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Notice) | 방 명 록 (GuestBoard)

2010년 6월 21일 월요일

[서평-Slimer님] 권위주의의 가면을 쓴 '엉터리' 자유민주주의와 싸우자!

(누리꾼 Slimer님의 제 책에 대한 서평을 퍼서 옮깁니다. Slimer님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http://slimer.tistory.com/512

책 뒷 표지에 적혀있는 한 구절을 그대로 가져와 포스팅의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권위주의의 가면을 쓴 '엉터리' 자유민주주의와 싸우자!' 이 말이 가장 이 책을 잘 표현 하는 것 같습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에서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약자가 '권위주의'의 강자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앞 표지에 적혀있는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바로 알기'라는 문구가 책을 집어 든 순간 느낌이 왔습니다. 정말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초등학생 만큼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반대말이 무엇일까? 이 질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는 다른 개념의 정치이념일 뿐, 서로 대립되는 의미는 아닙니다. 냉전시대에 양 체제를 내세운 국가가 대립을 했을 뿐이지 이념 자체가 대립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 둘을 극과 극으로 생각하게 하는 반공교육으로 사람들을 세뇌시켜 놓았습니다. 덕분에 요즘 같은 21세기에도, 아이폰을 비난하고 싶으면, '아이폰 사용자는 빨갱이'라고 하면 통합니다.

그래도 일단 헌법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을 확정해 두었으니 우리는 분명 자유민주주의의 체제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겉 모습만 그럴 뿐 사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사회주의'에 더 가까운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면, 조직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며 개인의 입을 막습니다. 이런 게 가능한 '공동체의식'이란 것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 등을 통해 교육 받습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라고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좀 분해해서 보면 '자유 + 민주주의' 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자유'에 대한 부분을 보면 대한민국은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이 자유와 관련되어 요즘 많이 나오는 말이 개인주의 입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개인주의는 원래 나쁜 것이 아닙니다.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단위로 나뉘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이 철저하게 분리되는 것을 올바른 개인주의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나의 영역이 보호 받으려면, 다른 사람의 영역을 먼저 침범하지 않는 것이 개인주의입니다.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던 한 김제동 씨의 말이 기억납니다. 자신의 말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고민되어 함부로 방송에서 말을 할 수 없다 라는 내용으로 기억되는데, 폭로, 비난, 뒷담화가 빠지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 요즘 방송에서 이런 것 없이 재미있게 웃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회자로 생각됩니다. 다소 지나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저는 김제동 씨를 철저한 개인주의자로 생각합니다. 반면, 개인의 자유는 매우 소중히 하면서 남의 자유를 마음대로 침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통 인터넷에 XX남, XX녀로 소개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그럼 '자유민주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은 무엇일까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에서는 '권위주의'가 정답일 것입니다. 이 권위주의는 주로 힘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힘을 유지하고 세습하는데 사용합니다. 자신들의 힘으로 자꾸 무언가 특권을 챙기려는 권위주의는 출발선을 평등하게 설정 하도록 규정한 민주주의에 매우 강한 불만이 있습니다. 출발선이 같다면, 자신들의 힘을 유지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노력을 덜려면, 가지고 있는 힘을 이용해 출발선을 앞으로 당겨놓아야 하니, 민주주의란 눈에 가시 같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게 누구나 평등하게 1인 1표인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항상 선거의 결과를 보면, 다수의 약자보다 소수의 강자에 유리한 결과가 나옵니다. 사람의 힘이 아닌 머릿수로 결정되는 것이 선거이지만, 이런 결과를 보면, 선거 역시 그 과정에서 강자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른 채 강자의 감언에 눈을 흐리기도 합니다.

분명 이론 상으로는 강자이든 약자이든 다수가 이겨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하지만 이게 현실과 다르게 적용된다면, 그 방법이나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구도에서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권위주의의 강자를 우리 약자는 어떻게든 잡아 내려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그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또 후기를 적다 보니 책 읽고 공부하자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그 방법 밖에는 아직 더 좋은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생각보다 읽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드문드문 읽어야 하기도 했지만,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페이지 쉽게 넘겨버릴 수가 없습니다. 뭐처럼 제대로 나온 '민주주의 학습서'라고 하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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