고 해서 요즘 시장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0.5리터에 한국돈 1만원 정도 합니다. 저도 사먹고 싶은데 다른 기름보다 아주 비싼 편이라 가욋돈 생기면 사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Camellia oil이나 산차유라고 적은 걸 보면 동백기름이란 말과 전혀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동백기름은 머리에 바르는 걸로 알았는데 처음에는 께름칙했지만 맛은 아주 깔끔했습니다.

    자료를 찾다보니 Camellia의 다른 품종 중에서 Camellia uraku를 중국 사람들이 양귀비차 또는 미인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한 번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준구
    (2009/12/16 22:17) 차나무 흰 꽃을 봤는데, 영락없는 동백이더군요. 난 우리 원예업계에서 왜 차나무를 관상용으로 개발하지 않나 의아해 하고 있답니다. 꽃도 예쁘고 수형도 괜찮아 충분히 상품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덤으로 새 순으로 즉석 차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선전할 수도 있는데요.

    메이데이
    (2009/12/17 08:35) 중국에도 마당 없는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화초 기르기는 화분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나무를 마당에다 관상용으로 기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분재는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검색 사이트의 조언에 따르면 꽃이 이쁘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얼마든지 가능한데 3년 이상 커 버린 묘목이면 원래 땅의 흙이 많이 필요하고 아주 큰 구덩이를 파서 전통 퇴비를 넣은 뒤 며칠 발효시킨 뒤에 심어야 한답니다. 초봄에 옮겨 심는 게 좋구요.
    차나무는 또 약간 산성인 흙과 많은 햇빛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병충해도 조심해야 하구요. 분재로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가 올라와 있는데 북방에서 키우는 분들도 있네요. 다들 꽃이 이쁘다고 자랑입니다. 차로 만들어 마셨다는 이야기는 별로 없구요.

    2001년 운남성 보이(보이차의 보이)시 해발 2450미터 야생 차 밀림 지역에서 야생 차나무가 발견되었는데 키 25.6미터 허리둘레 1미터였답니다... 지금도 정상 성장하고 있구요, 나이는 2700살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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