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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9일 일요일

[수필] 충녕대군이 세자가 된 이유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08/05/21)

요즘(2008년 5월) 사극 "대왕 세종"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양녕대군이 폐세자되는 장면에서 왜 효령이 충녕의 형인데 세자가 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답이야 충녕대군의 여러 훌륭한 자질이 태종의 마음에 들었을 것이라는 당연한 추정은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유별난 근거가 있었는지 궁금증이 발동한 것이죠.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봤습니다. 인터넷에 실록 서비스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http://sillok.history.go.kr/) 그런데... 그런데... 그 근거 중 중요한 것에 "술"도 있었습니다. 효령대군은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셨더군요. 그래서 실격. 이 교수님께서 왕자였다면 세자는 되지 못하셨을 것으로 생각하옵니다. ㅜ,ㅜ 학자의 길을 걸으신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

태종 35권, 18년(1418 무술 / 명 영락(永樂) 16년) 6월 3일(임오)
“옛 사람이 말하기를, ‘나라에 훌륭한 임금이 있으면 사직(社稷)의 복(福)이 된다.’고 하였다. 효령 대군(孝寧大君)은 자질(姿質)이 미약하고, 또 성질이 심히 곧아서 개좌(開坐)5150) 하는 것이 없다. 내 말을 들으면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할 뿐이므로, 나와 중궁(中宮)은 효령이 항상 웃는 것만을 보았다. 충녕 대군(忠寧大君)은 천성(天性)이 총명하고 민첩하고 자못 학문을 좋아하여, 비록 몹시 추운 때나 몹시 더운 때를 당하더라도 밤이 새도록 글을 읽으므로, 나는 그가 병이 날까봐 두려워하여 항상 밤에 글 읽는 것을 금지하였다. 그러나, 나의 큰 책(冊)은 모두 청하여 가져갔다. 또 치체(治體)를 알아서 매양 큰 일에 헌의(獻議)하는 것이 진실로 합당하고, 또 생각 밖에서 나왔다. 만약 중국의 사신을 접대할 적이면 신채(身彩)와 언어 동작(言語動作)이 두루 예(禮)에 부합하였고, 술을 마시는 것이 비록 무익(無益)하나, 그러나, 중국의 사신을 대하여 주인으로서 한 모금도 능히 마실 수 없다면 어찌 손님을 권하여서 그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겠느냐? 충녕은 비록 술을 잘 마시지 못하나 적당히 마시고 그친다. 또 그 아들 가운데 장대(壯大)한 놈이 있다. 효령 대군은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니, 이것도 또한 불가(不可)하다. 충녕 대군 【휘(諱).】이 대위(大位)를 맡을 만하니, 나는 충녕으로서 세자를 정하겠다.”

사진 출처: 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08/0412/IE000893682_ST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