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Notice) | 방 명 록 (GuestBoard)

2011년 7월 25일 월요일

[단상] 안부 인사와 이런저런 이야기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0/11/22)




제가 사는 샌프란시스코 지역도 이제 겨울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곳 겨울의 특성은 비!가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매서운 추위는 없습니다. 눈을 구경하려면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봄, 여름, 가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겨울 초입에 비가 오면 무척 반갑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비가 오락가락 했습니다.


선생님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지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요즘은 제 글과 댓글이 뜸해서 죄송한 마음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네요. 머리가 멍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ㅜ.ㅜ 송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떨쳐 내고자 오늘은 안부 인사 겸 이런저런 잡담을 주저리 읊어 보겠습니다.


*
최근에 4대강 사업 소송 최종 변론이 있었습니다. 감정에 북받치고 눈물이 흘러서 수필 형식의 변론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다른 변호인이 바통 터치를 하여 변론을 마쳤다고 합니다. 그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왠지 저도 울적하더군요.


최종 변론에 미국 인디언 이야기가 나옵니다. 백인에게 땅을 빼앗기면서 여러 인디언들이 요즘 말로 자연환경 파괴를 우려했다는 기록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디언들은 자연을 부모, 자식, 형제처럼 여겼다고 합니다. 부모형제를 팔아먹어서는 안 되듯이 자연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는 것이었죠. 어떤 인디언은 자연의 강과 동식물은 후손들의 것이지 현재 우리 것이 아니라는 말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4대강 사업 재검토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셨습니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경상남도가 하듯이 더 신중한 태도로 그 무지막지한 사업을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인디언들이 자연환경에 대해서 고민했던 것을 숙고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4대강 사업 국민소송 최종 변론은 다음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최종 변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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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시안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네요. 외국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우리 선수들의 선전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그런데 아시안 게임인지 동아시안 게임인지 헷갈립니다. 넓은 아시아 땅에 그렇게 많은 나라가 있는데, 동아시아 삼국이 메달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는 것은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포츠의 부익부 빈익빈 혹은 양극화 현상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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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자 마자 학부모들이 정보전에 돌입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입시 설명회를 하는 주최측은 각자 자기네가 최고의 정보통이라고 스스로 치켜 세우더군요. 우리나라 입시가 일종의 ‘전쟁’이죠. 아래에 이 선생님께서 적절하게 비판하셨듯이 특정 입시제도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입시제도에 대한 정보가 ‘상식(common knowledge)’이 되어야지, 일부 발빠른 학부모의 '이익 챙기기’를 위한 일종의 사적 정보가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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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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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진은 오늘 오후 제가 사는 지역의 280번 고속도로 근처에서 핸드폰으로 찍은 것입니다. 비가 온 뒤 깨끗한 하늘과 구름이 예쁩니다.


게시판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더 잘 되길 바랍니다.

[음악] 비엔나 신년음악회 2010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0/12/30)

돌비 씨가 어떻게 알았는지 아래 글에서 제 심경을 잘 표현했습니다. ^^ 제가 이 게시판의 '슈프림 피자'인데, 올해 하반기에는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대기업의 피자에 밀려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슈프림 피자'에서 해임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연례 행사인 비엔나 신년음악회 소개를 올해에도 합니다. 2010년 신년음악회는 Georges Pretre가 지휘했습니다.


Die Fledermaus Overture, Johann Strauss II, 2010 New Year's Concert


Ein Herz, ein Sinn! (One Heart, one Mind!), Johann Strauss II, 2010 New Year's Concert

2011년 신년음악회는 오스트리아 출신인 Franz Welser-Moest가 맡는다고 합니다. 세계 정상급의 교향악단을 고향에서 새해 첫날에 지휘하는 기분이 최고일 것 같습니다. 게시판 여러분께 연말연시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기원합니다. (이 포스팅으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날 것 같지 않군요. ㅜ.ㅜ) 

2011년 6월 10일 금요일

[사진] Utah 풍경

Utah 주에 갔다 왔습니다. 높은 지대라서 6월인데도 산에는 눈이 쌓여 있더군요. 아직 스키도 탄다고 합니다. Utah 주 Logan 지역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더 많은 사진을 올립니다. (http://blog.naver.com/clearsea80)

2011년 5월 8일 일요일

[단상] 선생님 시론, 잘 읽었습니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1/4/11)

최근의 불미스러운 소식을 접하면서 저는 카이스트 캠퍼스 건물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2003년에 카이스트를 방문했을 때 건물이 참 단조롭게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학부를 다녔던 1980년대 초의 관악 캠퍼스도 많은 건물이 성냥갑 같다고 생각했는데, 건물 바깥 모습으로는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그래도 서울대는 관악산이라는 수려한 자연환경이 있어서 괜찮은 편이었지만, 평지에 세워진 카이스트 캠퍼스는 너무 밋밋해 보였습니다.

