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Notice) | 방 명 록 (GuestBoard)

2010년 3월 31일 수요일

[단상] 경찰은 그곳에 왜 갔을까요?

천안함 침몰로 가장 가슴 아픈 분들은 실종 장병의 가족들이죠.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가족이 겪어야 할 고통은 어디에 비할 바가 아닐 겁니다. 그 가족들이 모여 있는 2함대 사령부에 경찰 정보과 인력이 신원을 밝히지 않고 사복 차림으로 섞여 있다 망신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그곳에 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났을까요?

국가는 폭력 덩어리입니다. 폭력을 행사하죠. 일종의 ‘조폭’이라고 보면 됩니다. 마피아와 같은 조폭과 다른 점은 국가는 정당하게 공적으로 폭력을 독점하는 것입니다. 그 합법적인 독점 폭력의 양대 지주가 군대와 경찰입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은 그 한 축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다른 축에서 인력을 파견하여 정보를 수집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경찰이 2함대 사령부의 허락을 받고 입장했답니다. 경찰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무기를 소유한 군대가 실종자 가족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능력이 없어서 경찰의 입장을 허락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른 이유가 있었겠죠. 그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일제 강점기의 순사를 떠올렸습니다. 조선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무슨 작당을 하는지 사찰을 했겠죠. 그 다음에 떠오른 것은 우리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 66쪽에 나오는 다음 구절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똑같이 존중 받아야 할 자유와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마다 자기의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하면, 사회는 무질서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무질서를 바로잡고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법과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으니, “무질서를 바로잡고… 누구든지 법과 규칙을 지켜야” 하는 것을 경찰이 보여주려고 그곳에 그런 방식으로 나타났을까요?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더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민의 염장을 지르는 일은 하지 않는 자유민주주의 경찰이 되소서…

[언론 서평 모음]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조선일보]
자유민주주의의 敵은 권위주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21/2010052101306.html

[중앙통신뉴스]
[신간소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
- ‘엉터리’ 자유민주주의의 가면을 쓴 권위주의와 싸우자!
http://www.ikbc.net/news/view.html?section=83&category=95&item=&no=5481

[파이미디어 TV리포트]
자유민주주의 위한 '성냥불 운동' -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방법http://media.daum.net/cplist/view.html?cateid=1003&cpid=56&newsid=20100329004905930&p=tvreport

[매경 북다이제스트]
저항은 자유와 방종을 구분한다
http://digest.mk.co.kr/Sub/Board/InfoBook.Asp?Type=T&Gubun=info&Sno=834&Id=6

[백인닷컴]
자유민주주의 반대말이 공산주의일까?
http://2kim.idomin.com/1472

[경남 도민일보]
[책]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12500

[미디어오늘]
[새책]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506

[파이낸셜뉴스]
[베스트 북] 자유·권리 지키려면 ‘귀차니즘’을 버려라
http://www.fnnews.com/view?ra=Sent1301m_View&corp=fnnews&arcid=0921922365&cDateYear=2010&cDateMonth=03&cDateDay=10

[도서출판 동녘]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
http://blog.naver.com/dongnyokpub/40102606201

[한겨레 신문]
니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알아?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08359.html

[경향신문]
[책과 삶]권위주의 덧칠 벗긴 진짜 자유민주주의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1003051711115&code=900308

[한국일보]
■ 권위주의에 이기는 법, 정치이론으로 풀어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 안병길 지음
권위주의자와 자유민주주의자가 토론을 하면 권위주의자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자와 달리 권위주의자는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전체 사회로 확대해보면 권위주의자의 공격에 약자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게다가 종종 권위주의자들은 자유민주주의자의 가면을 쓴다. 한국 사회에서도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권위주의자들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정치이론가인 저자는 맞대응 전략, 게임이론 등 다양한 정치이론을 소개하면서 그 방안을 제시한다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003/h2010030522121484210.htm

[서울신문]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안병길 지음, 동녘 펴냄) 부제가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다. 한국 현대사에서 보수우익단체 등의 오용으로 인해 심각하게 일그러져버린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이를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합리적 선택 이론, 게임이론, 맞대응 전략 등을 통해 약자가 강자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자유민주주의의 적은 권위주의라고 못박는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306018001

[레디앙]
‘엉터리 자유민주주의’ 가면 벗겨라
[새책]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성냥불 운동’ 제안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7539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사진] 봄 소식

Atherton, California, 2010년 3월 21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서평-Gatsbi님] 독후감-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제가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의 Gatsbi 회원님이 서평을 적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안병길 저)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

이 책은 자유민주주의에 관해 잘 설명한 교과서 같다.
저자는 자신의 지식을 쉽고도 정리가 잘 된 상태로 전달하려 노력하였다.

