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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7일 월요일

[수필] 100번의 행복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8/06/08)

(Fuchsia 푸크시아 꽃입니다. 꽃말은 좋아함, 열렬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생명력도 좋고 꽃도 잘 핍니다. 올 봄에 우리집 마당에서 찍었습니다.)

100번째 포스팅입니다. 아래 90번째로 간주했던 글은 다시 헤아려보니 89번째더군요.^^ 이 게시판(이준구 교수님 게시판)은 저에게 적어도 100번의 행복을 주었습니다. 저를 따뜻하게 받아주신 선배님, 한 교수님, 고정/예비 논객 여러분,

그리고 다른 회원 모든 분께 넘치는 행복의 기회를 주신 데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2년 정도 인터넷 소통의 휴식기를 거쳐서 올 해 초부터 다시 인터넷으로 의견교환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이 교수님의 대운하 시론을 읽고 이곳에서 인사를 드리고 즐거운 붙박이 생활을 했습니다. 이제는 신고식을 마쳤다고 생각해도 좋을듯 합니다.^^ 그 동안 이 게시판 취지에 맞는 글들을 포스팅하고자 노력은 했습니다만, 일부 오버성 글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글들은 요리에 양념이 조금 잘못 들어간 것으로 간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실수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이 교수님같은 학자분을 만나 뵙기가 참 힘듭니다. 그 이유는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 게시판에서 죽치면서, 서울대에 3년 반 있을 때 선배님을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이나 받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때는 무슨 일이 그렇게 바빴는지 테니스도 자주 못 쳤고, 선배 교수님들과 의견교환도 자주 못 했습니다. 인생과 공부에서 항상 많이 모자란 제 개인의 발전이라는 합리성을 감안하면, 선배님같은 분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는 아쉬운 마음입니다.

"Never too late!" 박사 논문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헤매고 있을 때 사부님께서 저에게 해주신 한 마디입니다. 하루는 자꾸 늦어져 너무 미안한 마음으로 뒷 머리를 긁적이면서 변명하니 미소지으면서 그러시더군요. 지금 똑 같은 말을 마음 속으로 되내어봅니다. (어떤 일이 늦어져서 의기소침하시는 분이 혹시 계시면 Never too late! 이라고 한번 외쳐 보십시오. 도움이 됩니다.^^)

선배님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이 게시판에서 의견이나 질문을 주신 모든 분이 저에게 가르침과 도움을 주셨습니다. 더불어 좋은 시간이었죠. 신고식을 막 마친 신참으로서 계속 잘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붙임: 100개의 포스팅 중에서 "반응?"이 괜찮았던 글들은,
1. 3월 4일 "Prof. Lee vs. Prof. Rhee"가 37개의 댓글을,
2. 5월 28일 "오늘 이 교수님 한겨레 신문 시론"이 1,363개의 조회수를,
3. 다음의 세 포스팅이 23개의 추천을 보여줬습니다.^^
3월 13일 "인터넷과 죄수의 딜레마 반복 게임"
4월 13일 "국가와 사회적 약자"
6월 4일 "다시 생각해본 대한민국 외교"

(오늘까지 "스스로 신고식"을 마치고자 주말에 쬐끔 무리했습니다.^^)

2009년 8월 11일 화요일

[단상] 읽으면 눈물 나는 이야기

2003년 7월, 현대자동차 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라고 합니다.

제목 : ♡ 4,750원의 행복 ♡ 올린이: 걸상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11시에 만납시다!’니까 꽤 오래전이었습니다. 그 소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생김새의 소녀였습니다. 아마도 성실하게 사는 소녀 가장이라 토크쇼에 초대되어진 모양입니다.

소녀는 병든 할머니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산동네에 산다고 했습니다.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그런 얼마 후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소녀는 자신도 남들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김동건씨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느냐고 그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소녀는 동생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평소에 타보고 싶은 바이킹이란 놀이기구도 타고 싶다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김동건씨의 눈이 붉어지며 그 비용을 자신이 낼 테니 얼마면 되겠냐고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소녀는 의외의 제안에 조금 생각에 잠기는 듯 했습니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4,750원이라며 상세한 사용처를 밝혔습니다. 입장료, 아이스크림, 바이킹요금, 대공원까지의 버스 요금…. 텔레비전을 보며 속으로 십만 원쯤 생각했던 나는 조그맣게 “바보… 바보… 바보” 라고 읊조렸습니다.

지금은 크리스마스도 오월도 연말연시도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액수로 한 달을 생활하는 소년소녀 가장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백스물 두 가지의 핑계를 대며 그들을 돕는 걸 망설입니다. 아니 한푼을 갖고 큰일날 것 처럼 서로으르렁 댑니다. 나만 잘살면 그만인것 처럼.. 남이사 죽든 말든...

며칠전 TV뉴스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애들을 창밖으로 던져 죽이고 자기도 세상을 뜬 어느 가난한 여인이 생각납니다. 그 여인이 애들을 먼저 죽일 때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래도, 자신이 낳은 죄로 애들이 거지로 고생할까봐 고귀한 생명까지도 거두어 갔습니다. 만약 걔들이 살아있어 우리들 앞에 구걸을 왔을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요?! 마음이 찢어 집니다. 만약 회사가 잘못되어 우리네 연인들이 그런 입장이 되었다면 누가 우리의 여인들을 돌봐 주겠습니까?

우리는 4,750원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소녀의 바램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소녀를 생각하며 절약해서 기쁘게 사는 지혜도 배워야 합니다. 심란한 시기에 이런 말 올리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같은 말을 듣고 또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입니다.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좋은 결실로써 주어진 휴가를 멋있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http://www.nanumedu.org/data/geditor/0805/3661064578_5d09187a_BBE7B0F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