캠퍼스 외양이 삭막하게 보이더라도 학교 자체는 그렇지 않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카이스트가 추진한 몇몇 프로그램은 삭막함도 넘어섰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선생님께서 적절하게 지적하셨듯이 징벌적 등록금제와 100% 영어강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징벌’과 ‘등록금’이 잘 어울리지 않고, 언어관습이 매우 다른 우리나라에서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한다는 것도 무척 어색합니다.

카이스트가 세계 최고 대학을 지향한다고 들었습니다. 일류, 최고, 모두 좋죠. 그런데 학부생을 그렇게 매몰차게 내몰아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학부생은 비유하자면 아마추어입니다. 준 프로가 대학원생이고, 교수가 프로이죠.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다워야 더 아름다울 때가 많습니다. 카이스트가 개선책을 마련하면서 이 점을 잘 고려하길 기대합니다.

윤형석
(2011/04/11 07:13)
안박사님의 아마츄어 준프로 프로 비유가 많이 와 닿습니다.
 
이준구
(2011/04/11 09:48)
안박사, 오랫만이군요.
요즈음도 사업으로 바쁘게 지내시고 계시겠지요?
늘 편안하시리라 믿습니다.
 
안병길
(2011/04/11 12:39)
선생님, 저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치악산에 가셨을 때 동행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항상 건안하시길 빕니다.

윤 박사님도 잘 지내시죠?

2011년 3월 8일 화요일

[정치]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 군대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0/7/25)

아래에 전쟁과 평화에 대한 논의가 있어서 2008년 4월 12일에 올렸던 글 "주말, 전쟁 공부"를 약간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

위 그림은 Bruce Bueno de Mesquita 교수의 국제위기게임 입니다. 국제위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략적 상호작용을 매우 효과적으로 설명해주는 게임 모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 국가와 B 국가가 싸움 직전까지 갔다고 합시다. 두 국가는 모두 전쟁을 치르기보다 평화를 더 좋아합니다.

(평화) > (싸움A) or (싸움B)

여기서 평화란 두 국가 모두 돌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싸움A는 A가 먼저 건 싸움, 싸움B는 B가 먼저 건 싸움입니다. 그래도 전쟁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다음과 같은 선호순서를 상정해봅시다.

A: 항복B > 평화 > 싸움A > 항복A > 싸움B
B: 항복A > 평화 > 싸움B > 싸움A > 항복B

A와 B 모두 가장 선호하는 것은 상대방의 항복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쟁에서 first-strike advantage를 인정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먼저 걸어온 싸움보다는 자신이 먼저 건 싸움을 선호합니다. B는 상대방이 돌진해올 때 항복하지 않고 되받아치지만, A는 상대방이 돌진해오면 그냥 항복하는 타입이라고 합시다.

이 게임의 Subgame Perfect 균형은 싸움A(돌진, 돌진)입니다.

결정 분기점4 (A의 선택): 항복A > 싸움B
결정 분기점3 (B의 선택): 항복A > 평화 (4에서 A의 선택 참조)
결정 분기점2 (B의 선택): 싸움A > 항복B
결정 분기점1 (A의 선택): 싸움A > 항복A (4, 3, 2에서 선택 참조)

이 경우 A와 B 모두 평화를 싸움보다 더 좋아하지만 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만약 A의 선호순서가 B 선호순서의 대칭형인 (항복B > 평화 > 싸움A > 싸움B > 항복A)이면 균형은 평화가 됩니다. 즉,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A는 싸움을 불사하는 더 센(tough) 선호순서를 가져야 합니다.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경구를 연상시키지요.

Si vis pacem, para bellum.

군대의 존재가 전쟁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군대가 전쟁을 막고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국제정치학의 억지(deterrence) 개념이 바로 그 점을 설명합니다.



purejungs
(2010/07/25 23:59)
와우~ 신기한데요! 이런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홍기호
(2010/07/26 10:11)
안 박사님, 별 일 없으시죠? :)
 
안병길
(2010/07/26 11:37)
purejungs님, 2년 전 글이라서 머쓱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Dr. 홍, 저는 잘 있습니다. 이곳은 여름이라도 원래 덥지 않은 곳인데, 올해는 평균 기온보다 낮아서 더 시원하게 지냅니다. 무더운 장마철에 일하시느라 고생 많을 Dr. 홍을 생각하니 조금 미안하네요. ^^
 
 
이준구
(2010/07/26 13:36)
세계 기상 뉴스 보면 거긴 정말로 온도가 낮더군요.
Dr. 홍만 고생이 심한 게 아니라 Prof. 이도 고생이 심합니다.
테니스로 이겨내고 있습니다만.
 
