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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7일 수요일

[서평-메이데이님] 저항하라! 참여하라!

(인터넷 친구인 메이데이님이 과분한 서평을 적어 주셨습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어떻게 된 심판인지 개나 소나 자유와 민주를 말하고 있다. 예컨대 ‘자유민주 수호연합’이라든가 ‘자유 총연맹’에서 하는 일을 듣고 있으면 다시는 자유와 민주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조차 싫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비자유, 비민주적 행위들을 보면 더 그렇다. 자유와 민주가 한국에선 정말 고생이 많다.

그리하여 점점 자유와 민주가 재미없어 보이고 있었는데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이란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만 봤을 때 민중이 권력자와 대결하는 법에 대한 설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조금은 식상한 주제다. 멀리로는 노동자여 대동단결하여 혁명을 완수하자는 방법도 있었고, 가까이에는 정당 활동을 활성화하여 말 안되는 무리들을 때려잡자는 방법도 있었다. 그런데 약자라면, 여자이면서 가난하고 미래도 불투명하며 한창 늙어가느라 힘이 많이 빠져 있는, 약자 중의 약자인 내가 있지 않은가? 나는 최근 들어 강자에 대항하여 이길 생각을 잘 못해봤다. 스파르타쿠스가 결국 로마제국을 이기지 못했고 동학 농민군이 조선 왕조를 뒤집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는 일이 힘들다는 핑계로, 귀찮은 일은 될 수 있는 대로 미루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잘못 걸려 감옥에 가는 게 무섭기 때문이기도 하다. 왕창 재수가 없으면 촛불 들었다가도 재판받고 감옥에 갈 수 있는 세상이니까.

그런데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이 책이 내 아픈 데를 꼭 찔러 주었다. 저항하라! 참여하라! 이 두 마디는 이 책의 핵심이자 이미 깊이 시들 대로 시든 내 고질병의 처방이다. 저항하고 참여하되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고 전략적으로 안정적인 액셀로드-안병길 식의 ‘맞대응 전략’을 쓰라고 가르친다. 더불어 아주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들어있다. ‘맞대응 전략’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저항하고 참여하는 방법이자 안전한 방법임으로 감옥은커녕 재미있게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무엇보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은 ‘자유’와 ‘민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선한 정의로 내 머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자유’가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시험 문제를 받는다면 한 자도 제대로 써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그런 시험지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 번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다. 국정 교과서는 아예 개념이 없었고 선생님들도 스리슬쩍 넘어갔기 때문이다.(사실 그 분들도 잘 몰랐을 거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자유’와 ‘민주’에 대해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충분한 답안을 얻었다. 개인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삶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세력에 용감하게 저항하는 것이 ‘자유’와 ‘민주’를 누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외운다. 정치학자가 ‘약자’의 편에 서서 ‘강자’를 이기는 방법에 대해 쉽고 자세하며 재미나게 일러주는 것을 첨 봤다. 그런 세상을 열어주신 안병길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게 ‘자유’와 ‘민주’, ‘자유민주주의’의 교과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제대로 공부해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신나는 일이 되겠는가 말이다.

2009년 9월 23일 수요일

[자유] 퀴즈, 자유는 방종 아닌가요?

(사진의 제목이 "자유와 방종의 갈림길"입니다.^^ 클릭하시면 출처로 연결됩니다. 2009년 6월 27일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에 올린 글과 토론입니다. 자유와 방종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나름대로 답을 찾는 과정이 잘 나와 있습니다. 저는 이 토론에서 매우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간단한 모형을 분석해서 자유와 저항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토론 부분은 직접 관련 있는 내용 위주로 발췌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도움에 매우 감사합니다.)

[발제] 우리가 소시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은 얘기 중 "자유는 방종이 아니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유가 마음대로 한다는 뜻인데, 어떻게 방종이 아닐 수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일단 "자유는 방종이다."로 명제를 바꿔봤습니다.

이 명제는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이것이 퀴즈입니다. 가장 훌륭한 댓글을 단 분께는 아쉽게도, 경품이 없습니다.ㅜ.ㅜ 그냥 제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릴게요.^^ 주말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한번 생각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유머와 위트가 있으면 더 좋겠죠.

2009년 8월 3일 월요일

[자유] 자유와 자유 박치기 실제 사례: 저항의 성냥불

(누리꾼) "얼마 전에 친구들과 놀이공원을 갔는데 새치기를 당했습니다. 우리가 앞에 있었는데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앞질러서 모른 척 등 돌리고 서 있는 사람들. 어떤 일행은 마냥 속상해했고, 어떤 일행은 공연히 일을 만들지 말고 그냥 뒤에 서자고 했지만 제 성격상 규칙을 고의로 어기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최대한 정중히 말했더니, 머쓱해하며 뒤로 가더군요. 덕분에 저와 제 일행뿐만 아니라 저희 뒤에 있던 두세 팀 정도가 제시간에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안 박사님이 생각이 났던걸 왜일까요?ㅎㅎ"

(안병길) "당연히 아주 적절한 "저항"이었으니까요... 정말 잘하셨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귀차니즘과 점자니즘에 빠져서 그럴 때 눈감아 주기도 하죠. 미국에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난리 납니다.^^ 그런 성냥불이 조금씩 모여서 제대로 된 자유주의가 자리 잡는다고 생각해요. 성냥불을 켜신 것에 제가 감사합니다."

어느 누리꾼과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저는 이런 성냥불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이 켜지면 좋겠습니다. 새치기하는 자유도 있죠. 사회통념상 방종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귀찮아서 잔소리하지 않을 때가 흔하죠. 그러면 새치기가 자유의 가면을 쓰게 됩니다. 저항할 자유가 있습니다. 적절한 저항을 해줘야 진정한 자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사적 이메일 내용의 일부 공개를 허락해준 누리꾼 친구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