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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일 월요일

[음악] 바그너에 대한 평가와 그의 음악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09/25)

히틀러가 바그너를 많이 좋아했다고 하죠. 그래서 바그너라고 하면 나찌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태인들이죠. 바그너가 이스라엘에서 초연된 것이 2001년 8월(바렌보임 지휘)이라고 하니, 유태인들의 바그너에 대한 거부감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때 논란이 제법 있었습니다.

바그너가 1850년에 "음악의 유태주의(Judaism 혹은 Jewishness)"라는 글을 가명으로 발표했습니다. 나중에 자신의 본명을 밝힌 그 글에서 바그너는 유태인 음악이 독일 문화에 해가 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바그너는 또한 멘델스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히틀러가 바그너 음악을 그렇게 좋아했으니 유태인들이 바그너를 좋아할 수 없었겠죠.

그런데 바그너가 억울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나찌가 바그너를 프로퍼갠더로 활용하려고 과도한 "발췌신공"을 발휘했으며, 바그너의 원래 의도는 유태인 음악을 독일 문화로 흡수하려는 시도였을 뿐이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나찌의 악당 괴벨스는 바그너의 "팔시팔" 내용이 평화주의적 요소가 많다고 해서 금지했다고 합니다. 바그너 개인적으로는 유태인 친구와 지지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잘 모르겠네요... 바그너 자신은 그 진실을 알겠죠. ^^

Antonio Pappano가 the Royal Opera House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발키리" 제3막 초입입니다. 유명한 선율이죠. 영화 Apocalypse Now에서 미군 헬기 편대가 베트콩을 공격하는 장면에 장중한 배경음악으로 나옵니다.


The opening of act 3 of 'Die Walküre', the "first day" of Richard Wagner's epic cycle of operas 'Der Ring Des Nibelungen'.

"발키리"는 바그너의 악극(Music Drama,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The Ring Cycle) 중 하나입니다. 반지 시리즈는 악극 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발키리는 두 번째입니다. 4개를 모두 연주하려면 약 15시간 정도 걸리는 대작이죠. 연속으로 실제 공연을 모두 감상하려면 사흘을 잡아야 하겠죠. ^^

바그너 결혼행진곡이 유명합니다. 오페라 로엔그린에 나오는 합창곡이죠. 트럼펫 연주와 파이프 오르간 반주입니다.


Houston area trumpeter Randy Dunn performing on the herald trumpet, accompanied by organ. This is Richard Wagner's "Bridal Chorus" from Lohengrin.

다음은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에 나오는 "순례자의 합창"입니다. 몰몬 태버내클 합창단의 연주가 좋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2개:

  1. 이준구
    (2009/09/25 22:53) 영화 Apocalypse Now는 마치 하나의 악몽과도 같더군요.

    베트남전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던 미국이 생각나네요.
    여기에 들어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베트남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일 테지만요.

    소민우
    (2009/09/26 00:15) 저에게 베트남 전쟁 하면 유시민씨의 '꺼꾸로 읽는 세계사'에 나와 있는 베트남 전쟁 대목이 생각나네요. 유시민씨의 글의 토대가 된 리영희 선생님의 창비 논문을 읽고 저도 모르게 흥분한 것이 불과 6년전 일이었네요........(제가 군대 다녀와서죠)

    소민우
    (2009/09/26 00:21) 월남전에 다녀 와서 군 복무 기간이 차지 않는 분들이 많이 일선 부대에 배치되었는데, 원래 부대에 있던 사람들이랑 트러블이 많이 있었다는 것도 형법 시간 판례를 통해 접한적이 있었습니다. (배희칠랑 사건이라고.......)

    교수님 부대에도 '월남 병장'이 있었나요?

    안병길
    (2009/09/26 03:12) 베트남전 영화로는 The Deer Hunter(1978)가 머리 속에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혹시 못보신 분이 계시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명작 반전 영화입니다.

    이준구
    (2009/09/26 16:06) 나도 Deer Hunter 봤는데 거의 눈물이 날 뻔 했답니다.

    정말로 감동적이고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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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발키리에 대한 정보 잘 알아갑니다~
    예전에 카라얀 컬렉션을 선물로 받아 열심히 들었는데 저 곡이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그 땐 곡에 대한 정보 없이 마냥 듣기만 했어요. 너무 좋아서 작업할 때 마다 즐겨들었는데 요즘엔 잘 안듣습니다. 오랜만에 들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요즘에 무슨음악을 들어야 할지 딱히 흥미가는 곡이 없는데 다시 저 곡이 담긴 그 음반을 즐겨들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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