사실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사회 교과서로 배우고도 알지 못하는 나포함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 되리라 본다.
게임이론과 논리를 통해 균형과 이익을 꾀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배운 바가
많았다.

이 책의 아쉬움은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빨리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이 적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이건희가 돈으로 사법제도를 마비시킨다든가
이명박이 권위주의와 검찰을 동원하여 반대여론을 말살하고 언론을
사유화시키려는 과정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무리 좋다한들 실생활에서 구현해서 좋다는 것을 맛봐야
좋다는 걸 알게 되는데 좋은 맛을 보지 못하고 좋다고 외운
우리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먹고살기 위해 저항과 항거를 너무나 손쉽게
포기하는데, 이런 메커니즘을 조명하고 분석한 후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인
투표를 통한 비폭력적 항거에 대해 더욱 강조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감사합니다.


[필자 답변]

개츠비님의 균형 잡힌 서평을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빨리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저는 권위주의가 아직 살아서 날뛰고 있는 것으로 책에서
설명한 셈입니다. 구체적인 사례 분석은 개츠비님께서 지적하셨듯이
조금 부족합니다. 아직 제 내공이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김용철 씨처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네요. ^^
졸고에 관심을 보여 주시고, 서평까지 적어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다음에 귀국하면 연락 드리고 소주나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자유민주] 권위주의가 자유민주 가면을 쓸 때

아래 동영상에 나오는 안상수 한나라당 윈내대표의 발언이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표현입니다. 생각의 자유는 절대적이지만, 표현의 자유는 상대적입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에서도 표현의 자유는 제한합니다.

대한민국 제1당의 원내대표라는 주요 정치인이 자신이 흉악 범죄에 대해서 무슨 큰 권위가 있는 것처럼 강변하는 모습이 우습네요. 지난 정권이 좌파 교육을 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좌파 교육을 했더라도 그것이 흉악 범죄 발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막무가내로 좌파교육이 흉악 범죄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꼬락서니가 가관입니다.

이어서 자유민주주의를 뿌리내리자고 외치는데요... 권위주의자가 가면을 쓰고 자유민주주의를 광고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이네요. 안 원내대표는 제 책을 정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네요.

2010년 3월 20일 토요일

[사진, 동영상] 라스베가스, 2010년 1월

지난 1월에 라스베가스에 출장을 가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입니다.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clearsea80/110082888571
http://blog.naver.com/clearsea80/110082892196
http://blog.naver.com/clearsea80/110082893895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단상] 말과 글의 종류

말과 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것과 에 대한 것.

말과 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말과 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것과 사물에 대한 것.

이 세 기준을 적용해서 구분해보면 말과 글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긍정적인 말과 글
2)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부정적인 말과 글
3) 자신의 사물(事物)에 대한 긍정적인 말과 글
4) 자신의 사물에 대한 부정적인 말과 글
5) 남의 몸과 마음에 대한 긍정적인 말과 글
6) 남의 몸과 마음에 대한 부정적인 말과 글
7) 남의 사물에 대한 긍정적인 말과 글
8) 남의 사물에 대한 부정적인 말과 글
말과 글은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이지만,
특히 6)번의 경우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어디에 속할까요? 아무 데도 속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서평-메이데이님] 저항하라! 참여하라!

(인터넷 친구인 메이데이님이 과분한 서평을 적어 주셨습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어떻게 된 심판인지 개나 소나 자유와 민주를 말하고 있다. 예컨대 ‘자유민주 수호연합’이라든가 ‘자유 총연맹’에서 하는 일을 듣고 있으면 다시는 자유와 민주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조차 싫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비자유, 비민주적 행위들을 보면 더 그렇다. 자유와 민주가 한국에선 정말 고생이 많다.

