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0/03/04)
작년 7월 1일에 시작한 자유민주주의 열공에 대한 최종 보고를 드립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준구 선생님 게시판을 처음 방문한 때가 2008년 2월이었습니다. 그때 이 선생님의 혜안이 담긴 여러 시론과 수필을 읽고 공감하는 바가 매우 커서 게시판 소통을 시도했었습니다. 굴러온 촌뜨기를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습니다.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6월에 제가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저와 관련된 별로 유쾌하지 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를 다른 회원으로 착각한 어떤 회원이 심한 욕설과 인신공격을 저에게 해댄 해프닝이었죠. 그 회원의 공개 사과를 받기 위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 이 선생님께서 댓글로 올리신 자유와 권리, 그리고 자유주의자에 대한 설명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신기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 사건을 전혀 모르셨을 텐데 마치 꼭 찍어서 저를 격려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힘껏 노력하여 그 회원의 정중한 공개사과를 받았습니다.
그 인터넷 동호회에서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문제가 생긴 것은 별로 특이한 일은 아닙니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어서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죠. 어떤 회원은 욕설 사용이 그 동호회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정도였으니까요.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왜 그런 언어폭력이,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버젓이 소위 자유 공간에서 날뛰는지 고민했습니다. 일부 회원이 자유민주주의를 잘 모르거나, 알아도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자유민주주의의 진면목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은 오래전부터 제가 해왔던 것입니다. 1994년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에 조교수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예컨대 미시간주립대의 한국 관련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 저는 다원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바람을 1997년에 미시간주립대를 떠나면서 한국학생회에 인사말로 남겼습니다.
1997년에 서울대 국제지역원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상념이 더 깊어졌습니다. 왠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가 매우 어설프게 보였거든요. 인터넷에서 토론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우리 인터넷 문화가 상당히 거칠었죠. 2003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다시 활동하면서 그 고민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치개혁을 연구하면서, 또한 민간 종합정책 싱크탱크를 목표로 조그만 연구원을 발족하고 관련 활동을 하면서, 정부 쪽과 시민 쪽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관찰하고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작년 7월 1일부터 이미 적어둔 글들을 정리하고 새로 글도 적으면서 책으로 엮은 것은 약 15년 동안 제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그런 생각들을 펼쳐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8월 중순에 일단 마무리한 초고는 그 분량이 많았고, 또한 산만했습니다. 출판사와 접촉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초고를 대폭 정리하면 될 것으로 봤지만, 출판사 섭외가 쉽지 않더군요. 결국 제일 먼저 접촉한 도서출판 동녘에서 한번 해보자는 답을 받았고, 출판사의 요청을 참작해서 초고를 대폭 고쳤습니다.
수정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져서 서점에 선보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교정을 여러번 봤는데도 계속 바로잡을 것이 나오더군요. 제목을 정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일반인이 많이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더 눈에 띄는 제목을 고르는 것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지인의 아이디어도 빌리면서 추린 약 20개 정도의 제목 후보에서 최종 낙점을 받은 것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입니다. 약자 자유민주주의자가 강자 권위주의자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라는 문제의식이 반영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번 주에 제 열공의 한 매듭이 맺어집니다. 이준구 선생님의 성원이 없었다면 제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깊은 은혜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게시판 친구들의 응원과 도움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초고를 읽고 소중한 조언을 보내주셨거나 교정을 봐주신 회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온라인 공간의 자유민주주의 모범을 이 선생님 게시판이 계속 보여줄 것을 기대하면서, 또한 믿으면서 열공 최종 보고를 마칩니다. 꾸벅.
p.s. 인터넷 서점 한 곳에는 이미 올라와 있군요. ^^ 책 홍보를 해서 미안합니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76121
김수영
답글삭제(2010/03/04 16:50) 오...축하드립니다.
안그래도 틈틈이 읽을만한 책을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어떤 책을 구입할 지는 확정되었군요^^
안박사님께서 여기 자주 오시니 정독 후 후기를 올려보겠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p.s "욕설이 인터넷 동호회의 문화"라는 말에서 문득 DC가 떠오른건 저뿐인가요-.-
안병길
(2010/03/04 17:22) 김수영님 응원, 매우 고맙습니다.
후기도 올려 주신다니 영광입니다.
실망하시지 않아야 할 텐데요... 라는 걱정도 조금 생기네요. ^^
이준구
(2010/03/04 18:02) 어려운 일 끝마치느라고 정말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책이 완성되어 나온 것을 보면 그 동안 고생했던 생각이 싹 달아나 버릴 겁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좋은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안박사, 화이팅!
안병길
(2010/03/04 18:28) 모두 선생님 덕분입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소민우
(2010/03/04 19:37) 드뎌 박사님의 玉稿가 햇볕을 보게 되었네요.
아무래도 청계천 인쇄업자 열분은 종이를 미리 사두셔야 될 듯...(낙양의 지가를 올리다.) ^^
애그
(2010/03/04 21:09) 표지 그림도 상당히 멋진데요~
제목과 매칭이 딱 되는 그림입니다.
내용이 너무 궁금한데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
권도형
(2010/03/04 21:19) 오. 드디어 나왔네요.
박사님. 감축드립니다. ㅎㅎ
김형균
(2010/03/04 22:16) 축하드립니다. ^^
윤준현
(2010/03/04 23:31) 박사님 축하드립니다!!! 대박!!!! 대박 나시길 빌겠습니다 ^^
신영기
(2010/03/04 23:33) 안박사님, 축하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나라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해지리라 믿습니다.
