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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8일 수요일

[Dr. 홍] 인플루엔자 잡담

0.
언제나 그렇듯 문외불출입니다.



1.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한국에서 안 박사님을 뵙지 못 해 무척 서운하군요. 진료에, 학회 발표와 개인적인 일이 겹쳐서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학회 발표 준비를 위해 피같은 휴가를 썼을 정도였으니, 조금은 정상 참작을 부탁드립니다.

언젠가 제가 꽃 한 송이 꽃고 샌프란시스코에 가게 될 때를 기약하며, 속죄를 위해 또 한 번 글을 올립니다.



2.
어제 거점병원 의료진 용으로 배포된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았습니다. 좀 아프더군요. ; 그래도 아픈 내색 안 하고 씩씩하게 맞았습니다.

사실 저는 바이러스에 너무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이미 앓고 지나갔을지 모른다는 의심도 듭니다. 평소에 감기를 달고 살아서 걸렸는지 잘 몰라서 그럴 뿐.. 앓고 지나갔더라도 맞으라니까 또 맞아야죠 뭐.

네트워크 이론을 전공하신 분이, 올 해 안으로 신종 인플루엔자로 100명 정도는 죽지 않을까? 라고 예측하신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의학을 전공하신 분은 물론 아니고, 단지 변수와 변수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신 것 같습니다. 대단히 rough한 시뮬레이션이었겠지만..

저는 그 분과 반대로 의학을 전공했고 네트워크 이론에는 무지합니다만, 그 예측이 설득력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기의 사망자수는 exponential curve를 그리다가 (감염과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이 생기면서 plateu를 이루고 소멸되겠죠. 지금은 100명보다는 좀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1000명 단위까지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00명의 죽음이 아니라 단 한 명의 죽음이라도, 죽음은 그 자체로 슬픈 것입니다만, 현장에 있는 의사로서 판단컨대, 적어도 저 정도의 사망은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사망률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계절 독감보다 낮다, 비슷하다, 뭔 소리냐, 전 세계적으로 5000명이 넘게 죽었는데.. 등등.

사실 신종 인플루엔자의 병원균으로서의 장점(?)은 그 가공할만한 전파력에 있지, 치명률은 그냥 그렇습니다. 나라 별로 다르긴 하지만, WHO 사망률 통계 (http://www.who.int/csr/don/2009_10_23/en/index.html 하단의 table)를 보면, 남북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의 확진자 대 사망자 비율은 0.04~0.07%에 불과합니다.

사망률이 높다는 주장을 하는 쪽에서 흔히 간과하는 것은 물론 잠재 감염이지요. 잠재 감염을 고려하면 저 비율보다 분모의 숫자가 커지고 사망률은 낮아집니다.

일선에 있는 저의 경험으로도 확진되지 않은 감염자 수가 확진 환자의 최소한 2배는 넘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이것은 현재 많은 (특히 1차) 의료기관에서 확진을 위한 PCR을 의뢰하지 않은채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제가 경멸해마지 않는 신속항원검사도 거기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서는 10월 7일에 올린 포스팅을 참조하시길.)

남북아메리카의 확진자 대 사망자 비율은 2.2%, 동남아시아는 1.4% 정도입니다. 왜 저 지역들에서 저런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균 자체의 특성이 다르다는 말은 아직 없고.. 이럴 때 늘상 거론되는 환자측 요인, 환경 요인 외에도, 잠재 감염의 과소 평가가 한 몫 하고 있기는 할 겁니다.



4.
아뭏든 SI가 인플루엔자 대재앙의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이긴 하지만, 백신이 이제 나오기 시작했을 뿐이고, 바이러스의 변이에 대한 것도 아직 확실한 것이 없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조용히 물러나주면 좋겠지만요...

아직까지는 정부나, WHO가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까놓고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 정부에 대해 출범 전부터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만,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대책을 크게 잘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초창기에 좀더 융단폭격식 대응을 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는 주장도 있지만, 다른 나라 상황을 보면, 크게 달라졌을 거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국가를 통째로 격리시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감염 예방 수칙은 잘 지키시되, 너무 공포에 사로잡히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2009년 10월 7일 수요일

[답변] 답변입니다.