그리하여 점점 자유와 민주가 재미없어 보이고 있었는데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이란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만 봤을 때 민중이 권력자와 대결하는 법에 대한 설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조금은 식상한 주제다. 멀리로는 노동자여 대동단결하여 혁명을 완수하자는 방법도 있었고, 가까이에는 정당 활동을 활성화하여 말 안되는 무리들을 때려잡자는 방법도 있었다. 그런데 약자라면, 여자이면서 가난하고 미래도 불투명하며 한창 늙어가느라 힘이 많이 빠져 있는, 약자 중의 약자인 내가 있지 않은가? 나는 최근 들어 강자에 대항하여 이길 생각을 잘 못해봤다. 스파르타쿠스가 결국 로마제국을 이기지 못했고 동학 농민군이 조선 왕조를 뒤집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는 일이 힘들다는 핑계로, 귀찮은 일은 될 수 있는 대로 미루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잘못 걸려 감옥에 가는 게 무섭기 때문이기도 하다. 왕창 재수가 없으면 촛불 들었다가도 재판받고 감옥에 갈 수 있는 세상이니까.

그런데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이 책이 내 아픈 데를 꼭 찔러 주었다. 저항하라! 참여하라! 이 두 마디는 이 책의 핵심이자 이미 깊이 시들 대로 시든 내 고질병의 처방이다. 저항하고 참여하되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고 전략적으로 안정적인 액셀로드-안병길 식의 ‘맞대응 전략’을 쓰라고 가르친다. 더불어 아주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들어있다. ‘맞대응 전략’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저항하고 참여하는 방법이자 안전한 방법임으로 감옥은커녕 재미있게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무엇보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은 ‘자유’와 ‘민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선한 정의로 내 머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자유’가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시험 문제를 받는다면 한 자도 제대로 써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그런 시험지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 번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다. 국정 교과서는 아예 개념이 없었고 선생님들도 스리슬쩍 넘어갔기 때문이다.(사실 그 분들도 잘 몰랐을 거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자유’와 ‘민주’에 대해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충분한 답안을 얻었다. 개인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삶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세력에 용감하게 저항하는 것이 ‘자유’와 ‘민주’를 누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외운다. 정치학자가 ‘약자’의 편에 서서 ‘강자’를 이기는 방법에 대해 쉽고 자세하며 재미나게 일러주는 것을 첨 봤다. 그런 세상을 열어주신 안병길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게 ‘자유’와 ‘민주’, ‘자유민주주의’의 교과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제대로 공부해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신나는 일이 되겠는가 말이다.

[서평 - spvacation님] 자유민주주의의 적은 권위주의다, 아니 독재주의다.

[교보문고에 올라온 서평입니다. 제 졸저를 추천해주신 spvacation님께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spvacation
2010년 3월 15일
http://booklog.kyobobook.co.kr/spvacation/802935/#0

이 책을 읽으려면 우선 '권위주의'라는 말을 먼저 확실하고 알고 읽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에 따르면 '권위주의'는 '어떤 일에 있어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순종하는 태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권위'란 무슨 말인가? 같은 사전의 풀이를 보면 1.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2.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나온다. 이 풀이를 보고 있으면 우리말 '권위주의'는 '권위'라는 말이 잘못 응용될 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 것 같다. 아무 일에나 '남을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또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란 '칼'을 휘두르는 걸 보고 '권위주의'라고 하면 될까? 또 그런 '칼'을 휘두르는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도 '권위주의'가 된다는 뜻이 될까? 조금 약한 것 같다. 성에 차지 않는다.

아마 영어의 'authoritarianism'이란 말을 번역하면서 'authority'라는 말의 뜻에 '권위'말고도 '권력' 같은 뜻이 있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같은 어원에서 나온 'authoritarian'은 'favoring imposed order over freedom'하는 '독재자'란 뜻이다. 'authoritarianism'을 중국어로는 '독재주의', '권력주의'로 옮기고 있다. 나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을 읽으며 이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권력'이라면 바로 '강제로 국민을 어떻게 할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놈은 독재자들이 잘 쓰는 '독재주의' 다. 나는 독재주의에 철저히 반대한다.

(권력의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는 이렇다.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이른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에서 배웠다.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사람도 많고 나라도 많은데 '권력주의'나 '독재주의'로 가장된 가짜들이 많다는 것을.

칼 슈미트(Carl Schmitt)는 '정치적이라는 것 (the political)'은 '적'과 '친구'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는 것을.(이건 모택동도 했던 말이다. 적과 친구부터 확실히 갈라서 파악해야 혁명에 성공한다고) 그러니까 '자유'와 '민주'의 탈을 쓰고 있는 가짜들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에서 다시 확인했다.

