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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8일 토요일

[음악] 아가씨, 나그네, 그리고 송어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8/05/25)

독일어는 딱딱하고 프랑스어는 부드럽다는, 또 프랑스어는 예술에 더 적합하다는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슈베르트의 가곡(Lied)들이 있습니다. 슈베르트는 600 곡이 넘는 가곡들을 작곡했습니다. "가곡의 왕"으로 불려질만 하죠. 연가곡집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와 "겨울 나그네"는 아름다운 음률을 간직한 애절한 스토리들을 펼쳐보였습니다. 두 가곡집 모두 실연한 청년 이야기입니다.

다음은 "물레방앗간 아가씨"의 첫 번째 노래, "방랑"입니다.

Pears & Britten - Die Schone Mullerin - n.1 Das Wandern
<가사 개요>
방랑은 방앗군의 즐거움. 방랑을 모르는 방앗군은 풋내기 방앗군이다.
물 흐름은 우리에게 가르쳤다. 밤낮을 쉬지 말고 오직 편력(遍歷)하라고.
물레방아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가루 빻는 돌은 무겁기도 하지만, 나란히 즐겁게 춤추는구나.
방랑은 나의 즐거움, 주인님도 마님도 평화스러운 여행으로 나를 보내 주오.

제분공인 청년은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방랑을 하던 중, 한 물레방앗간에 취직을 합니다. 그 방앗간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 아가씨는 다른 잘 생긴 사냥꾼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 청년은 실연의 아픔을 겪습니다. 아래의 "내 것(Mein)"은 아가씨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는 청년의 낙관적인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착각으로 판가름났죠.

Pears & Britten - Die Schone Mullerin - n.11 Mein
<가사 개요>
냇물이여, 조잘대지 말라.
물레방아야, 소리를 내지 말라.
숲속의 쾌활한 새들아, 너희들도 노래를 그쳐라.
오늘은 숲속에서 한 가지만 노래하라.
'사랑하는 그 아가씨는 내것이다'라고.
봄이여, 네 꽃은 모두 그것뿐인가.
태양이여, 네 빛은 더 이상 밝지 못한가.
아, 행복의 말귀를 가슴에 품고 있는 것은 나뿐이다.
이 마음을 아는 사람은 넓은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

"겨울 나그네"는 "아가씨"보다는 이야기 전개가 일관적이지 않습니다. 제목에 걸맞게 대부분의 곡들이 실연한 청년의 우울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문 앞 샘 곁에 서 있는 나무 밑에서 단 꿈을 많이 꾸었다는 내용의 "보리수(Der Lindenbaum)"를 들어보시죠. 친근한 멜로디입니다.

Dietrich Fischer-Dieskau - "Der Lindenbaum" -Die Winterreise
<가사 개요>
성문 앞 샘 곁에 보리수가 서 있다.
나는 그 그늘에서 많은 단꿈을 꾸었다.
줄기에 사랑의 말 숱하게 새겨 넣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찾아갔다.
오늘밤에도 그 곁을 지나면서 어둠 속에서 눈을 감았다.
나무 가지는 수선거리며 나에게 말한다.
'벗이여, 이곳에 네 안식이 있다'고.
찬바람이 불어닥쳐 모자를 벗겨 갔지만, 난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제 그곳에서 멀리 떨어졌건만, 나에게는 그 수선거림이 들린다.
'안식은 이곳에 있다'고.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Die Forelle)"를 들으면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서정을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여유롭게 왔다갔다 하는 물고기를 직접 보는듯 합니다. 이 멜로디도 이미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F. Schubert: Trout quintet - 4. theme and variations
Julian Rachlin, Mischa Maisky, Mihaela Ursuleasa, Nobuko Imai and Stacey Watton perform the famous piano quintet in A major by Franz Schubert.
A film by Jasmina Hajdany

이 5중주의 제목이 "송어"가 된 연유는 4악장의 주제가 앞서 작곡된 가곡 "송어"의 멜로디이기 때문입니다. 가곡의 가사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맑은 시냇물을 송어가 화살처럼 헤엄쳐 간다.
나는 냇가에 서서 고기가 놀고 있는 것을 기분 좋게 보고 있었다.
낚시군이 낚싯대를 들고 냇가에 서서 차가운 얼굴로 고기가 노는 것을 보고 있었다.
나는 냇물이 흐려지지 않는 한 바늘에 고기가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나쁜 사람은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꾀를 부려서 물을 탁하게 하고 낚싯대가 움직였나 생각했는데,
벌써 고기는 낚여져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는 흥분한 채로 속은 고기를 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 해설 및 감상은 여기로

"겨울 나그네" 해설 및 감상은 여기로

좋은 주말 보내세요~

[첨부: 가곡 "송어"와 독일어 가사]

Ian Bostridge - Schubert - Die Forelle

In einem Bachlein helle,
Da schoß in froher Eil
Die launische Forelle
Voruber wie ein Pfeil.

Ich stand an dem Gestade
Und sah in sußer Ruh
Des muntern Fischleins Bade
Im klaren Bachlein zu.

Ein Fischer mit der Rute
Wohl an dem Ufer stand,
Und sah's mit kaltem Blute,
Wie sich das Fischlein wand.

So lang dem Wasser Helle,
So dacht ich, nicht gebricht,
So fangt er die Forelle
Mit seiner Angel nicht.

Doch endlich ward dem Diebe
Die Zeit zu lang. Er macht
Das Bachlein tuckisch trube,
Und eh ich es gedacht,

So zuckte seine Rute,
Das Fischlein zappelt dran,
[Und ich mit regem Blute
Sah die Betrogene an.]1

[ Die ihr am goldenen Quelle
Der sicheren Jugend weilt,
Denkt doch an die Forelle,
Seht ihr Gefahr, so eilt!

Meist fehlt ihr nur aus Mangel
der Klugheit, Madchen, seht
Verfuhrer mit der Angel!
Sonst blutet ihr zu spa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