- 회의 전이라 짧게 씁니다. 이전 글과 마찬 가지로 이 글의 외부 인용은 원치 않습니다.

- 좀 수정했습니다. (10/7 21:30)


1. 검체

- 상기도(코에서 인후까지의 호흡기) 검체를 채취해야 합니다. 코를 통해 면봉을 넣어 문질러 채취하는 비인두 검체(nasopharyngeal swab)가 가장 좋은 검체이며, 채취가 어려울 경우 입을 통해 면봉을 넣어 채취하는 인후 검체(throat swab)를 쓸 수 있습니다.

- 혈액검체를 채취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인플루엔자가 중증으로 진행하여 전신질환이 되면 바이러스가 혈액에서도 검출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호흡기에 국한된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감염 전파 방지를 위해서는, 혈액과 소변을 비롯한 환자에게서 나온 모든 검체를 감염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진단을 위한 검체로서는 혈액은 부적절합니다.


2. 검사

(1) PCR

-신종 인플루엔자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배양이나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시행해야 하나, 바이러스 배양은 여러 가지 이유로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어 PCR이 사실상 유일한 확진법입니다.

- 신종 인플루엔자 PCR은 현재 한시적으로 보험이 인정되고 있으며, 가격은 10만원이 좀 넘습니다.

- 검사 자체는 하루 안에 결과가 나옵니다만, 대부분 검사가 밀려 있고, 하루에 할 수 있는 검사 수의 한계로 실제로는 2~3일 뒤에 결과가 나오는 곳이 많습니다.

(2) 신속항원검사

- PCR을 시행할 수 없는 의료기관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 인플루엔자 신속항원검사 (rapid antigen test)입니다.

- 이 검사는 원리상 소변 임신 검사와 같습니다. 다른 시설 없이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15분 안에 결과 판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PCR을 시행할 수 없는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많이 이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 문제는 현재 시판되는 키트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닌 계절 인플루엔자를 진단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민도(환자가 그 질병을 갖고 있을 때 검사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는 9-51%에 불과합니다. 쉽게 말해 100명의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 중에 49명에서 91명(!)까지 놓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진을 위해서도, 신종 인플루엔자 배제를 위해서도 권장되지 않습니다.

-신속항원검사로 신종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를 검사한 경우, 권장되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보험 인정을 못 받습니다. 처음부터 비보험으로 검사를 처방한 경우, 성형수술이나 치아 교정이 그렇듯이 의료기관마다 마음대로 가격을 매길 수 있습니다.

(3) 영상

-초음파 검사는 신종 플루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폐렴으로 진행된 것이 의심될 경우 X-ray나 CT 촬영이 필요합니다.


3. 타미플루

- 현재 타미플루는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아도, 임상적으로 의심되면 의사의 판단 하에 처방할 수 있습니다. PCR 결과를 확인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신속하게 처방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 것입니다.

- 약값은 보험이 인정되었다면 무료입니다. 국가비축분을 거점 약국을 통해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보험으로 구입한다면 10알(통상 처방되는 양)에 3만원쯤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는 타미플루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환자가 굳이 원해서 비보험으로 처방했다면, 저 가격으로 구입하게 되겠지만, 그런 경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2009년 9월 4일 금요일

[의료] 신종 인플루엔자 FAQ

첫 포스팅이군요. 요즘 자유민주주의 성냥불 게시판에 자주 못들어온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 어제 오늘에 걸쳐 만든 신종 인플루엔자 FAQ를 올립니다. 이런 글이 게시판 성격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게시판 벗 여러분 중에도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안 박사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올려볼까 합니다.

제가 좀 소심해서.. 이 게시판 외의 곳에 문외불출입니다. 다른 인터넷 공간에 올리거나 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이 다른 곳으로 퍼진다면, 눈물을 머금고 삭제하겠습니다.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에도 올리고는 싶지만, 너무 일반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말하지 않고 퍼가는 사람이 틀림없이 나올 것 같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FAQ
by 홍기호

2009.9.5. 17:00 마지막으로 수정


1. 신종 인플루엔자는 위험한가요? 위험하지 않은가요?

막연한 질문이긴 합니다만.. 관점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습니다.