'자유'는 '피'가 필요할 정도로 얻기 힘든 것이고 '참여' 없이 민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폴 엘뤼아르의 시 '자유'가 생각난다.

나의 대학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그리고 눈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파괴된 나의 피신처 위에
무너진 나의 등대들 위에
권태스러운 담벽들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그리고 한마디 말의 위력으로
내 인생을 다시금 마련한다
너를 알기 위해 나는 태어났고
너를 이름짓기 위해 있느니
오, 자유여.

그 옛날 좋아했던 이 시를 다시 찾아 읽게 해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강력 추천한다.

2010년 3월 15일 월요일

[잡담] 샌프란시스코 공항, 2010/03/11

스탠포드 여학생 농구팀이 현재 랭킹 2위입니다.
http://www.gostanford.com/sports/w-baskbl/mtt/stan-w-baskbl-mtt.html
운 좋게도 그 농구팀 선수들과 코치와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3월 11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보안검색 대기줄에 함께 서 있었죠. Pac10 토너먼트에 참가하려고 LA로 간다고 하더군요. 신기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습니다. 흔쾌히 응하더군요. Go Stanford!

제 오른쪽(사진 왼쪽)은 미셸 선수이고,
http://www.gostanford.com/sports/w-baskbl/mtt/harrison_michelle00.html
왼쪽(사진 오른쪽)은 캐일라 선수입니다.
http://www.gostanford.com/sports/w-baskbl/mtt/pedersen_kayla00.html
그리고 아래 사진은 코치 태라입니다. 스탠포드에서 23년째 코치로 재직 중인 유명한 분입니다. http://www.gostanford.com/sports/w-baskbl/mtt/vanderveer_tara00.html

다음은 샌프란시스코 공항 풍경과 대합실의 어린이 놀이터입니다.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수필] 자유민주 열공 최종 보고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0/03/04)

작년 7월 1일에 시작한 자유민주주의 열공에 대한 최종 보고를 드립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준구 선생님 게시판을 처음 방문한 때가 2008년 2월이었습니다. 그때 이 선생님의 혜안이 담긴 여러 시론과 수필을 읽고 공감하는 바가 매우 커서 게시판 소통을 시도했었습니다. 굴러온 촌뜨기를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습니다.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6월에 제가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저와 관련된 별로 유쾌하지 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를 다른 회원으로 착각한 어떤 회원이 심한 욕설과 인신공격을 저에게 해댄 해프닝이었죠. 그 회원의 공개 사과를 받기 위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 이 선생님께서 댓글로 올리신 자유와 권리, 그리고 자유주의자에 대한 설명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신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 사건을 전혀 모르셨을 텐데 마치 꼭 찍어서 저를 격려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힘껏 노력하여 그 회원의 정중한 공개사과를 받았습니다.

그 인터넷 동호회에서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문제가 생긴 것은 별로 특이한 일은 아닙니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어서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죠. 어떤 회원은 욕설 사용이 그 동호회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정도였으니까요.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왜 그런 언어폭력이,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버젓이 소위 자유 공간에서 날뛰는지 고민했습니다. 일부 회원이 자유민주주의를 잘 모르거나, 알아도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자유민주주의의 진면목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은 오래전부터 제가 해왔던 것입니다. 1994년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에 조교수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예컨대 미시간주립대의 한국 관련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 저는 다원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바람을 1997년에 미시간주립대를 떠나면서 한국학생회에 인사말로 남겼습니다.

1997년에 서울대 국제지역원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상념이 더 깊어졌습니다. 왠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가 매우 어설프게 보였거든요. 인터넷에서 토론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우리 인터넷 문화가 상당히 거칠었죠. 2003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다시 활동하면서 그 고민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치개혁을 연구하면서, 또한 민간 종합정책 싱크탱크를 목표로 조그만 연구원을 발족하고 관련 활동을 하면서, 정부 쪽과 시민 쪽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관찰하고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작년 7월 1일부터 이미 적어둔 글들을 정리하고 새로 글도 적으면서 책으로 엮은 것은 약 15년 동안 제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그런 생각들을 펼쳐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8월 중순에 일단 마무리한 초고는 그 분량이 많았고, 또한 산만했습니다. 출판사와 접촉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초고를 대폭 정리하면 될 것으로 봤지만, 출판사 섭외가 쉽지 않더군요. 결국 제일 먼저 접촉한 도서출판 동녘에서 한번 해보자는 답을 받았고, 출판사의 요청을 참작해서 초고를 대폭 고쳤습니다.

