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07/18)
(이준구) 선생님께서 Paris 시리즈로 저희를 즐겁게 해주시고 계십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점심값을 내겠습니다.^^ 점심값을 낼 적극적 자유도 있고, 안 낼 소극적 자유도 있습니다. ㅋ
Paris가 프랑스에 있으므로, 프랑스 음악으로 짝을 맞춰보겠습니다. 그런데 모네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사진도 선생님께서 선사하셨죠. 점심값을 내려면 제대로 내야 합니다. 그래야 생색이 납니다. 그래서 음악에 그림까지 덧붙였습니다. 제가 한 것은 아니지만, 우연히 찾았습니다. 아쉽게도 프랑스 사람이 아니고 이스라엘에서 가장 대중적인 화가였다고 합니다. 제 수준에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합니다.
Paris 출신 Bizet(1838-75)의 아를(루)의 여인(L'Arlesienne, 라흐ㄹ지앙느, 제 불어 발음이 어떻습니까?^^) 모음곡은 1부 네 곡과 2부 네 곡이 있습니다. 원래는 알폰소 도데의 희곡에 맞춘 음악으로 27곡을 작곡했는데, 호응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비제는 그중에서 네 곡을 골라서 편곡하여 제1 모음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평이 좋았습니다.
비제가 사망하고 나서 파리 국립음악원 작곡학 교수인 친구 기로(Guiraud)가 네 곡을 더 편곡해서 제2 모음곡으로 선보였습니다. 눈물겨운 우정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제2 모음곡이 더 대중적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곡은 "목가"인데, 시골 전원풍경이 떠오릅니다. 두 번째 곡은 간주곡입니다. 색소폰 연주가 애처롭습니다. 세 번째 곡은, 그 유명한 미뉴에트입니다. 플룻과 하프가 주고받는 선율이 유명하죠. 네 번째 곡은 "파랑돌(Farandole)"이라는 춤곡인데, 프로방스 지방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아를이라는 마을이 남부 프로방스에 있다고 합니다. 제가 가본 적은 없습니다. 목성에 가본 적은 없지만, 목성이 있는 것은 믿습니다.^^
부다페스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인데, 연주를 아주 잘했습니다. 제 귀가 호강을 했습니다. ㅋ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Georges Bizet(1838-1875)
L'Arlesienne Suite No.2
1.Pastorale
2.Intermezzo
3.Minuet
4.Farandole
Budapest Philharmonic Orchestra
Conductor : Zoltan Kovats
Paintings by Sami Briss(1930-)
Sami Briss was one of Israel's most popular artists who combines a cubist style with a Byzantine one. His figures are modem icons - frontal and classic but also humorous and whimsical. Briss' images capture the strength and vulnerability of modem life.
Bizet-L'Arlesienne Suite No.2-Mov.1
Bizet-L'Arlesienne Suite No.2-Mov.2
Bizet-L'Arlesienne Suite No.2-Mov.3/4
Bizet-L'Arlesienne Suite No.2-Mov.4/4
2009년 8월 11일 화요일
[수필] 90. 독일 소녀에 대한 회상
[작성자]
안병길晴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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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2:19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8/05/27)프랑스 얘기가 나오니 오래전 옆집에 살았던 독일 가족이 생각나는군요. 고등학생 시절 옆집에 독일인 가족이 이사를 왔었습니다. 기술 고문으로 독일 함부르그에서 파견된 아빠와 엄마, 그리고 딸과 두 아들로 구성된 "파란 눈"의 가족이었습니다. 단독 주택을 더 좋아해서 아파트를 임대하지 않고 평범한 중산층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로 이사를 왔던 것입니다.
외국인 가족을 구경하기 어려웠던 시절에 "파란 눈" 이웃사촌이 생겨서 호기심이 대단히 발동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용기를 내어 혈혈단신으로 옆집 문을 두들겼습니다. 그 당시 감정을 나타내자면, (예쁜 독일 소녀에 대한 끌림 + 독일 문화에 대한 궁금증 + 영어 회화 실전연습) 정도가 되겠습니다. ^^ 가끔 찾아가면 그 집 부부는 우유를 섞은 맛있는 홍차와 독일 비스킷을 내놓고, 영어가 미숙한 저에게 독일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한 시간 정도 친절하게 그리고 "천천히" 해주셨죠.
그 독일인 집과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는 희한한 일이 생겼습니다. 제 공부방이 이 층에 있었는데 하루는 우연히 옆집 마당을 쳐다보니, 수상한 아저씨가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서성이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사라졌습니다. 그 집으로 들어간 것이었죠. 그 가족을 아는 사람인지, 혹시 도둑인지 고민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 집으로 전화했습니다. 지인이라면 전화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죠. 전화를 안 받더군요. 조금 지나서 그 아저씨가 마당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저씨, 독일인 가족 아시는 분이세요?"
당황하는 기색이 완연했던 그 아저씨는 어버버 하면서 재빨리 그 집을 떠났습니다. 조금 뒤, 독일인 가족이 귀가했고, 또 조금 뒤 경찰차가 등장했습니다. 도둑이 들었던 것이죠. 옆집을 방문해서 자초지종도 설명하고, 경찰에게 서투른 통역 서비스도 제공했답니다. 독일인 엄마가 패물 함을 보여주면서 자기들도 이상하게 생각했다더군요. 일부 분실한 것이 있는데, 가장 값비싼 패물들은 온전해서 의아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도둑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피해를 최소화시켰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하더군요.
그날 저녁에 고맙다고 저를 초청해서 귀한 술을 한 잔 권하더군요. 고등학생은 술 마시면 안 된다고 극구 거절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100년 된 술이라고 딱 한 잔만 마시라고 해서 꿀꺽했는데 독해서 식도가 타는 줄 알았습니다.^^ 그 술에서 난 화장품 향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나중에 부모님께 부탁해서 그 독일인 가족을 초청하여 저희 집에서 잔치를 벌인 적도 있었습니다. 한 상 가득 차려내니 신기한 듯이 계속 사진을 찍고 난리였습니다.
도둑 해프닝이 벌어진 다음에는 그 집을 무단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저는 예쁜 외국인 소녀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그렇게는 잘 안되더군요. 제 영어가 짧아서 그런 고도의 "작업"을 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목표는 그 독일 소녀였는데, 중후한 외국인 아저씨, 아줌마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년이 지나서 그 가족이 독일로 돌아가야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자리에서 후일 외교관이 되면 독일로 가서 다시 찾아뵙겠다는 인사를 했는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로는 TV의 사람 찾기 소재는 안 되겠죠? ㅎㅎㅎ
(대문에 건 그림과 글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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