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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6일 토요일

[단상] 자연과 인간: 바닷가 모래 이야기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 게시판, 2010/05/22)


화면 캡쳐 1: 천리포 해변









화면 캡쳐 2: 해운대 해변









4월 14일 KBS에서 방영한 환경스페셜 "살아숨쉬는 땅, 모래"를 뒤늦게 보았습니다.

http://www.kbs.co.kr/1tv/sisa/environ/vod/1645289_1151.html

인간이 자연을 섣불리 건드리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제가 바닷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프로그램에 생생하게 나오는 망가진 우리 해안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여름 해수욕 철이 되면 해운대 해변에 트럭으로 모래를 쏟아 넣어야 된다고 합니다. 개발을 잘못했기 때문이죠. 자연을 섣불리 건드려서 그 큰돈과 노력을 들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이전 해운대의 고운 모래는 이제는 다시 구경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바닷가 모래는 어디에서 오겠습니까? 크게 보면 강에서 오든지, 바다에서 오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강에 쓸데없는 보를 건설한다든지 해서 자연을 잘못 건드리면, 해안에 도착할 모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모래가 줄어들면 백사장이 자갈마당이 된다는 것을 환경스페셜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에 보인지 댐인지를 건설하는 4대 강 사업이 떠오르더군요. 모래의 수난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댓글)

미누스
(2010/05/22 16:42)
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댐이나 둑 따위를 쌓는 것은 매우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 합니다.

실례로 이집트 나일 강 중-상류 지방에 댐을 만듬으로 인하여 정어리의 어획수가 엄청나게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철갑상어로 유명한 아랄해가 황폐화 된 것은 목화 대농장을 만든답시고 소련 정권에서 아랄해로 흘러드는 강줄기를 막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외국의 사례가 그러하다면, 심사숙고하여서 강 정비를 할 것이지, 대운하의 유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여 강산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짓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구
(2010/05/22 21:41)
새만금 때문에 이웃 변산해수욕장의 모래가 몇 미터 깊이로 파여나갔다는 보도는 보셨는지요?
생태계라는 게 아주 미묘한 균형을 이루며 존재하는데, 삽질 좋아하는 친구들은 너무나 겁없이 달려 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두려움을 가져야 할 텐데요.

purejungs
(2010/05/22 22:29)
고맙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근데 위에 사진, 해변이 저렇게 되면 정말 웩! 끔찍하네요>.<

임형찬
(2010/05/22 22:52)
안 박사님의 고향인 광안리의 명물, '광안대교' 건설 후에 부산 해변들은 조금씩 이상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광안대교에 대한 의혹일 뿐, 인간은 정확하게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대규모 해안가의 시설로 인해 해변이 사라진 예는 많이 발견됩니다만은 여전히 인간의 지혜는 자연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해운대의 해안 침식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다름 아닌 광안리의 광안대교입니다. 둘 사이의 관계를 짐작만 할 뿐,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하지 못 하는게 오늘의 현실인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카오스 이론이 가장 잘 적용되는 것이 기상과 해류 분석인 것 같습니다. 말이 좋아 카오스 이론이지 '나도 몰라!'라는 소리와 같거든요;;;

임형찬
(2010/05/22 22:57)
갑자기 교수님의 미시경제학 1장에 나오는 균형과 관련된 그림이 생각납니다.불안정한 균형과 안정적 균형.

안병길
(2010/05/23 00:45)
광안대교가 건설되기 전에도 광안리와 해운대는 이미 침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주 원인은 해안도로를 해변에 너무 가깝게 만든 것이었죠.

해운대보다 광안리가 더 심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관찰했던 그 변화가 아직 제 기억에 생생합니다. 광안리 모래의 슬픈 이야기이죠.

임형찬
(2010/05/23 12:32)
저는 KNN(구 PSB)의 방영을 봤는데, 실제로는 더 일찍 그런 현상이 있었군요. 저도 해운대에 살았기 때문에 가물하지만 당시에는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매우 급하고 백사장도 좁아져있더군요.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광안리는 대체로 파도도 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갑자기 높아져서 그런지 조그마한 파도만;;

전에 한 번 뉴튼이라는 과학 잡지에서 본 적이 있는데, 연안 해류는 조그마한 방파제 하나로도 많이 바뀐다고 하더라구요.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연안 수심의 변화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이준구
(2010/05/23 18:12)
해안도로 건설이 주범이라는 말씀이 정확할 겁니다.
지난 번 어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태안국립공원 부근도 그런 문제 때문에 엄청난 침식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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