수정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져서 서점에 선보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교정을 여러번 봤는데도 계속 바로잡을 것이 나오더군요. 제목을 정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일반인이 많이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더 눈에 띄는 제목을 고르는 것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지인의 아이디어도 빌리면서 추린 약 20개 정도의 제목 후보에서 최종 낙점을 받은 것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입니다. 약자 자유민주주의자가 강자 권위주의자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라는 문제의식이 반영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번 주에 제 열공의 한 매듭이 맺어집니다. 이준구 선생님의 성원이 없었다면 제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깊은 은혜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게시판 친구들의 응원과 도움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초고를 읽고 소중한 조언을 보내주셨거나 교정을 봐주신 회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온라인 공간의 자유민주주의 모범을 이 선생님 게시판이 계속 보여줄 것을 기대하면서, 또한 믿으면서 열공 최종 보고를 마칩니다. 꾸벅.

p.s. 인터넷 서점 한 곳에는 이미 올라와 있군요. ^^ 책 홍보를 해서 미안합니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76121

2010년 3월 5일 금요일

[잡담] 캘리포니아에서...

(2010년 3월 1일 새벽)

다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인생이 뭐 별 거 있나?" 라는 어느 선배님의 말씀이 머릿속에 다시 떠오르는 새벽이네요. LA 지역에 출장을 가려고 공항에 나왔습니다. 조금 뒤에 비행기에 오르겠죠. 그리고 새로운 컨설팅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꿈을 꾸었던 직장을 그만둔지 10년째가 되었네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롤스코스터를 탔다고나 할까요. 돈은 별로 벌지 못했지만 유익한 세상 구경은 많이 했습니다. 크게 나눠서 공공분야, 기업체, 민간 정책연구소, 그리고 정치권이 되겠네요. 재미있었습니다.

다음 10년 동안 저는 또 어떤 세상 구경을 할 것인지 기대도 됩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고요? 그럴 수도 있죠. ^^

(2010년 3월 2일 새벽)

오렌지 카운티 어바인에서

어제 도착한 공항은 오렌지 카운티 죤 웨인 공항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거창한 죤 웨인 동상이 공항청사 안에 떡 하니 서 있더군요. ^^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서 산책도 하고 칼스 쥬니어라는 햄버거 집에 들어가서 부리토로 이른 아침도 먹었습니다. 혼자서 난리 블루스를 췄네요. ㅋ 오늘 일정을 시작하려면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습니다. 공부해야죠. ^^

2010년 3월 3일 수요일

[자유민주] 1997 년 7 월 자유민주주의 개념 토론 (3)

이번 주에 제 책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가 출판될 예정입니다. 책 4장 첫 절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의 밑그림이 되었던 1997년의 한 인터넷 동호회 토론을 소개합니다. 그 절 초고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동호회, 1997/07/06 ~ 7/17)

[익명 2] 필자가 이야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사용한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게 다른지 필자가 설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사용된 자유민주주의는 우리의 민주화에 이바지한 바가 없다.