감염 자체는 병독성이 높지 않으며, 다른 유명한 감염 질환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AIDS, SARS, 조류독감, Ebola virus 등).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보다는 다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치사율로 보면, 언젠가 인류에게 닥쳐오리라고 생각하는 '인플루엔자 재앙'의 수준은 아닙니다.

즉, 여러분 개개인에게 닥쳤을 때 개별의 병으로서는 그렇게까지 무섭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 만성질환을 갖고 계시지 않은 60대 이하의 평균적인 성인이라면요. 앞으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병독성이 더 강해질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의 치명률로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현재 신종 인플루엔자의 사망률을 0.2% 이하 정도로 보는데, 실제 사망률은 그것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0.2%라는 사망률의 분모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확진된 환자인데, 신종 인플루엔자인줄도 모르고 조용히 지나간 사람들이 확진환자보도 몇 배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실제 분모는 더 클 테니까요.

그러나 전체 보건의료의 관점에서 볼 때는 당연히, 무시할 수 없습니다. 21세기 들어서 나타난 감염질병 중에 가장 높은 전파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인플루엔자가 더 높은 병독성을 획득하게 될 경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의 7번을 참조하여 주십시오.


2. 신종 인플루엔자 검사료는 터무니 없이 비싼 것 아닙니까?

터무니 없이 비싸지는 않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검사는 PCR (중합연쇄반응) 으로 유전자 수준에서 확진을 하는 검사고, 현재 이런 검사에 대해서 일반적인 수준의 수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허를 독점하고 있는 외국기업 때문은 아닙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PCR을 위한 유전자 염기서열은 현재 다 공개가 되어 있어서, 누가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 특별히 아프지 않은 일반인이 걱정 때문에 하기에는 비싼 검사인 것은 사실입니다.


3. 타미플루를 먹어두면 도움이 되나요?

아닙니다. 의료인들도 예방적으로 먹는 것이 권장되진 않습니다. 감염원에 대한 노출이 강력히 의심되는 상황에서만 권장됩니다. (저도 안 먹었습니다.)

타미플루를 먹고 있는 동안, 타이밍 좋게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이 되었으면, 증상의 강도와 병에 걸리는 기간을 줄여줄 수 있지만, 감염 자체를 예방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1년 동안 매일 타미플루를 먹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또한 타미플루의 불필요한 오, 남용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의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의 7번을 참조하여 주십시오.


4. 한 번 걸리면 다신 안 걸리나요?

현재 유행중인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보셔도 됩니다. 앓고 나서 면역력을 획득하면, 그 면역이 적어도 수 년 이상 가기 때문에 현 유행 동안 다시 걸릴 일은 없습니다. 물론 다음에 다른 종류의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에는 얘기가 다릅니다. 또한 현재 유행하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변종이 생겼을 때에는 예방이 안 될 가능성도 매우 적지만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차라리 걸려서 면역력을 확실히 획득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그 예방 효과에 대한 자료 또한 없기 때문에, 한 번 앓고 지나가는 것이 더 확실하게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자신이라면 그렇다는 얘기죠. 다른 분들께 권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5.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는데 완치 판정이 필요합니다.

진료 보다가 자주 받는 질문인데, 완치 판정해 드릴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은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계절 인플루엔자의 경우 감염 후 최대 7일 이내에 면역력을 획득하며, 신종 인플루엔자도 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감염에 걸린지 7일이 지났고, 현재 증상이 없으시면 사실상 완치된 것으로 봅니다.


6. 신종 인플루엔자의 고위험군은 뭔가요?

정확히는 감염의 고위험군이 아니라,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의 고위험군입니다. 알려진 고위험군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나이: 5세 이하, 65세 이상
- 질환: 만성폐질환 (천식 등) , 만성 순환기계 질환 (고혈압 등) , 만성 대사성 질환 (당뇨 등), 만성 신장질환, 만성 간장질환, 만성 혈액질환, 면역저하자 (AIDS,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 면역 억제제 치료를 받은 사람 등)
- 간호시설이나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
- 임산부
- 비만
- 장기 아스피린 치료를 받는 19세 이하

환자 수는 5세에서 30세까지의 연령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것은 영유아와 고령층이 걸리기 쉬운 계절 인플루엔자와 크게 다른 점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느 연령대건, 특정한 나이대가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의 위험도가 더 높다는 분석 결과는 본 적 없습니다.


