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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2일 화요일

[수필] 기억의 편린과 추모 (노무현 전 대통령)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05/29)

조금 뒤에 발인이 시작되겠네요....

2003년 2월 대통령 취임식 초대장을 받았지만, 가족들을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취임식 이틀을 남겨두고 캘리포니아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으로 취임식을 봤는데 노 전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한 달 정도 고생하면서 여러 학자와 함께 연구했던 정치개혁이 어느 정도는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감이 섞인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그 이후 정치개혁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가 바랐던 만큼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실망도 많이 했었습니다. 고인의 공적 활동에 대한 다양한 평가는 앞으로 내려지겠죠.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고인은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가슴으로 슬퍼하면서 보내드려야 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인은 유달리 눈물이 많았던 정치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결식이 있는 오늘 비록 제 몸은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그 눈물과 우리 민주주의를 생각하면서 추모의 시간을 보내렵니다.

"이제 편히 쉬소서."

오랜만에 노래 한 곡...


Eric Clapton/Tears in heaven

2009년 9월 9일 수요일

[정치] 오바마 취임식 잡담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9/01/22)

오바마 취임식에서 오바마 가족이 입은 옷 색깔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큰딸은 파란색, 작은딸은 빨간색, 오바마 부인은 쑥색으로 입어서 오바마의 검은색 계통 정장과 더불어 옷 색깔로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보도를 접해서 아시겠지만, 취임 선서를 진행한 연방 대법원장의 실수로 선서가 매끄럽지 않은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선서는 미국 헌법 제2조에 아예 명기된 것인데, 대법원장이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 인준 때 오바마가 반대표를 던진 법관이라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앞으로는 취임식 때 대법원장이 반드시 선서 문안을 보면서 읽을 것 같습니다.^^

취임을 축하하는 4중주가 있었습니다. 코플랜드의 "아팔래치아의 봄" 선율을 바탕으로 죤 윌리암스가 취임식을 위해서 작곡한 곡이라는 소개가 있었습니다. 그 선율은 원래 Elder Joseph Brackett이 1848년에 작곡한 쉐이크 교도의 노래인 "Simple Gifts"를 코플랜드가 원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작 펄만의 바이올린과 요요 마의 첼로가 포함된 4중주를 들어보시죠. 추운 날씨라서 요요 마는 270년이 넘은 자신의 첼로로 연주하지 않고 탄소 소재로 만든 첼로로 연주했습니다. 첼로 하나가 2백만 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함부로 다룰 수 없겠죠.^^


Inauguration Music by John Williams "Air and Simple Gifts"
violinist Itzhak Perlman, cellist Yo-Yo Ma, clarinetist Anthony McGill,
pianist Gabriela Montero


Marilyn Horne, "Simple Gifts," Carnegie Hall Centennial Gala, 1991


President Barack Obama and First Lady Michelle dance as Beyoncé sings AT LAST to them. [JAN 20 09]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단상] 캘리포니아에서 본 대통령 취임식

출처: Alumni Board, GSIS, SNU, (2003/02/25)

오늘 대통령 취임사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에서 상근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 보름 정도는 대부분 하루에 잠을 4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고 정치개혁에 대해서 고민하고, 토론하고, 글쓰기도 했다. 재미있었다. 서울대에 재직할 때 학교행정 일을 했던 것과는 달리, 잠이 모자랐어도 피곤함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일할 수 있었다. 설 연휴 중 휴식한 날은 설 하루밖에 없었지만 더 쉬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행히도 박사학위를 받은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수강했던 강의들이 정치제도와 관련된 것들이 많아서 톡톡히 덕을 봤다. 내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도 있고, 당연히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나 자신이 여러 학자와 함께 일하면서 많이 배웠고, 그런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개혁연구실의 활동이 마감될 즈음에 같이 일했던 이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이번에도 정치개혁이 어느 정도 되지 않으면 정말 억울하겠죠?"

연구실에서 중요한 역할이 아닌 조그만 역할을 했던 나로서도 정치개혁이 일어나는 것을 꼭 보고 싶다.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통령 취임사를 들으면서 정치개혁을 꼭 해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결의에 찬 음성을 들으면서, 미력이나마 내가 인수위에 협조한 것이 아직은 보람찬 것이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것일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대통령은 정치개혁의 주도권을 잡고, 과거와 같이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과 야합하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개혁을 초지일관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다시 눈물을 흘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떠나 오면서 주위 분들에게 "조만간 한국에서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감히 말씀드렸다. 여러분에게도 똑같은 얘기를 하고 싶다.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다시 만나서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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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중에도 나를 만나기 위해서 압구정동 포장마차와 선릉역 옆 커피빈에 나온 옛 제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옛 생각을 나누면서 같이 자리를 했던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피차의 여러 사정으로 이번에 만나지 못한 여러분은 다음에 꼭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진 출처: http://ojsfile.ohmynews.com/down/images/1/staright_100532_1%5B1%5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