[필자] (며칠 동안 관망하겠다는 뜻이 와전된 측면이 있어서 제 견해를 밝힙니다. “자유민주주의” 논쟁에서 빠져나가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 논쟁은 자연히 소멸하겠지요.)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저 자신이 오해를 받는 소지가 제법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걸었음에도,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요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제 견해를 이미 밝혔습니다. 그래도 이쪽이냐 저쪽이냐 견책성 질문들을 일부 받았습니다. 대부분 의견이 무엇인가 토의해보겠다는 열의에 가득 차 있어서(물론 오해도 쌍방 있었겠지만), 스스로 신이 나서 그 많은 글을 제가 올렸던가 봅니다. 결국, 제가 올릴 댓글인 (자유민주주의 = 자유주의 + 민주주의)에서 뜻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글을 준비하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어떤 글이 올라와서 관련 의견을 던졌고, 저는 표현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용자와는 일대일 대응방식 토론은 큰 변화가 있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토론은 쌍방이 합의해야 되고, 어느 한 쪽에서 합당한 이유를 대고 회피할 수도 있어야 됩니다. 저 자신은 새로운 논쟁에 들어가지 않아도 준비하는 글에서 궁금증을 밝혀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견해는 그렇습니다. 저에게 “핵심”을 밝히라고 요구한(혹은 부탁한) 분은 어떤 때는 제 주장의 “핵심”을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어떤 때는 전혀 모르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저 자신이 혼란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어떤 사용자는 처음부터 잘 모르겠다고 질문한 예도 있습니다.) 제 주장의 “핵심”은 그분들이 추측하는 그것과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제 주장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전체주의나 독재국가가 아닌 자유민주주의국가 형태인 것은 분명하나, 자유민주주의 제 원칙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분야가 적지 않다. 하지만, 발전 양상을 볼 때,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더 자유민주주의적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며, 이미 그 징후는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는 과도기라고 부를 수 있으며, 이 과도기에는 전체주의적 요소, 봉건적 요소, 전근대적 요소, 전통적 요소, 현대적 요소, 자유민주주의적 요소 등등이 뒤섞여서 나타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적 요소가 점차 우월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사회제도만 자유민주주의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개인행동도 자유민주주의로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봉건제 국가는 당연히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전체주의 국가로 볼 수도 없습니다. 영국이나 미국과 같이 제법 정비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아닙니다. 그러나 분류를 하자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에 어긋나는 요소만 부각하면 한이 없습니다. 며칠 전 어떤 미국인을 만났는데, 미국 정치자금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미국 정치가 부패해서 이제 더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강변하더군요. 저는 그래도 자유민주주의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면서 잘못된 것은 당연히 고쳐야 한다고 담소했답니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자유민주주의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성미가 급한 시민은 “이것은 말도 안 된다. 없애버려야 한다. 모두 바꿔버려야 해!”라고 말하는 분도 있고, “중요한 부분부터 개혁해서 바꾸는 것이 좋아.”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조그만 곳에서, 가능성이 큰 것부터 시작해서 더욱 큰 부문으로 옮겨가는 방식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시민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세 번째 처지에 서 있습니다. 사회과학 방법론으로서 데카르트가 주장한 뜻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저는 효율성도 중시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첫 번째나 두 번째 방법이 틀렸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보장이 있고, 또 현실성이 높다면 첫 번째가 제일 바람직하겠지요. (중간 생략)

제가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 몇몇 측면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상호존중, 개인 이익 중시, 다양성 인정, 상대주의, 정치적 선택에서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는 인식론(절대주의 부정) 등등이었습니다. 이런 측면을 드러내는 이론적 해석을 현실에 결부시켜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또, 가능하면 예도 들려고 합니다. (중간 생략)

먼저, 자유주의는 국가와 개인의 관계만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관계, 집단과 집단 관계, 집단과 개인 관계, 국가와 국가 관계까지 설정하는 이념입니다. 국가와 국가 관계에 있어서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자유무역이 자유주의 이념에 근거를 둔 것입니다. 보호무역도 때로는 자유주의 이념에서 나온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저라면 “자유주의가 국가의 권한과 기능에 대한 하나의 견해를 밝힌다. 그 뜻은 국가가 개인 기본권과 자유를 가능한 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국가를 필요악으로 보는 자유주의 한 부류가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자유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물론 “자유”입니다. 만약, 어떤 동떨어진 섬에 한 명만 산다면(로빈슨 크루소), 그 사람은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이 두 명만 되어도 완벽한 자유를 누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A 의 자유가 B 의 자유와 상충) 따라서 어떤 사회라도 각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그 자유를 보장한다면 전체 구성원이 불안에 떨게 됩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그런 자유는 제한해야 하고, 사회 구성원이 각자 가진 그 부분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급하면 다시 찾아올 수도 있으므로 “일시적”이라고 표현) “내어 놓는” 혹은 “양도하는” 일종의 “포기 각서”를 쓰게 됩니다. 그것을 누구에게 어떤 내용으로 쓰느냐에 따라서 자유주의 견해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홉스(Thomas Hobbes)는 궁극적으로 국가라는 괴물(리바이어던, Leviathan)에게 양도계약서를 쓰는 것으로, 로크(John Locke)는 양도를 서약하지 않고 자유권 행사의 대리인으로 국가를 지정하는 것으로(위임 계약) 봅니다. 위임이나 양도 대상이 되는 자유를 죽이거나 남을 해치는 등 신변보장에 관한 것에만 국한하자고 주장하면 야경국가론이 됩니다. 만약, 어떤 사회 구성원이 정말 착해서 남을 전혀 해치지 않는다면, 또 외적이 침입해서 그를 해칠 염려가 없다면 야경국가는 필요없는 존재가 되겠습니다. 따라서 국가를 필요악으로 보는 자유주의의 극단적인 부류는(양도나 위임을 매우 억울하게 느끼는 부류) 국가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외적도 있고, 내부에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 소중한 자유 일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어서 국가를 필요악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밖에 적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한참 전에... 적다 보니 글이 길어지고 구질구질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들고, 또 개인적으로 바빠서 내팽개쳤는데, 다시 읽어 보아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색적인 욕은 정말 곤란합니다. 저에게 그런 욕을 퍼부은 익명손님은 스스로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

