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제 책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가 출판될 예정입니다. 책 4장 첫 절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의 밑그림이 되었던 1997년의 한 인터넷 동호회 토론을 소개합니다. 그 절 초고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동호회, 1997/07/06 ~ 7/17)
[회원 5] 자유주의는 국가 대 개인의 관계를 살피는 것으로 본다. 필자의 견해는? 자본주의와 결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필자의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2 차 대전 후 독일 자유민주 질서하에서 나치와 공산당이 해체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묶어서 전체주의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람직한가?
[필자 설명] 여기서 이 토론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본격적으로 자유민주주의 토론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어떤 회원이 새로 등장하여 돌발상황이 발생한다.
[회원 6] 필자의 글이 읽기 거북하다.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이전 익명손님의 문제제기는 우리나라에 진보정당, 노조 정치운동도 없는데 무슨 자유민주주의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진보와 사회주의 운동이 존재했는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없어졌다. 그런데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 자유민주주의 이야기인가. 필자의 자유민주주의와 현실 권력층의 자유민주주의는 내용이 다르니,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 일단 용어 선택은 조심스럽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역사주의에서는 역사가 단선적으로, monotonic 하게 발전한다고 보고 있지만, 저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발전적으로 전개될 때도 있고, 오히려 퇴행할 때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가 공고화되고 있느냐, 오히려 퇴보했느냐에 대한 견해는 “귀신 뭐 하는” 소리가 아니라 보는 견해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해방 직후와 한국전쟁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긴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귀신 뭐 하는” 이런 용어를 쓰는 양반과는 토론 자체가 건설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한번 생각해보세요. “생존”이라는 기본권의 문제, 자유민주주의 공고화를 측정하는 잣대는 하나밖에 없는지, 노동문제에서 발전한 것은 없는지, 그 발전문제를 보는 시한은 어떻게 한정해야 할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공고화에 포함하면 안되는지, 꼭 님이 생각하는 문제가 남한 내부만의 문제인지, 북한이 전체주의를 버리고 체제 경직성을 완화하면 남한 자유민주주의는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기타 등등... 님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다른 이의 견해가 “귀신 뭐 하는” 소리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다시 부탁합니다. 차분한 토론을 위해서 용어사용은 조심스럽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원 6] 필자는 아직 답이 없다.
[필자] 회원 6 님, 자유민주주의라고 해서 언제나 님이 편한 대로 “가볍게” 하실 수는 없습니다. 님의 이익(interest)이 중요하면, 남도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는 법이겠지요? “귀신 뭐 하는” 그런 이야기를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남에게 사용할 때는 “가볍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그런 식으로 “가볍게” 하다가는 이 게시판이 난장판이 될 걸요?
[회원 6] 필자는 가벼운 질문이라도 성의 있게 답하라. 또 귀신 이야기인가. 필자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토론 글을 올린 적이 있는가? 이런저런 일관성 없는 이야기뿐이었다.
[필자] (회원 6 님에게 드리는 마지막 글) 저는 님이 태도 문제(attitude problem)가 있는 사용자라고 생각합니다. 큰 변화가 있지 않으면 님 의견은 무시합니다. 님 글에 이미 제 주장의 핵심을 아는 듯이 표현한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 뭐 하려고 또 다시 그 핵심을 듣고 싶나요?
(님의 글 중에서) “문제의 핵심만 알고 있으면 되지요. 제가 다 안 읽었다고 했지, 하나도 안 읽었다고는 이야기 안 했는데요.”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회원 7] “XX 학과 놈팽이들의 사회과학 실력이 어느 정돈지 한번 구경이나...” 필자는 술 먹다 쥐어패도 상관 별로 없을 사람.
[회원 8] 회원 7 글은 보기 좋지 않다. 이런 “이지메”는 삼가는 것이 좋겠다.
[필자] (제목: 인터넷과 자율) 인터넷이 전형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사용자들이 어떻게 참가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건설적으로 될 수도 있고, 기존 현실보다 더 “막가는”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게시판이 건설적인 곳이 되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모두 성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차분하게 성정을 다듬는 한편, 쓸데없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용자들은 자제하는 미덕을 보여야 될 것입니다. 이들을 깨우치기 위해서 다른 여러분의 조그만 정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며칠 추세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원 9] 이곳이 건설적일 필요가 있나? 필자의 “건설적”이란 말이 애매하다. 필자 의견이 비건설적이거나 악화일 수 있다. 필자의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회원 6] 성의와 노력은 이미 많이 나왔다. 필자가 과민반응인데, 글을 적지 않겠다니 나도 당분간 적지 않겠다. 나는 이지메에서 빼달라. “시작하자마자, 꼬리를 감추는군. 쩝.”
[회원 10] 회원 7 형, 반갑다. 필자 “뭐시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회원 11] (회원 7)은 또 술 마시고 포스팅한 것 같다.
[회원 12]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설을 퍼붓나? 교수가 아니라면 들어먹지 않을 욕까지 듣고 있다. 이지메 맞다. 역겹다는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회원 8] 회원 6 은 토론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끼리 필자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써놓은 것은 좋지 않다.
[회원 6] 나는 필자를 욕한 적은 없다. 필자가 역겨운 것은 할 수 없다.
[익명 1] “(필자) X 새끼. 나가 뒈져라!”
[회원 13] 맘에 안 든다고 역겹다고 하는 것은 자유이고, “사람도 아니라느니 똥통이 어쩌니”를 두고 뭐라 하면 너그럽지 않은 것이 되는구나. 이 게시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회원 7] “이 게시판 수준이 그런 게 아니라, 제 수준이 그런 것이니 널리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회원 14] 여러 사람이 필자를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회원 15] 이전에는 건설적인 토론이 많았다. 토론에서 적어도 예의는 지켜야 한다. 지식보다 인격이 더 중요하다.
[회원 16] 단지 기분이 나쁘다고 공개 포스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통신 에티켓을 생각해보자.
[회원 17] 회원 7 은 그 도가 지나쳤다.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술 때문이라면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회원 14] 회원 6 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동감이다. 논쟁 중에 감정적이어서도 안 되고,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강요해서도 안된다. 회원 6 은 정중히 사과해야 필자와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