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해서 유럽의 주요 공항이 마비되었었죠. 제 출장 일정표에는 4월 1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여 다음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서 에센 지역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예약한 비행기가 예정대로 출발하는 것을 당일 아침에 확인하고 공항에 갔습니다. 걱정은 조금 되었지만, 항공사가 잘 판단했을 것으로 믿고 독일로 향했습니다.
출발이 1시간 반 정도 지연되어서 도착이 늦어졌고, 미리 예약한 기차 편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기차표를 바꾸기 위해서 줄을 섰는데요... 안내를 정말 침착하게 하더군요. ㅜ.ㅜ 제 앞에 서 있었던 고객 그룹은 약 7~8개, 담당 안내원은 3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안내원 앞에 설 때까지 걸린 시간은 약 45분이었습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저로서는 정말 갑갑하더군요. 제가 기가 차서 가끔 빙긋이 웃으니 앞에 서 있던 독일인이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자신이 봐도 너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살아봐서 제 심정을 더 잘 알겠다고 하더군요. ^^
다행히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다음 기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ICE가 독일 고속열차입니다. 우리 KTX와 거의 같더군요. 좌석은 ICE가 조금 더 넓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Duisburg까지 ICE로 약 1시간 45분이 걸리는데, 출발은 정시에 했지만 10분 연착하더군요.
그래서 호텔이 있는 Mülheim까지 갈 기차에 겨우 탔는데... 출발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참 있으니 안내방송이 나오고 승객들이 우루루 내리더군요. 독일어를 모르는 제가 어리둥절하고 있으니, 어떤 청년이 저에게 영어로 설명하더군요. 환자가 생겨서 치료하고 있는 중이어서 그 열차가 운행하지 못한다는 친절한 안내였습니다. 바로 옆 플랫폼에서 다음 열차를 타고 Mülheim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역에 있는 전기차로 다시 갈아타기 전에 근처를 구경했습니다. 독일 택시는 모두 벤즈더군요. ^^
고즈넉한 전기차를 타고 종착역에 도착하여 호텔로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Duisburg 역에서 택시를 타지 않고, 두 번이나 환승하면서 호텔을 찾아간 것은 ICE 요금만 내면 행선지까지 기차를 무료로 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독일 풍경도 더 구경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화산재?'를 뚫고 도착한 호텔은 조용한 시골 장원 느낌을 주었습니다. 독일에 사는 분이 예약했는데, 우연히 제 취향에 딱 맞더군요. 호텔 안에 제법 긴 산책로가 있었고, 새들이 많았습니다. 아침에 새 짖는 소리에 잠을 깨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한 날 저녁에 먹은 피자와 독일 맥주가 맛있었고, 다음 날 아침에 먹은 뷔페도 훌륭했습니다. 즐거운 기분으로 독일 출장을 시작했습니다.
독일에서 찍은 사진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가 '우는' 소리와 '짖는' 소리가 어떻게 다릅니까?
답글삭제'지저귀는' 소리는 짐작이 가지만, '짖는' 소리는 짐작이 가지 않네요.
앗, 선생님...
답글삭제'지저귀는' 혹은 '우짖는' 소리가 매우 크면 '짖는' 것 같이 들린다고 설명드리면 억지스러울까요? ㅋ
적고 나서 저도 그 표현이 마음에 걸려서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용법이 있었습니다. 수정하기 귀찮기도 해서 그냥 뒀습니다. ^^
짖다 [짇따] ① 개가 멍멍 소리를 크게 내다. ② 까막까치가 시끄럽게 울어서 지저귀다. ③ ‘지껄이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②가 정답이 되겠군요.
답글삭제장난 좀 쳐봤어요.
세상 돌아가는 모양이 하도 어수선해 이런 유머라도
필요할 것 같아서요.
선생님께서 요즘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이 역력해서 저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항상 健安하시길 빕니다.
답글삭제기차, 호텔, 정원, 음식.... 모두 깔끔해 보이네요.
답글삭제잘 보았습니다.^^
Seungsoo님,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답글삭제안박사님, 어찌어찌하다 보니 위 Seungsoo로 이름이 올라갔네요. 오랜만에 로그인을 하려니 아이디, 비번이 헷갈렸습니다. ㅎㅎ
답글삭제앗, 그랬군요. ^^
답글삭제산바람님, 잘 지내시죠?