[토론 소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건설적 토론이 될 수 있었는데, 일부 회원의 과도한 표현과 필자에 대한 공격으로 용두사미가 된 격이다. 특히 회원 6 은 소통 방식이 전혀 자유주의적이지 않고, 자신의 뜻을 강요한다든지, 토론 상대방을 압박하는 그릇된 방식을 보여주었다. 필자는 맞대응으로 회원 6 과 토론을 거부하였다. 많은 회원이 회원 6, 회원 7, 그리고 공격에 가담한 다른 토론자를 비판했다. 자유민주주의 개념에 대한 토론이 소통과 관련된 의제로 변한 셈이다. 적절하지 않은 표현 때문에 토론 의제가 변경된 사례로 평가한다. 인터넷에서 언어폭력은 자유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며, 여러 명이 한 명을 토론 주제와 상관없이 몰아세우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권위주의적 언행이다.

토론 내용에 있어서, 그 당시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 주요 근거는 진보정당이 없다는 것인데, 그 원인을 집권층에서 찾느냐, 아니면 여러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필자는 후자 견해였고, 전자를 지지한 토론자들은 과거 권위주의 체제로부터 물려받은 집권층의 행태에 거의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현 시점에서 평가해보면, 필자와 상대방 사이에 토론의 초점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필자는 국가, 시민 집단, 시민 등 모든 상관관계를 포괄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총체적 모습을 제시하려고 했으나, 반대편은 당시 집권층이 과거 권위주의와 별다를 것이 없다는 데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결국, 이 토론은 필자가 후속편을 내놓지 못하여 자연 종결되었으며, 12 년 뒤 발간하는 책이 필자의 답변인 셈이다. 이 토론에서 필자가 예측했던 우리 정치의 진행상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공고화는 노무현 정권까지 점진적으로 상당히 이뤄졌다. 문제는 시민 사회의 자유민주주의화가 앞으로 한층 더 발전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어야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전망한다. //

2010년 3월 1일 월요일

[자유민주] 1997 년 7 월 자유민주주의 개념 토론 (2)

이번 주에 제 책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가 출판될 예정입니다. 책 4장 첫 절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의 밑그림이 되었던 1997년의 한 인터넷 동호회 토론을 소개합니다. 그 절 초고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동호회, 1997/07/06 ~ 7/17)

[회원 5] 자유주의는 국가 대 개인의 관계를 살피는 것으로 본다. 필자의 견해는? 자본주의와 결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필자의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2 차 대전 후 독일 자유민주 질서하에서 나치와 공산당이 해체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묶어서 전체주의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람직한가?

[필자 설명] 여기서 이 토론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본격적으로 자유민주주의 토론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어떤 회원이 새로 등장하여 돌발상황이 발생한다.

[회원 6] 필자의 글이 읽기 거북하다.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이전 익명손님의 문제제기는 우리나라에 진보정당, 노조 정치운동도 없는데 무슨 자유민주주의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진보와 사회주의 운동이 존재했는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없어졌다. 그런데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 자유민주주의 이야기인가. 필자의 자유민주주의와 현실 권력층의 자유민주주의는 내용이 다르니,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 일단 용어 선택은 조심스럽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역사주의에서는 역사가 단선적으로, monotonic 하게 발전한다고 보고 있지만, 저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발전적으로 전개될 때도 있고, 오히려 퇴행할 때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가 공고화되고 있느냐, 오히려 퇴보했느냐에 대한 견해는 “귀신 뭐 하는” 소리가 아니라 보는 견해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해방 직후와 한국전쟁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긴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귀신 뭐 하는” 이런 용어를 쓰는 양반과는 토론 자체가 건설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한번 생각해보세요. “생존”이라는 기본권의 문제, 자유민주주의 공고화를 측정하는 잣대는 하나밖에 없는지, 노동문제에서 발전한 것은 없는지, 그 발전문제를 보는 시한은 어떻게 한정해야 할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공고화에 포함하면 안되는지, 꼭 님이 생각하는 문제가 남한 내부만의 문제인지, 북한이 전체주의를 버리고 체제 경직성을 완화하면 남한 자유민주주의는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기타 등등... 님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다른 이의 견해가 “귀신 뭐 하는” 소리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다시 부탁합니다. 차분한 토론을 위해서 용어사용은 조심스럽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원 6] 필자는 아직 답이 없다.