안병길
(2010/03/04 23:40) 모두 응원해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민우 씨 말처럼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윤형석
(2010/03/05 00:46) 안 교수님...
정말...
항상 감사드립니다.
돌비
(2010/03/05 07:40) 와! 정말 축하드립니다! ㅎㅎ
Must Have Item이 하나 늘었군요! ㅎ
오리
(2010/03/05 08:43) 역작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제목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박영환
(2010/03/05 10:32) 안박사님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드디어 조그만 결실을 맺었네요.
밑의 목차를보니, 박사님꼐서 예전에 올리신 낮익은 글들도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ㅋ
출간 축하드립니다. ^^
안병길
(2010/03/05 10:32) 윤 박사님, 고마워요. 잘 부탁드려요. ^^
돌비 씨 친구 우석 씨를 책 등장인물로 비공식 섭외했는데 괜찮죠? ㅋ
오리님, 감사합니다. 제목 정하느라 생고생했었습니다. ㅎ
영환 씨, 동시 포스팅이었네요. ^^ 이 선생님 게시판에 책의 부분 초고로 간주할 수 있는 글들이 많죠. 축하, 고맙습니다.
오키프
(2010/03/05 14:53) 와~드디어!!!!!!!!
박사님, 정말 축하드림니다!!^^
나두 must have item list에 바로 입력했습니다.ㅎㅎㅎ
안병길
(2010/03/05 16:10) 오키프 씨, 동작 보세요. 요즘 많이 바쁜가 봐요. 적어도 5등 안에 들어왔어야... ㅋ
그러나 축하는 매우 고마워요. ^^
세헌
(2010/03/05 17:18) (좀 늦었지만) 출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L교수님의 미시 5판"만큼" 대박나시길 기원합니다~~~~
('5판보다'라고 썼다간 제 뒷일을 책임질 수 없어서ㅋㅋㅋ)
영도스키
(2010/03/05 17:27) 박사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 간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교수님의 책이 성냥불이 되어,
(조금은 살벌하지만^^;) 건전한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부족하지만 노력하겠습니다!!
박사님 다시 한번 감축드리옵니다.
(오키프님보다도 늦어서 어째 ㅠㅠ)
궁금한
(2010/03/05 18:01) 인터넷서점에 들어가보니 책이 이미 나왔군요. 안 박사님,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주문해서 잘 읽겠습니다.
이준구
(2010/03/05 20:21) 드디어 오늘 학교로 책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즐겁게 읽겠습니다.
안병길
(2010/03/05 21:02) 선생님, 부끄럽습니다. 내용이 어수룩하더라도 어여삐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갖고 직접 인사드려야 했는데 택배로 보내서 죄송합니다.
세헌 씨, 영도 씨, 고마워요. 대박으로 가는 쾌가 생길까요? ^^
궁금한님, 읽고 의견교환을 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태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병길
(2010/03/05 22:52) 고맙게도 한겨레와 경향에 서평이 올라왔네요.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08359.html
니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알아?
(제목이 세네요. ㅋ)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1003051711115&code=900308
[책과 삶]권위주의 덧칠 벗긴 진짜 자유민주주의
돌비
(2010/03/05 23:00) 헛.. ㅎㅎ 가문의 영광으로 알겠습니닷!! ㅋ
와호장룡
(2010/03/06 13:32) 안박사님 출간 축하드립니다~
지금 준비하는 것이 끝나면 꼭 읽어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CHuLBaKI
(2010/03/06 13:51) 축하드립니다^-^ 책 표지의 그림과
제목이 너무 잘 어울리는듯 합니다^-^
저 지금 교보문고 들어가서 장바구니에 넣으려구요^-^,,,
잘 읽겠습니다앗! 재미있을꺼 같아요^^
안병길
(2010/03/06 14:08) 돌비 씨, 제가 고맙습니다. ^^
와호장룡님, 철바클님, 잘 지내시죠?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오키프
(2010/03/06 22:07) 박사님~죄송합니다..흑흑ㅠㅠ
새학기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요즘엔 이곳을 눈팅만 했습니다ㅠㅠ 거기다 다음학기 준비까지 병행하려 하니 몸이 팍팍 늙는 것 같습니다.. 이번학기 지나면 훅 갈 것 같아요..ㅠㅠ
아무튼,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
안병길
(2010/03/07 00:13) ㅋ 농담으로 한 말에 죄송하면 곤란하죠. 나도 흑흑 ㅜ.ㅜ
열심히 하더라도 몸은 늙지 마세요.
고리타분하지만, 건강이 최곱니다!
Cosmos
(2010/03/07 18:46) 교수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표지그림이 상당히 인상적이네요~
아래 목차도 상당히 흥미롭구요. 이번달에 삼성을 말하다 라는 책을 지를려고 했는데 교수님 저서도 같이 사야겠어요~ 기쁜맘으로 잘 읽어보겠습니다~
안병길
(2010/03/07 19:02) Cosmos님, 매우 감사합니다. ^^
김형민
(2010/03/08 13:38) 축하드립니다^^
어제 구매했는데, 그만 감기몸살로.. 곧바로 각잡고 정독 들어가겠습니다^^
어린왕자
(2010/03/08 14:15) 박사님, 사랑합니다!!!~
안병길
(2010/03/08 15:25) 형민 씨, 가볍게 읽어 주세요. ^^
어린왕자님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