안병길
(2010/07/26 14:12)
이곳의 시원한 공기를 보내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마도 선생님의 테니스 사랑은 말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뜸뿌기
(2010/07/26 14:50)
침략과 지배를 일삼던 제국주의 시대에나 어울리는 공식이군요..지금 이시대에는 전쟁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할 수 없습니다. 20세기에 침략전쟁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 등이 결국은 패망하고 이들의 침략을 받았던 나라들이 모두 해방된 사실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이시대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했다고 하면 그 침략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국제관계에서 그 나라가 온전할까요? 그 나라는 전범국가로 지목돼서 세계경제로부터 봉쇄를 당할 겁니다. 그럼 그나라 경제는 피폐해지고 위기가 옵니다. 결국은 침략을 일으킨 전쟁을 원상태로 되돌릴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시대는 국제관계가 중요합니다.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는 침략전쟁을 일으킬수없습니다. 허니 군대에 그리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준구
(2010/07/26 16:55)
침략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국제관계에서 온전할 수 없다?
국제관계를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요.
지금 이 순간에도 군사력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x패듯 두들기고 있지 않습니까?
 
임형찬
(2010/07/26 18:29)
예 ) 게오르기야(조지아 또는 그루지야) vs 러시아
 
안병길
(2010/07/26 22:56)
유감이지만, 우리 지구는 전쟁과 분쟁이 없는 유토피아가 아직 아니지요. 
 
임형찬
(2010/07/27 00:52)
박사님 여긴 폭염인거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태풍 소식도 없어서 폭염이 지속될 듯 하네요.

근데 박사님도 자택에 총기를 소지하시나요?;;
왠지 전쟁과 평화라는 관점에서 미국사회란게 개인적으로도 실천하는 동네라서요. 궁금합니다. ㅎㅎㅎ
 
안병길
(2010/07/27 06:48)
우리 집에는 총기가 없습니다. 사냥을 즐기지도 않고, 총기가 필요할 만큼 험한 곳에 사는 것도 아니니까요.
로스엔젤레스에서 장사를 하는 교민들은 상점에 총기를 비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 동네가 조금 험하거든요. 강도가 들면 경찰이 오기 전에 자력구제를 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죠. 그 총기는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자신을 살리기(방어) 위한 것입니다.
  
 
뜸뿌기
(2010/07/27 08:39)
평화적 해결점이 있음에도 군사력에 의존한 결과 전쟁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고요. 국제사회가 그루지야사태에 대해 마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치를 못하는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키죠.
 
임형찬
(2010/07/27 12:21)
미국 사회는 딱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박사님 동네가 쭉 ~ 그저 그런(좋은 의미) 동네였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할 거 없는...

뜸뿌기 // 국제 사회 마냥 안 봤죠. 근데 러시아가 가스, 석유 틀어막으니 어쩔 수 없었죠.
그루지야는 나토 가입하고 싶어도 못 하지요. 가입시키면 러시아가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했으니까요.

남오세티야는 본래 그루지야 영토입니다만은 러시아인이 90%가 되어버렸습니다. 소련의 이주 정책으로 인해서 말이지요. 남오세티야가 독립하려고 시도할 때 그루지야는 반대했고, 러시아는 흡수를 고려했지요. 평화적 해결점??? 별로 없었습니다. 특히나 남 오세티야는 송유관이 지나가는 요충지라 둘 다 양보할 수 없습니다.
 
영도스키
(2010/07/27 13:46)
제가 감히 단언 하건데, 뜸뿌기님은 정치하면 안되실듯 해요^^ 협상에서 다 뺏기고 돌아 올 것 같네요.

비꼬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이미 한 쪽으로 굳어져 있어서 아무리 설명하고 반례를 들어도 인정하시지를 않네요.

아마 전쟁 하면, 다 잃고, 저런 정치 못하는 것들..하고 말만 하실듯.

저도 평화 좋아합니다. 군대 싫어 하구요,
다들 다툼 없이 만족하며 평화 롭게 살았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어디 국제 사회가, 현실이, 그렇습니까?
조금만 약점을 보이면 명분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곳이 국제 사회 아닙니까?

진심으로 외교력에만 의존한 평화가 가능 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군사력을 포함한 국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외교력은 허울 좋은 개살구 만도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뭐가 있어야 씨알이 먹히겠죠?

그래서 군대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모형은 그 한 예를 보여 준 것이고요. 매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전혀 동의를 안 하시니... 이 말도 공중에 날아가 버릴까 조금은 걱정되네요.
 
김규식
(2010/07/29 01:22)
국제정치학에서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들의 논쟁이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