[필자] 회원 6 님, 자유민주주의라고 해서 언제나 님이 편한 대로 “가볍게” 하실 수는 없습니다. 님의 이익(interest)이 중요하면, 남도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는 법이겠지요? “귀신 뭐 하는” 그런 이야기를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남에게 사용할 때는 “가볍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그런 식으로 “가볍게” 하다가는 이 게시판이 난장판이 될 걸요?

[회원 6] 필자는 가벼운 질문이라도 성의 있게 답하라. 또 귀신 이야기인가. 필자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토론 글을 올린 적이 있는가? 이런저런 일관성 없는 이야기뿐이었다.

[필자] (회원 6 님에게 드리는 마지막 글) 저는 님이 태도 문제(attitude problem)가 있는 사용자라고 생각합니다. 큰 변화가 있지 않으면 님 의견은 무시합니다. 님 글에 이미 제 주장의 핵심을 아는 듯이 표현한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 뭐 하려고 또 다시 그 핵심을 듣고 싶나요?

(님의 글 중에서) “문제의 핵심만 알고 있으면 되지요. 제가 다 안 읽었다고 했지, 하나도 안 읽었다고는 이야기 안 했는데요.”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회원 7] “XX 학과 놈팽이들의 사회과학 실력이 어느 정돈지 한번 구경이나...” 필자는 술 먹다 쥐어패도 상관 별로 없을 사람.

[회원 8] 회원 7 글은 보기 좋지 않다. 이런 “이지메”는 삼가는 것이 좋겠다.

[필자] (제목: 인터넷과 자율) 인터넷이 전형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사용자들이 어떻게 참가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건설적으로 될 수도 있고, 기존 현실보다 더 “막가는”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게시판이 건설적인 곳이 되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모두 성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차분하게 성정을 다듬는 한편, 쓸데없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용자들은 자제하는 미덕을 보여야 될 것입니다. 이들을 깨우치기 위해서 다른 여러분의 조그만 정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며칠 추세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원 9] 이곳이 건설적일 필요가 있나? 필자의 “건설적”이란 말이 애매하다. 필자 의견이 비건설적이거나 악화일 수 있다. 필자의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회원 6] 성의와 노력은 이미 많이 나왔다. 필자가 과민반응인데, 글을 적지 않겠다니 나도 당분간 적지 않겠다. 나는 이지메에서 빼달라. “시작하자마자, 꼬리를 감추는군. 쩝.”

[회원 10] 회원 7 형, 반갑다. 필자 “뭐시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회원 11] (회원 7)은 또 술 마시고 포스팅한 것 같다.

[회원 12]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설을 퍼붓나? 교수가 아니라면 들어먹지 않을 욕까지 듣고 있다. 이지메 맞다. 역겹다는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회원 8] 회원 6 은 토론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끼리 필자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써놓은 것은 좋지 않다.

[회원 6] 나는 필자를 욕한 적은 없다. 필자가 역겨운 것은 할 수 없다.

[익명 1] “(필자) X 새끼. 나가 뒈져라!”

[회원 13] 맘에 안 든다고 역겹다고 하는 것은 자유이고, “사람도 아니라느니 똥통이 어쩌니”를 두고 뭐라 하면 너그럽지 않은 것이 되는구나. 이 게시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회원 7] “이 게시판 수준이 그런 게 아니라, 제 수준이 그런 것이니 널리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회원 14] 여러 사람이 필자를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회원 15] 이전에는 건설적인 토론이 많았다. 토론에서 적어도 예의는 지켜야 한다. 지식보다 인격이 더 중요하다.

[회원 16] 단지 기분이 나쁘다고 공개 포스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통신 에티켓을 생각해보자.

[회원 17] 회원 7 은 그 도가 지나쳤다.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술 때문이라면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회원 14] 회원 6 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동감이다. 논쟁 중에 감정적이어서도 안 되고,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강요해서도 안된다. 회원 6 은 정중히 사과해야 필자와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