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07/15)
스토커는 무엇을 원하기 때문에 스토킹을 하는 것일까? 스토킹이라는 행위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마구잡이로 쫓아다니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어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를, 그 여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행위가 스토킹이다. 그렇다면 스토킹을 하는 사람은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을 들여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앞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그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를 보고 싶어서, 말이라도 한번 붙여보고 싶어서, 또한 사궈보고 싶어서 그런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을 내는 것이다. 그러면 당하는 여자로서는 어떻게 그 스토커의 행위를 응징할 수 있을까? 심한 경우에는 국가 공권력에 호소하여 스토커를 벌할 수 있지만, 우리 현실을 참작할 때, 그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들은 얘기에 의하면 심야에 어떤 여성의 침실 유리창으로 조그만 돌을 던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사정을 들은 경찰은 얼굴이나 한번 보여주면 해결되었을 것 아니냐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국가 공권력인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신고한 여성을 핀잔주는 형국이다.
자구의 방법을 생각해보자. 스토커는 스토킹 자체에서 행복감을 찾는 징후를 가진 사람이다. 그렇다면 스토킹에서 행복감을 찾지 못하도록 당하는 쪽에서 약간의 자구의 노력을 해서 스토커를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스토커가 계속 전화를 걸어오면 발신 전화번호를 수신거부해야 하고, 다른 전화를 이용해서 전화를 걸어오면 아예 전화번호를 바꿔 버리는 것이 좋다. 스토커의 전화를 받아서 스토커를 야단친다거나 얘기를 들어주면, 그것은 그 스토커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스토커가 집에 찾아와서 만나자고 하면 절대로 얼굴을 보여줘서는 안된다. 얼굴을 보여주지 말고, 물러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단호하게 한 마디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계속 집 앞에 있다면 사후처리를 해줄 수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는 경찰에 신고하여 따끔하게 혼쭐을 내줘야 한다. 사후처리를 해줄 지인이 없다면 주위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스토커를 물리치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에도 얼굴을 보여주면 스토커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보고 싶은 얼굴과 듣고 싶은 목소리를 못 듣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벌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스토커가 부자라든지, 사회적 지위가 높다든지, 권력을 갖고 있다면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특히 그런 위치에 있는 남자가 결혼을 약속해가면서 결혼 적령기의 여성을 스토킹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예컨대 그 여성의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자기 계발 혹은 다른 개인적 이유로 열심히 생업에 임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는 것이 힘들어서 어느 순간에는 상대방이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서 결혼하여 어려운 현실을 탈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 경우 스토커는 상대방의 약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서 그 여성을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성은 스토커임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스토커를 테스트하여 진정으로 결혼을 원하는 경우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재미를 맛보고 히죽거리는 경우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괜찮겠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앞에서 설명한 방법으로 스토커에게 불행을 안겨줌으로써 관계를 끝내야 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에서 합의나 계약에 입각하지 않고 남을 건드리는 행위는 방종으로 응징되어야 한다.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도 소중한 것이다. 스토킹의 정신적 피해를 보지 않을 자유와 권리가 있음을 스토커들은 현실적인 제재를 받아서 깨달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남을 건드릴 때는 상대방의 합의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이준구
답글삭제(2009/07/16 10:02) 스토커의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스토커의 위험성을 잘 모르고 사는 게 보통이지요. 그거 당하면 정말로 끔찍할 것 같습니다.
소민우
(2009/07/16 13:07) 스토킹의 가해자들은 대개 초딩의 mentality를 가지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 없습니다. 마치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 관심끌려고 '아이스 께끼'하며 고무줄 치마를 벗기는 것 처럼 말입니다. ㅠㅠ 옛날 deleted씨에게 했던 것 처럼 comment없이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병길
(2009/07/16 15:12) 선생님께서 아직 스토킹을 당해보지 않으신 것은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사이버에서 약간 당한 적이 있는데, 그 정도만 해도 상당히 신경이 쓰이더군요. 본격적인 경우라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우씨 예시가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