7.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변할 것이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제가 점장이거나 거짓말쟁이겠죠.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각국의 보건당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백신이 얼마나 효과를 보일 것인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문제로, 현재로서는 비관도 낙관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바이러스의 변이에 대해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직 겨울철인 남반구에서 계절 인플루엔자와 동시에 유행하면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북반구에 본격적으로 겨울이 왔을 때 2번째 유행파를 일으킬 가능성입니다. 이 시나리오는 스페인 독감의 경험에서 예측되는 것입니다. 당시에 봄의 1차 유행보다는 가을, 겨울의 2차, 3차 유행파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현재까지 신종 인플루엔자와 계절 인플루엔자에서, 스페인독감에서 나왔던 치명적인 병독성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는 익히 아시는 타미플루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 문제입니다. 타미플루의 사용은 그 자체로 내성 바이러스의 선택압(selection pressure)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남용은 금물입니다. 그러나 감염이 확산되면서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타미플루의 양이 늘어나면서, 선택압도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는 현재 분리되는 계절 인플루엔자 H1N1은 이미 대부분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 유전자가 신종 인플루엔자에 전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느 쪽 기전이든,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면, 지금 비축하고 있는 타미플루는 무용지물이 되게 됩니다. 이미 일본에서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보고되었는데, 논문을 못 봐서 이 바이러스가 어떤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 이런 바이러스에 대한 보고는 드물고, 유행의 기미는 보이지 않으며, 타미플루 내성일 경우에도 리렌자라는 또다른 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나 다른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전달될 가능성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경우 신종 인플루엔자와 대조적으로 감염력은 매우 낮지만 치명률은 매우 높아 60%에 달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병독성 바이러스가 신종 인플루엔자에 전달되어, 바이러스가 높은 감염력과 치명률을 동시에 갖추게 된다면, 대단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서 신종 인플루엔자(H1N1)로의 유전자 전달은, 같은 H1N1 바이러스 간의 유전자 교환에 비해 넘어야할 장벽이 높다는 점,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지역은 동남아 등 주로 기온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신종 인플루엔자가 맹위를 떨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두 바이러스가 서로 만나서 재조합되기도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재삼 말하지만 지나친 낙관도 지나친 비관도 시기상조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백신이 얼마나 효과를 보일 수 있느냐가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 방지, 신종 인플루엔자 변종에 대한 효과) 가장 큰 변수라고 생각하며, 현재로서는 스페인 독감과 같은 대재앙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8. 열이 나고 콧물이 나오는데 신종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인데.. 결국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증상만으로, 일반적인 감기나, 계절 인플루엔자와 신종 인플루엔자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발열이 좀더 심하고, 구토 등의 위장관 증세를 동반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위장관 증세는 1/4에만 나타나고, 발열이 없는 신종 인플루엔자도 5~10% 정도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인 것이 불안하고 염려된다면, 증상 만으로 판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닌 것이고, 양성이면 치료 받으시면 됩니다.

단 음성 결과가, 내가 이 시점 이후로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양성이라면 '신종 인플루엔자에는' 다시 걸리지 않겠지요. 다른 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물론 예방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또한 신종 인플루엔자의 변종이 감염되었을 때 그것에 대한 예방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만)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고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그냥 앓고 지나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려도 증상이 약하거나, 견딜만 해 검사 받지 않고 앓고 지나가시는 분들이 현재 확진된 분들보다 몇 배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점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검사 자체가 위음성 (실제로는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으나 검사는 음성)일 경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PCR이 확진 검사이긴 하나, 증상이 발현되는 초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검체를 취하지 않으면 음성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인플루엔자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여기에서 양성인 환자만 PCR을 시행하고 있습니다만, 이 검사는 본래 계절 인플루엔자를 신속하게 진단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며, 신종 인플루엔자에 적용하였을 경우, 보고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위음성이 적어도 5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신속항원검사 음성 결과만 가지고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대단히 부정확한 접근법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합병증에 생기기 쉬운 고위험군이라면, 검사를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어쨌든 그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